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대현 Feb 06. 2016

누구나 작곡을 할 수 있다.

명곡은 아니라도

항상 공연을 가면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이거예요.

어디서 작곡을 배우셨어요?

아니요. ㅠㅠ

저는 근본이 없어요. 작곡을 배운 적도, 따로 공부한 적도 없어요. 

그냥 2008년 우연히 컴퓨터실에서 떠오른 멜로디를 기타로 한번 쳐  본적뿐이에요. 

거기에 가사를 맞춰 넣었더니 노래 같아지더라고요. 

그게 제가 처음 만든 노래예요.

그러면

타고난 거네요

하세요. ㅠㅠ

곡을 빨리 팍팍 쓰는건 타고나기보다는... 용감한거에 가까운데...

타고난건 아닌것 같아요.


왜냐하면


제가 2012년 창원(옛 마산) 봉덕초등학교에 근무할 때 

우리반 초등학교 4학년 대상으로

우쿨렐레 교육을 하면서 작곡을 그냥 "내일까지 해와봐" 했더니

애들이 해 오더라고요. 어설픈 멜로디지만 제가 예전에 그랬던 대로 코드를 찾아주니까 되더라고요.

초등학교 4학년 학생들도 작곡을 하는 충분한 능력이 있었어요

그 후로도 6학년 담임이라 더 아래 학년 경험은 없지만.

6학년도 작사 작곡을 잘 했어요.


그게 왜 그렇게 되는가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답은 나오더라고요.


우리는 매일 음악 공부를 수시로 하고 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요.

좋은 시를 쓰려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게 뭘까요?

맞아요. 좋은 시를 많이 읽는 거예요.

그리고 좋은 그림을 그리려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게 뭘까요?

맞아요. 좋은 그림을 많이 보는 거예요.


그다음은?

맞아요. 많이 써보는 거예요.


시나 그림은 학교나 여러 곳에서 쓸 시간이 많아요.

학교 불조심 포스터 대회라든지 

호국보훈 글짓기 대회라든지

억지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려야 하는 상황에 처해진 거지요.


지금 이 제가 쓴 글을 보시는 분 누구든지

전기절약 글짓기를 해라

혹은 포스터를 그려라 하면 할 수 있을 거예요.(질은 장담할 수 없겠지만.ㅋ)


좋은 시와, 그림을 많이 보고, 연습을 하면 누구든지 좋은 시, 그림을 그릴 수 있어요.


그런데 사람들이 좋은 시나 그림을 보기보다.. 

좋은 음악을 매일 들어요.


시나, 그림 전공자나 매니아가 아닌 보통 사람중에

외우는 시가 10개가 넘는 사람이 있을까요?

좋은 그림 10개 정도의 그림의 구성을 잘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 있을까요?


그래도 여러분들
좋은 노래 10개 정도 멜로디와 가사를 기억은 하시죠?


맞아요!

우리는 음악을 정말 공부를 많이 하고 있다는 소리예요.

차에서, 집에서, 드라마에서, 자면서, 학교에서, 수업하면서

매일매일 음악을 듣는단 말이에요.


그게 바로 음악 공부란 말이죠.




어제(2016년 2월 5일) 충남 부여의 한 초등학교에 강의 같은 연수를 갔는데

선생님들에게 가사를 써 주라고 부탁드려었거든요.

그런데 가사가 아니고 장문의 편지를 써주셨더라고요.


학교에 좀 더 일찍 도착해서 긴 편지글을 제가 가사같이 좀 줄여서 바꾸었고,

마법의 머니 코드를 기타로 연주해드렸어요. 

C G Am F


그 편지를 쓴 선생님을 앞으로 불러서 마이크를 드렸어요.(30살 전후 남자 선생님)

그 선생님은 음악을 따로 배운 적이 한 번도 없고,

지금은 과학전담으로 음악 수업도 안 하는 선생님이셨어요.


저는 좀 자신이 있었어요.

누구나 노래를 만들 수 있다라는 생각에요.


보통 사람, 학생이면

누구나 코드 진행에 어울리는 멜로디를 만들 수 있다고.


어쨌든 기타 연주를 하는데... 

그 30살 전후의 남자 선생님도 코드진행에 어울리는 허밍을 자연스럽게 하시더라고요.

허밍을 하시다... 제가 가사로 만든걸 노래로 불러달라고. 그랬어요.


와!

허밍처럼 그냥 노래 가사를 넣어서 노래를 부르는데

!!!

노래가 뚝딱 만들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그 노래를 부른 선생님도, 노래를 듣는 선생님들도 깜짝 놀랐던 경험이었습니다.

자신은 있었지만 혹시나~ 저도 깜짝 놀랐어요.


역시나였음.


누구나 작곡을 할 수 있다.라는 확신이 생겼어요.



지난 음악 연수에서 저는 연수 강사로 무엇을 가르쳐 드린 게 아니고

동기부여, 촉매 역할로 선생님들의 재능을 펼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었던  것뿐이었어요.

누구나 가사를 쓰고, 노래를 만들 수 있는걸 깨닫게 해줬던  것뿐이었어요.


물 가득 들어있는 물풍선을 바늘로 콕 찌르는 것 처럼

교사 연수에서 알았어요.

누구나 음악적 재능(작곡)이 있다고요.


그런데 선생님이니까

선생님이니까 그래도 나름 음악 수업도 하고, 그래서 그렇게 되는 거 아니야?

하는 질문이 생기더라구요.


그래서 올 한 해는 나름 힘을 실어서 

아니다~ 학생도, 일반인도 누구나 쉽게 곡 쓰기를 할 수 있다를 증명해 보이고자 해요.

(물론 명곡은 아니겠지만)


올해 학급 운영 프로젝트로 "글똥 누고 노래똥 만들기"를 좀 더 적극적으로 해보려고 하고

일반인들을 대상으로도 노래 만들기 재능 찾기 프로젝트를 좀 더 해볼까 합니다.

(이미 계획 다 되어 있구요. 차후 공지)


흐흐흐..


점점 바쁜 2016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흐흐흐

매거진의 이전글 새 앨범 소개 '세상을 바꾸는 교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