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를 두는 사람들
나는 가족을 사랑하긴 하는데, 나에게 다가올수록 도망치게 되 는 것 같다. 이유야 누구나 가지고 있는 어릴 적 상처겠지만, 서른 중반이 되도록 나 스스로 그 상처를 이겨내지 못하고 애증하고 있 는 못난 아들이다. 마치 버려진 유기 동물처럼, 사람의 손길이 필 요하지만, 다신 길들여지지 않으려는. 가까이 다가가기라도 할라 치면, 급하게 도망을 가는……. 하지만 주인의 시야에서는 벗어나 지 않는 그렇게 이기적으로 변해버린 동물인 것 같다.
부모님을 사랑한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지금, 세상에 서 가장 그분들을 사랑하는 사람은 나인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가 까이 가진 못한다. 명절이면 코앞에 거하게 차려진 밥을 떠먹는 나 지만, 결코 쉽게 웃어주진 않는다. 좀처럼 거리를 좁히질 못하겠 다. 이런 내가 나도 못내 슬프고 답답하다.
가족은 남들과는 다르게
거리를 두는 것에
죄책감을 안겨주는 유일한 존재다
도서 <거리를 두는 사람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