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를 두는 사람들
축의금은 5만 원만 한다. 그게 내 철칙이다. 보통 친한 친구에게
는, 많게는 50만 원 적게는 10만 원을 할만도 한데, 나만의 철칙으
로 아무리 친한 친구여도 5만 원, 썩 가깝지 않거나 친구의 동생
이어도 5만 원, 친척이나 회사 동료인 경우에도 5만 원이다. 서울
에서 지방까지 아주 먼 거리를 가도 5만 원, 내가 사회를 봐줘도 5
만 원을 낸다. 단, 친한 사이는 따로 살림을 사주는 거로 마음을
더한다.
이러한 방식으로 정한 이유는 내 나름 섭섭하지 않을 금액이라
는 생각에서다. 여기서 중요한 건 상대가 섭섭하지 않을 금액이 아
니라, 내가 섭섭하지 않을 금액이라는 것이다. 나는 갔지만 내 결
혼식에 오지 않아도 내가 섭섭하지 않을 금액. 그저 5만 원은 관계
에 대한 투자라 여긴다.
사람들의 관계가 틀어지는 이유 중 대부분은 “내가 너에게 어떻
게 했는데 이런 식이냐?” “내가 돈 벌 때는 주위에 있더니, 없으니
다 떠나더라.” “잘해줘 봤자 아무 소용없다.” 주로 이런 식이다. 내
가 준 만큼 받질 못하니 스스로 실망해서 거리가 생기는 것이다.
물론 나도 겪어봤기에 내 나름의 기준으로 생긴 그 5만 원. 인간
관계에서 ‘내가 서운해 질만큼은 주지는 말자’라는 뜻이다. 이것
도 너무 계산적이란 생각이 들지만 달리 방도가 없다. 혼자 실망해
SNS 팔로우를 끊고 나쁜 놈이라 혼자 속앓이하는 것보단, 이런 방
법으로 거리를 두는 것이 더 이롭단 생각이다.
딱 오오만원
도서 <거리를 두는 사람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