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입견을 넘어선 거침없는 붓질의 세계

박신양의 전시쇼 제4의 벽(2026)

by SJ

기대가 컸다면 그건 거짓말이다. 배우 박신양이 회화 작업을 크게 한다는 것은 티비 등을 통해서 알고 있었으나, 그러려니 했던 것도 사실. 하지만 전시장에 들어서는 순간, 나의 얄팍한 선입견의 한심함을 그대로 깨버릴 수 있었다.


작가가 스스로 말하길, 전시가 그냥 보고 가는 것이 아니라 오감으로 느끼고 가는 것이길 바랐다는 바람대로, 전시장은 들어서면서부터 강한 향수 냄새와 더불어 강렬한 음악을 통해 자신의 작품 세계로 초대한다. 무엇보다 작품이 만들어지는 공간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전시 연출이 관람객을 압도한다. 특히 전시의 제목처럼 "제4의 벽"이 새롭게 전시장을 가득 메우고 있어서 그 자체만으로 큰 감흥을 느낄 수 있다.


자신의 모든 그림, 어떻게 그림을 시작했고, 그림에 대한 연구를 거쳐, 본인이 그리고자 하는 세계를 정말 하나의 망설임 없이 모두 표현해 놓았다. 자신을 자신의 그림을 통해 새롭게 세상에 내보이는 작업이 경이롭게 느껴지더라. 그가 배우라서 그런 걸까? 그의 표현은 정말 거침없는 붓질과, 그 붓질된 그림들을 전시해 놓는 독특한 방식으로 펼쳐 놓아 인상적이었다.


스스로를 기만하지 않는 길


그림과 그림 사이, 그가 고민을 할 때 적어놓은 문구들도 이러한 전시 의도의 완성도를 높여준다.

"계속해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스스로를 기만하지 않고 자기 자신에게 정직해지는 길뿐이다.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나 자신이 충분히 납득할 수 있을 때까지."

그의 그림 세계에서만 그런 것일까? 산다는 것은 우리 모두 스스로에게 납득할 수 있는 그 지점을 열심히 찾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해왔는데, 바로 그런 고민을 맞닥뜨린 순간이라니. 감동이 있는 전시였다.


추상적인 스스로의 탐구부터, 자화상, 투우사, 당나귀, 피나 바우쉬(독일 현대무용가, 그녀의 얼굴을 여러 점 그렸다) 같은 관심 있는 분야로 확장해 나가는 그의 작품 세계를 보게 되면서, 그의 열정에 압도당했다고밖에 표현할 길이 없더라.

나는 전시만 봤지만, 여러 가지 부대행사도 많은 것 같으니 입체적으로 전시를 즐길수 있는것 같다. 물론 그림 자체의 박력에 압도되는 전시 경험을 하고 싶다면 추천한다. 작가 박신양의 전시를 만나보라고 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반숙노공(半熟老公, 2025년, 왕카이무✖쉬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