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서처가 동료의 생일을 축하하는 방법
프로덕트센터 생일 챙겨주기
회사라는 커뮤니티에서 일잘러가 되기 위해서는 ‘나의 영향력’이 중요하다.
지난 글에서 일을 잘하기 위해 나의 영향력을 높이는 방법을 선택했다고 했다. 이번 글에서는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했던 방법 중 하나를 소개하고자 한다.
당신은 일 년에 몇 명의 생일을 축하해 주는가? 또 어떤 방식으로 축하하나?
내 기준으로 생일을 축하해 줄 수 있는 사람은 가족, 연인, 매우 친한 친구이다. 그 외 사람들은 ‘생일 축하해요.’ 정도의 가벼운 축하. (TMI를 덧붙이자면, 필자는 intp이다. 친구도 몇 없고, 아마 1년에 10명 내외에게 생일축하한다고 직접 축하의 말을 해왔다.)
그런 나에게 프로덕트센터 내 사람들(약 80명)의 생일을 챙겨준다는 것은 매우 큰 도전이었음을 감안하고 글을 읽어주었으면 한다.
2022년 12월 피어 리뷰에서 받았던 가장 인상 깊은 피드백은 ‘스스로를 증명하고 어필할 줄 알아야 한다.‘ 였다.
2023년 2월 아웃팅에서 입사 5개월 차인 나는 ’ 8층에서 저를 모르는 사람이 없게 하고 싶어요 ‘라고 수줍게 말했다.
그 당시 사람과 어울리는 것을 피곤해하고 회사와 내 일상을 완벽하게 분리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던 나에게 이는 정말 어려운 목표였다. (이전 직장생활의 영향도 컸을 것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것이 퇴근 후 사람들과 밥 먹는 것이었다.)
우선 나의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컬처팀에 지원했다. 컬처팀에서는 사내 문화 개선을 위해 여러 가지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었으며, 센터 동료들의 생일축하 또한 이벤트 중 하나에 포함된다.
컬처팀에서 내가 맡은 롤은 input&output을 담당하는 스쿼드 1팀의 리드와 생일축하였다.
롤 분배 이후 생일 축하의 목적을 곰곰이 생각해 봤다. 내 생각 프로세스는 다음과 같았다.
가장 알맞은 생일 축하 목적을 찾기 위한 생각의 프로세스소냐의 생일 축하 메시지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필수로 들어간다.
생일자의 성격과 장점 :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먼저 알려준다. 보통 비유를 들어 빌드업을 한다.
어떤 업무를 하는지 : 매일같이 살 부딪히며 일하지 않는 이상 상대방이 정확히 어떤 업무를 하는지 잘 모른다. 일부 사람들은 혼자 일하고, 팀 간 교류가 활발하지 않다면 누구인지도 모른다. 때문에 생일자가 우리 제품의 어떤 부분에 기여하는지 알려주기로 했다.
가장 반응이 좋았던 생일 축하 메시지를 보여주면 다음과 같다.
회사 동료에게 이런 생일 축하를 받는다고 생각해 보아라. 좀 감동이지?
생일 축하를 하기 위해서는 나도 생일자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생일이 가까워지는 사람이 있다면 은근 주변을 기웃거리며 말을 걸어보거나, 가까운 다른 팀원에게 몰래 당사에 대한 정보를 얻기도 했다. 그 결과 생일 당사자가 감동하는 것은 물론, 메시지를 읽고 축하해 주는 사람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또 어떤 사람은 나에게 본인 생일 날짜를 어필하며 메시지를 기대하기도 했다. 컬처팀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선 나의 생일 축하를 받지 못한 동료들은 뭇매 아쉬움을 내비쳤다. (나도 아쉽다. 컬처팀 인수인계를 하며 내심 아쉬웠다.)
생일 축하 메시지를 읽어본 사람들은 나를 섬세하고, 다정하고, 글을 진짜 잘 쓰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내가 섬세하고, 다정하고, 글을 잘 쓰는 사람인지 몰랐다. 그렇게 평가해 주니 감사할 따름이다. 나는 나를 알리기 위한 방법으로 컬처팀을 택했고, 가장 많은 소통을 할 수 있는 생일 축하 담당을 맡았다.
이는 나를 홍보하는 훌륭한 방법이었지만, 나는 그보다 더 큰 것을 얻을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