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이다. 글쓰기 모임을 함께 했던 J 씨가 브런치에 작가 신청 하루 만에 작가가 되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크게 놀랍지는 않았다. 너무나 예상한 당연한 결과이다. 그녀의 글은 무어라고 할까? 우아하고, 지적이며, 글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구나라고 생각했다.
나도 부랴부랴 PC를 켜고 그동안 부지런히 써 내려간 글들을 다시 한번 점검해 본다. 끝없이 발견되는 오타와 함께 글을 다듬고 또 다듬는다
며칠 전 브런치 작가 신청을 준비하며 수많은 유투버들이 좋아요를 꾹 눌러주세요와 함께 외치는 ‘난 브런치 3번 만에 작가 심사 합격했어요’ 또는 ‘이렇게 하면 너도 한방에 브런치 작가 될 수 있어’등의 동영상을 참고해 본다. 요점은 뭐 ~내가 쓰고자 하는 글의 방향이 명확하고 서랍 속에 있는 글들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 정도?
참고는 참고일 뿐 일단 브런치에 도전해보기로 결정했으니 상처받을 각오와 함께 눈을 질끈 감고 작가 신청을 완료해본다. 주말을 보내고 3일째 되는 날 버스를 타고 가다 우연히 메시지를 확인한다. “축하합니다~ 소중한 글 기대하겠습니다” 브런치에서 따끈따끈하게 합격 소식을 전해온 메시지에 난 너무 놀란 나머지 내려야 하는 정류장을 놓치고 다음 정류장에서 내린다. 무더운 날 한 정거장을 다시 되돌아 가야 하지만 나의 입꼬리가 마스크 속에서 자꾸만 춤을 춘다.
와~ 이게 무어라고 이렇게 기쁠까 싶었다. 책을 출판해주는 것도 아니요. 글을 잘 써주셨다고 돈을 주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아마도 이 기쁨은 5월부터 달려온 글쓰기가 목적지에 무사히 도착해서이지 않을까 생각을 해본다.
글쓰기 마지막 수업이 있었다. 그리고 함께 읽어 내려간 그림책 “오래 달리기”의 5마리 동물들을 떠올려 본다.
어떤 길이라도 씩씩하게 달리기를 결심하고 어두운 밤이 와도 달리고 바람이 불어도 해가 내리쬐도 달린다는 동물들.... 그 어딘가에 있을 목적지를 향해 각자 비장한 표정으로 일제히 달리기를 시작한다. 높은 산을 오르고 넓은 강을 건너며 각자 뛰어가던 동물들은 어느새 나 혼자가 아닌 우리가 되어 응원하며 서로가 서로의 손을 잡아준다. 그리고 달리기에 끝은 다 함께 목적지로 들어온다.
글쓰기 모임도 그러했다. 대충 보아도 중년으로 보이는 여자들이 저마다 글을 쓰고 싶다며 줌으로 모였다. 우리는 어색함과 긴장감속에 매주 1편씩 글을 쓰고 공유를 했다. 쭈볏쭈볏 1편의 글을 완성하기까지 나는 글을 제출하는 날이라는 오르막을 앞두고 피곤함을 핑계로 몇 번이고 포기의 유혹을 느꼈다. 그리고 글을 제출한 날은 다리에 힘이 풀리기도 했다. 다른 이들의 글을 볼 때면 난 어디쯤 달리고 있는가?를 생각하며 유치하기 짝이 없이 비교를 하기도 했다.
나의 글쓰기 오래 달리기는 모임의 이들과 함께 무사히 도착으로 끝이 났다. 혼자 달렸으면 외롭고 힘들었을 글쓰기였다. 글이 1편씩 완성될 때마다 조금씩 성장해 나가고 있다. 이 순간도 성장할 수 있음에 감사한 마음을 가져본다. 그리고 글쓰기를 함께한 이들에게도 감사를 보낸다. 같이 달려서 좋았노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