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를 두는 사람들
서른이 넘어가기 시작하니까
주변에서 연애를 시작했다고 하면
하나같이 하는 질문이 이거에요.
“어디서 만났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마치 “그 어려운 문제를 어떻게 풀었어?”
라는 것처럼 말이죠.
정말 그래요. 20대에는 가끔 소개팅도 들어오고 또는 밤에 나가
서 놀다 보면, 자연스럽게 여자가 또는 남자가 있는 장소들에서 만
남이 일어나잖아요?
그런데 서른이 되니 연락하던 친구들도 줄고
더러 결혼하는 친구들도 생기면서
점점 이성을 소개받고 만나는 길이 줄어들더라고요.
그래서 더 궁금해해요.
그 “어디서 만났어?” “어떻게 만났어?”를.
해서 만남의 시작이 중요해요.
어떤 사람을 만났는지보다 어떤 계기로 만났는지가.
소위 말하는 클럽에서 만난 인연은 뻔하다는 인식이 박혀서
38 39
밤에 만난 인연은 이미 스스로가 무시해 버리고,
길거리에서 번호를 물어오는 사람은, ‘몇 명이나 이런 식으로 번
호를 물어봤을까?’
‘분명 가벼운 마음일 거야’라며 단정 짓고,
또 SNS로 인한 만남은 외모로만 평가해, 너~무 가벼워 보이고.
그렇다면 모임을 가봐야 하는데, 낯가리는 성격에 그것도 어렵
고, 그렇다고 알고 지내는 사람을 만나기엔 아직도 내 마음이 운명
적인 만남을 기대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래요. 그래서 운명적인 만남을 찾아요.
그런 만남은 “어디서 만났어?” “어떻게 만났어?”라는 질문에 좋
은 명분이 되기도 하고,
별 관심이 없던 사람에게도 한 번 더 눈길이 가기도 하고요.
하지만 살아보니 꼭 운명적인 만남이어야만 운명의 상대를 만난
다는 편견이야말로,
진짜 운명을 만날 수 있는 길을 가로막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거창한 시작은 시시하게 막을 내리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참 어려워요…….
남들은 잘~만 만나는데,
전 너무 어려워요.
어디에서들 그렇게 잘도 만나고 다니는지…….
그래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묻죠.
“어디서 만났어?”
“어떻게 만났니?”
“시리아 동쪽 유프라테스강, 상류에서”
도서 <거리를 두는 사람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