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러스트, 스테이트 오브 테러 &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
지난 주에는 <트러스트>와 <스테이트 오브 테러>를 읽었다. 그리고 글을 발행한 뒤에 <해리 쿼버트 1, 2>를 빼먹은 걸 깨달았다. 이것 보세요 정말 일주일에 책을 네 권이나 읽는다니까요...
종이책으로 읽다보니 시작하기도 전에 뒷표지의 추천사를 읽게 되었다. 장강명 선생님이 그런데 이 책 구성이 라쇼몽식이라는 빅 스포일러를!! 해버렸다...!!! 그럼 초장부터 '이 이야기는 사실 다 그짓부렁이고 나중에 다른 진실이 등장할 수 있다'는 의심을 하게 되잖아... 씨익 씨익...
<트러스트>는 네 묶음으로 구성된 소설이고, 첫번째 묶음은 주인공들을 소재로 쓴 소설이며, 두번째 묶음은 주인공 중 한 명이 작가를 고용해서 쓴 자서전이고, 세번째 묶음은 주인공에게 고용된 작가가 쓴 회고록이며, 네번째 묶음은 주인공 중 다른 한 명이 쓴 일기이다. 이 구성 자체가 뭐 굉장히 신선하다거나, 각 묶음을 열어볼 때마다 경험하는 배신이 색달랐다거나 하진 않았고, 그냥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너무 슬펐다. 특히 나는 첫번째 묶음에서 맞은 강펀치(너무 아름답고 슬퍼요ㅠㅠㅠ)에서 끝내 회복되지 못한 채 책의 마지막까지를 읽었다. 역시 소설이 짱이다! 논픽션 꺼져..!!! 라는 게 이 책의 주제입니까 젊은 거장 에르난 디아스씨?
다음으로 <스테이트 오브 테러>를 읽었다. 이거는 사실 밀리의 서재에서 아주 크게 광고를 하고 그랬었는데 당시에는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하다가 뒤늦게 읽음...
루이즈 페니의 그 시리즈를 다 읽긴 했지만 크게 내 취향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에(즉 스스로의 취향에 대해 스스로를 속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취향도 아닌데 시리즈를 다 읽다니 ㅋㅋㅋㅋ), 힐러리 클린턴이 어째서 루이즈 페니와?? 싶은 생각으로 계속 <스테이트 오브 테러> 읽기를 미룬 것인데...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느낌으로 잘 읽었다. <홈랜드> 같은 거 좋아하시는 분들이면 완전 적성에 맞을 것이다.
한 중간까지 읽었을 때까지만 해도 '힐러리가 트럼프를 맥이기 위해서 쓴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다 읽고 나서 저자 후기를 보니 마음이 바뀌었다. 이것만은 스포일러 하지 않겠음 여러분 <스테이트 오브 테러>는 전부 가짜이고 저자 후기가 진짜입니다. 저자 후기를 읽으세요. 그런데 저자 후기를 잘 읽기 위해서는 반드시 본문을 읽어야 합니다 아셨죠.
마지막으로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
글쓰기의 즐거움 및 괴로움에 대한 이야기와 해묵음 살인사건을 교차 편집한 소설이다. 작가의 여성관이 약간 의심스러운데 그 점만 제외하면 읽을 만했다. 남에게 추천은 할 수 없다. 기록은 해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