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일 2일째 학교 생활

by 박대현

글똥 읽기 / 독서

아이들은 독서를 하고 나는 글똥을 읽었다. 처음 만난 내 이야기가 많았고, 생각보다 아이들이 글을 적고 싶어 했고 자세히 적어서 좀 놀랐다. 아이들이 글을 쓰고 싶어한다라는걸 새삼 깨달았다.

일기 쓰기와는 다르게 쉽게, 자신의 생각을 담는 것 같다. 아마 수첩 모양이 손바닥만 하고 귀여워서 그런 것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학부모님의 자필 편지도 받았다. 감사한 일이다. 학부모님들과 아이들 키우는데 한마음이면 좋겠다.

1교시 네임 텐트 만들기

아이들의 이름을 원래 잘 못외우는터지만 보통 만나던 20명 안쪽의 아이들보다

늘어난 28명이라 더 이름이 외워지지 않는다.

A4용지에 대문 접기를 하고 자기의 이름을 적어서 텐트로 만드는 활동을 했다.

예전에는 미래의 과학자, 박대현 이런 식으로 적었었는데 미래의 000은 빼버렸다. 미래시대는 불확실성이 매우 강하고 직업으로 한정지어서 장래희망을 적는 것은 의미 없다고 생각했다. 5, 6학년의 장래희망을 나이스에 기입하는데 그것도 무의미하다라고 생각한다.

이제 11살이 된 아이들이 만날 20년 뒤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고 직업을 찍어서 공부를 한다는 것은 좀 후지다라는 느낌을 준다.

아이들 별로 다르게 창의적인 이름이 나왔는데 역시나 그렇듯 남학생들은 디자인이나 색감에 취약하지만 독특한 아이디어가 한 번씩 나온다(기대감이 낮아서 그런가?). 여학생들은 아기자기하게 대부분 잘 꾸민다. 집에서 건우, 민서만 보더라도 꾸미기는 아들에 비해 딸이 잘한다.


2교시 개인 사진 찍고, 노래 부르기 '꿈꾸지 않으면', '나는 나비', '너의 의미'

네임 텐트를 들고 개인별 사진을 찍었다. 영어실인 교실이라 파란 배경화면이 있어서 그곳에서 찍었다. 잘 나왔다. 밴드에 올려야겠다.

꿈꾸지 않으면을 함께 불렀다. 반 정도가 꿈꾸지 않으면을 안다고 했다. 기타를 처음 꺼내서 연주해주니 아이들이 참 좋아한다. 기타 배우기는 참 잘했다. 꿈꾸지 않으면을 한 두 번 부르니 시간이 남는다. 너의 의미를 아나? 물어보니 모두 안단다. 너의 의미를 한번 불렀더니 아이들이 윤도현밴드의 '나는 나비'를 불러달라고 한다. 마침 코드 진행을 알고 있어서 연주하면서 잠깐 불렀다.

나는 나비 노래도 좋고 반주도 쉽다.

이번에 새로 만든 노래 ppt에 '꿈꾸지 않으면'만 들어 있는데 '나는 나비'를 추가해야겠다.


사진이 정말 잘 나왔지만 개인정보 때문에.. ^^


3~4교시 놀이, 옛날 학교 지금 학교

지구 대형(책상은 가장자리에 옮기고 의자를 동그랗게 한 대형)으로 앉아서 어제 배웠던 과일바구니, 손님모시기를 했다. 새로운 것을 알려주려고 '알 병아리 닭' 게임을 하려고 했더니 재미가 없다고 한다. 체육시간에 했었다고.

새로 뭔가 또 해보려고 '조개-진주 게임'을 해보려고 했는데 손님 모시기만큼 인기도 없고 애들이 어려워한다. 진주와 조개가 바뀌면서 역동 차게 움직여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내가 요령이 부족한가 모르겠다.

벌칙으로는 머리로 하트를 그리며 "얘들아 사랑해"하고 다른 모든 아이들이 손가락 하트를 그리고 "우리도 사랑해" 하는 것인데 많이 부끄러워한다.


