귤의 시련

거리를 두는 사람들

by 손씨

겨울이면 이모가 제주도에서 귤을 보내주시는데, 그런 귤을 베

란다에 쟁여놓고는 손톱이 노래지고, 얼굴에 황달기가 돌도록 부

지런히 먹습니다. 참 희한한 게, 그렇게 열심히 먹어도 며칠 지나

지 않아 귤이 썩는 것을 보게 돼요.

보름 밖에 안 된 것 같은데……. 베란다에 둔 게 온도가 높아서

그런 것도 아닐 텐데 말이죠.

인터넷에 검색해봤더니 귤끼리 오래 붙어있으면 ‘에틸렌 가스’가

표면에서 나와 썩는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그래서 따로따로 떨어

뜨려 놓아야 한다는데, 저 많은 걸 어떻게 하지? 하다 버리려던 계

란판 위에 올려놓으면 되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해서 하나씩 귤을 올려놓는데, 귤에서도 거리가 필요하다니……

하는 생각에 웃음이 났어요.

참…… 우습다 하면서도 그렇지 맞아 혼잣말해가면서.




참 우습다. 그렇죠?







도서 <거리를 두는 사람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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