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 물결을 타고 가는 리더
요즘은 코로나를 빼 놓고는 대화가 되지 않을 정도로 가장 중요한 이슈다. 코로나 이후 시대에 대한 관심 또한 매우 높아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각자가 생각하는 미래,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예측을 쏟아내고 있다.
얼마 전 모 방송국에서 코로나 이후의 미래에 대해서 전문가를 초대해 대담을 나누는 프로그램을 방영했다.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갔지만 그 중 기억에 남는 화두는 Want에서 Like로의 변화에 대한 내용이었다.
그동안의 삶은 사회가 원(Want)하는 모습을 충족하기 위해서 달려왔고 그 모습을 충족하여 인정받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삶이었다. 내가 보는 나보다는 사회가 보는 내가 더 중요했고 내 만족보다는 사회 구성원으로서 다른 구성원, 즉 타인이 느끼는 만족이 더 중요했던 시대였다.
그러나 전문간 집단은 코로나 이후의 삶은 더 이상 사회가 원하는 모습에 나를 끼워 맞추며 살아가기보다는 내가 좋아(Like)하는 삶을 살아가게 되리라고 예측 했다. 사회가 요구하는 모습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모습, 사회가 원하는 일이 아닌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시대가 될 거라 말이다.
출연자의 말을 들으면서 조금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코로나 이후의 세상? 이런 시대는 이미 와 있는 게 아닐까? 요즘 젊은 세대를 대표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가 아닌가? 더 이상 사회를 위해 자신을 포기하지 않는 세대, 억지로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세대로 이미 접어들었다고 생각한다.
뉴스에서 한참 화제가 되었던 통계자료가 있다. ‘대졸 신입사원 1년 내 퇴사비율’이라는 제목의 뉴스였다. 대졸 신입사원 중 1년 내에 퇴사를 하는 비율이 무려 30%정도 된다는 것이 골자다. 이 자료는 대기업을 포함했을 때의 자료이고 중소기업만을 대상으로 했을 때는 수치가 훨씬 더 올라간다. 취업 전쟁이라는 어렵고 좁은 문을 힘들게 통과하고 1년이 채 안되어 그 문을 다시 나오는, 참으로 안타까운 내용이다. 이 뉴스를 본 기성세대들이 어떤 생각을 했을 지를 상상하기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 아마도 적지 않은 어른들이 ‘요즘 애들은 의지가 약해, 참을성이 없어, 어려움을 모르는 세대라 그래’와 같은 부정적인 시각을 보냈으리라 생각이 된다.
퇴사율 보다 더 눈길이 갔던 수치는 퇴사 이유에 대한 자료였다. 퇴사 이유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이 ‘조직 및 직무 적응 실패 (49%)’였다. 입사해서 조직과 일에 적응하지 못해서 퇴사했다는 내용인데 실패라는 단어가 굉장히 거슬렸다. 여기까지만 본 어른들은 ‘역시 그럴 줄 알았어. 조금만 힘들어도 금방 포기해 버린다는 거잖아’라며 혀를 찼을 수도 있다. 지극히 기성세대의 눈으로 본 자료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작 퇴사를 한 당사자들은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다. 실패가 아니라 스스로를 위해 내린 선택, 기존 어른들과는 다른 선택지의 하나 일 수 있다.
앞의 이야기와 뒤의 이야기를 연결해 보자. 밀레니얼인 A는 회사에 입사하고 보니 함께 일하는 사람이 별로거나 하는 일이 별로라 그냥 퇴사했을 수도 있다. 내가 좋아하는 성향의 사람이 아니고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이 아니기에 내가 진짜로 좋아하는 것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는 것 아닐까? 어떻게 들어간 회사인데, 얼마나 어렵게 들어갔는데, 좀 참아보는 게 어떠냐는 조언은 이들에게 별로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어떤 삶을 살 거냐고, 어떤 시대에 살고 싶으냐고 묻지 않는다. 이제는 이런 시대가 되었으니 ‘어떻게 살겠냐’고 묻고 있다. 그렇다 이미 우리의 젊은 시절에 비해 세상은 많이 바뀌었고 사람도 바뀌었다. 우리는 이 이야기에서 무엇을 배우고 느껴야 할까? 참 복잡하고 많은 것이 얽혀있는 이야기라서 쉽게 결론 내리기는 어려울 수 있다. 그래도 한 가지 꼭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더 이상 기성세대의 Want를 따라가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Like를 추구하는 세대를 이해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해가 되지 않더라도 그냥 받아들일 수도 있어야 한다.
이미 시대는 변하고 있고 우리는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도 여전히 살아가야 한다. 밀려오는 파도를 힘으로 이길 수 없다. 파도에 몸을 맡기고 파도를 타야 한다. 지금은 Want 리더십에서 Like 리더십으로 변화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