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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쏘냐 Jun 09. 2023

이러다 노처녀가 되는 것은 아니겠지요..

주재원 생활의 이모저모(1) 결혼



해외생활에 대한 동경이 있던 나에게 주재원 생활은 꿈이었다. 실제로 주재원 생활은 너무나도 화려하고, 이 화려함 때문에 힘든 일들이 있어도 놓지 못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긴 한다.



대학생 시절, 내가 주재원으로 내 커리어를 정하겠노라고 하면 주변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해주었지만 와닿지 않는 이야기들도 있었고, 이렇게까지 세세하겐 몰랐다 싶은 점들이 있어 오늘은 그런 부분을 공유해보고자 한다. 물론 주재원 생활에는 장점도 많으나, 오늘은 누군가 '아 이런 어려움이 있을 수 있겠구나' 생각해 보실 수 있게끔, 글을 써 내려가보고자 한다.



결혼


가장 와닿지 않았던 게 결혼에 대한 이슈였다. 20대 초반, 6년 넘게 만났던 남자친구가 있던 나로서는 유학시절 장기간 연애도 해보았던 만큼, 남편과 떨어져서 살게 된다거나 하는 부분에 있어서 큰 걱정이 없었다. 당시 남자친구와 결혼을 할 것 같단 생각도 어느 정도 있었고, 그때 만나던 친구는 본인은 오히려 장거리를 하면 스스로 자기 계발을 할 시간이 많을 것이기 때문에 떨어져 있는 게 더 좋으며 너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난 다 좋다는 식의 마인드를 가진 친구였다. 솔직히… 그 당시에는 왠지 모르게 꼭 그 친구가 아니더라도 이런 남자는 또 있을 거란 '근자감'도 있었다.


무엇보다 결혼보다는 내 커리어가 더 중요했던 만큼, 결혼은 해도 되고 안 해도 그만이지만, 날 위한 커리어를 먼저 쌓어야 하지 않겠어? 하는 것이 당시의 생각이었다. 




이러한 패기로(?) 결혼은 뒷전이었지만! 웬걸.. 어른들의 말대로 나도 결혼에 대한 생각이 이제 스멀스멀 생기기 시작하는 것이다..! 30대 초반을 바라보는 지금, 막상 주변 친구들이 다 결혼을 하나둘씩 하기 시작하니 나도 조급증이 들기 시작했다.


러시아에선 결혼식 후 식당을 빌려 저녁부터 늦은밤까지 손님들과 식사하고 파티하는 문화가 있다. 식당에 갔다 만난 파티현장마저 부러워지기 시작한다..!


물론 아직 늦다고 생각은 않으나, 문제는 내가 나와서 살아보니 주재원의 배우자는 쉽지 않을 수 있겠다는 것을 나와 살아보니 몸소 깨닫게 됐다는 거다. 이렇게 '떠돌이 삶'을 직접 해보니 내 예상보다 훨씬 녹록지가 않아서 이걸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으리라 싶기도 하였다.


또 자신만만했던 나 역시도 지쳤던 만큼 실제 할 수 있다 마음먹어주는 (?) 남편이라 하여도… 막상 해보면 쉽지 않을 것이란 걸 뼈저리게 느끼게 되다 보니 말이다.




무엇보다 요즘은 남자건 여자건 본인의 커리어를 쌓는데도 관심이 많다 보니, 나의 생활 여건이 바뀌는 것이 배우자의 커리어에 영향을 크게 미치지 않아야만 주재원으로서는 행복한 결혼생활 유지가 가능하겠다는 생각도 든다.


화려해보여도 마냥 쉽지만은 않은 해외생활! 각자의 커리어를 포기하지 않되 함께 타지에서 서로에게 힘이 되어줄 배우자를 만날 수 있을까?

결혼이라는 게 2-3년 연애를 하는 게 아닌 만큼

1) 내가 이런 해외생활의 반복을 배우자와 함께 계속할 수 있을 것인지

2) 배우자도 이걸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인지 

잘 생각해 보고 찬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 드는데..

이러다 노처녀 되는 것이 아니겠지요? :)


라는 걱정도 때로 들지만..ㅎㅎ

이 모든 것이 나의 선택이었음을 어찌하겠는가


결혼을 할 때도 남들보다 생각할게 최소 한두 가지는 더 있는데, 그런데 그게 생각보다 너무 크리티컬 할 수 있다는 걸 말하고 싶었던 글이다. 과거의 나처럼 주재원을 동경하는 다른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오늘 포스팅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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