위의 놀이는 아이들이 열린 마음으로 아래 활동을 하고자 하는 목적이었다.


지난 2월 PDC연수에서 배운 PAST, FUTURE를 학생식으로 옮겨서 했다.

'과거 나빴던 기억' , '올해 기대하는 반'으로 바꿔서 진행했다.

아이들이 자유롭게 과거 나빴던 기억을 돌아가며 모든 학생이 이야기하는데 '난폭하지 않는, 성질내지 않는, 화내지 않는'을 많이 이야기했다. 물론 남자아이들이다.

아이들이 겁에 질려 말을 안 할 뿐이지 모두 다 안다.

난폭함, 성질냄.. 내가 만나는 아이들은 그런 생각을 가지지 않도록 해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과거 나빴던 기억 - 화를 냄, 난폭함, 성질 나쁨, 다치는, 폭력적, 양심 없는, 자기 마음대로 하는, 원하는 걸 들어주지 않는, 이기적인, 우는, 남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 놀리는, 억울한, 욕을 하는, 맘대로 하는, 위험한, 관심을 원하는, 거짓말하는, 뺏는 규칙을 안 지키는


올해 기대하는 반에서는 생각하는 것처럼 '놀이로 공부하는, 규칙 지키는, 양심 있는' 등이 있었다.

쉬는 시간 폰 하는, 라면 파티하는, 우주여행하는 3가지가 주제와 어긋났다.

폰과 라면은 학교 규칙에 의거 불가하다고 설명하였고, 우주여행은 내가 먼저 다녀오겠다 했다.


선생님의 역할에 대해서 이야기도 잠시 했다. 선생님은 직업으로서 여러분들을 가르쳐야 하고, 바른 행동과 마음을 가지게 해야 하는 것이다. 놀게 해 주고, 폰을 시켜주고, 라면 파티를 시켜주는 것은 선생님의 역할과 의무가 아니고 오히려 선생님이 그것들을 잘 못 시켜줬다가는 선생님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지 않았기에 선생님이 벌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선생님의 범위를 확실히 선을 그어줘야 한다. 그냥 폰이 많이 하고 싶고 라면이 많이 먹고 싶었겠지 생각한다.^^

우주여행은... 모르겠다.ㅋ

올해 기대하는 반 - 놀이로 공부하는, 규칙을 지키는, 앞을 과거가 없는, 쉬는 시간 폰 하는, 양심 있는, 신나는, 조용한, 친구 말을 듣는, 활기찬, 라면 파티하는, 징징대지 않는, 사이좋은, 이타적인, 재미있는, 배려 있는 , 웃음 있는, 폭력 없는, 신나는, 화목한, 예의 바른, 약속, 친절한, 거짓 없는, 남의 물건에 손대지 않는, 대화로 해결하는, 우주여행하는, 적극적인, 맘대로 하지 않는
글씨가 나빠 고민하는 여럿 남선생님들을 위해 과감히 올립니다.ㅋ 그런데 빨리 써야해서 더 그런것도 있음..!!!

5교시. 직업 정하기

아이들과 교실에서 필요한 직업을 찾고, 별명을 지었다. 그리고 담당자를 정했다.


분리수거(깔끄미), 칠판(싹싹이), 신발장(맨발의 투혼), 장난감정리(맨토스), 우유담당(밀크가이), 가방정리(가방사냥꾼), 불켜고 끄기(라이트걸), 쉬는시간 알림(타이머맨,걸), 연필깍이 정리(깎깎이), 환기(환기의 마스터), 사물함 정리 도우미(덜컹이), 문열기(도어맨), 책상줄 맞추기(나란히), 시간표 안내(아나운서), 커튼(펄럭이), 거울담당(반짝이), 비쥬얼스튜디오-영어실 파란배경-(블루스크린)

아직 4학년이라 그런가?

하나 더 하고 싶다 하고 그런다.

학급에 공헌한다는 느낌을 통해 자신감을 가지고, 함께 가꾸는 우리 반이라는 개념을 익혔으면 좋겠다.

이것보다는 더 글씨를 잘 쓰지만 급박하고 빨리 써야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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