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송

기회는 찬스다.

by 박대현
에어컨송
작사, 편곡 : 박대현 | 작곡 : 이가현, 박대현 | 노래 : 수요일밴드

에어컨 좀 틀어주세요 너무 더워요 냄새 쩔어요
중앙제어 풀어주세요 부장님 실장님 교장 선생님

지금 시각 아침 여덟시 반 출근한지 이제 10분 지났지만
이미 흥건한 내 이마에 땀 아침부터 싸움이 나는 우리 반
싸울만한 이윤 없어 아침엔 열나서
직원회의도 깜빡했어 오늘따라 심히 꼬인다 했어
회색 폴로티 입는 게 아니었어 땀에 젖은 내 겨드랑이 검게 되어서
팔을 못 들었어 단원 못 적었어 판서 하나 없어 눈 맞았어 복도 교감샘

에어컨 좀 틀어주세요 너무 더워요 냄새 쩔어요
중앙제어 풀어주세요 부장님 실장님 교장 선생님

벽걸이 선풍기 삼단 틀어봤자 더운 바람
창문을 열어봤자 덥다 똑같이 오늘따라
추운 건 버틸 수 있어 커피 믹스 마실 수 있어
구스다운 비싼 거 있어 근데 더운 건 못 참겠어
교무실은 틀었던데 행정실도 틀었던데
꼭대기 층 제일 더운데 중앙제어 안 푸는데
진도는 다 나갔고 하드에 영화는 없고
turn it on 검정고무신

나 지금 화날라 해 열 받아 땀날라 해
눈은 이미 풀리고 애들도 짱날라 해
just we wanna be cool wind
please turn it on 에어컨 제발

지난 시간 체육시간 이번 시간 사회시간
땀 냄새 쩌는데 중앙제어는 안 풀리고 메세지 나만 보내면
괜히 참을성 없는 것 같아누가 보내줬으면 해
중앙제어 좀 풀어달라고 say

알아요 더운 거 참는 능력 키우는 것도 중요하단 거(알어)
알아요 더운 거 참는 능력 키우는 것도 중요하단 거(다 알어)
알아요 더운 거 참는 능력 키우는 것도 중요하단 거(알어)
알아요 더운 거 참는 능력 키우는 것도 중요하단 거

에어컨 좀 틀어주세요 너무 더워요 냄새 쩔어요
중앙제어 풀어주세요 부장님 실장님 교장 선생님


기회는 찬스다.

'기회는 찬스다.' 라는 말은 지대넓얕에서 처음 들었다. 나는 완전히 신선했는데 이미 '붉은 레드', '전설의 레전드'처럼 많이 쓰이는 개그라고 하더라.


에어컨송은 2013년 더운 여름날에 만들었다.

우리 학교 3층 꼭대기에 우리 교실에 있었다. 에어컨 틀어주는 것에 짠 학교는 아니었는데 2013년 그해는 매번 요구해야 풀어주었다. 말하면 풀어주고 말 안 하면 안 풀어주는 상황. 에어컨을 틀 때마다 매번 중앙제어를 풀어달라고 부탁하기가 싫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게 뭐라고. 그래서 내가 직접 몰래 행정실에 에어컨 중앙제어를 풀었다. 완전 더운 어느 날, 또 직접 중앙제어를 풀기 위해 행정실로 갔다. 물품을 가지러 가는 척하면서 슬그머니 행정실 문을 열었는데 시원한 바람이 훅 나오더라. 입에서 욕 튀어나올 뻔. 그렇게 에어컨송은 만들어졌다. 단번에 가사를 쓰고 랩을 완성했다. 나중에 후렴부를 이가현이 완성했다. 이 노래가 만들어진 2013년, 페이스북에서 좋아요, 댓글 좀 받고 그렇게 이 노래는 사라졌다.


노래가 만들어지고 한해가 지나 2014년. 한 일간지에서 더운 학교에 에어컨을 틀어주지 않는다며 선생님들이 이런 노래를 만들었다며 우리 노래를 인용해 기사가 나왔다(당연히 연락도 없음 ㅋ). 운 좋게 기사가 다음 포털 1면에 올랐는데 인기가 좋아서 수요일밴드, 에어컨송이 다음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올랐다. (잠시지만 1위도 했다) 친구들에게서 카톡이 쏟아졌다. TV 뉴스에도, 라디오에도, 신문도 나오면서 유명세를 치렀다. 실시간 검색어 1위로 여러 인연이 생기고 수요일밴드가 전국구 밴드가 될 수 있었다.

2013년부터 시작해 1년 넘게 페이스북이며 유튜브며 인디스쿨이며 노래를 올리고 막 해도 잘 알려지지 않던 수요일밴드가 전국구 밴드가 된 가장 큰이유는?

다른 거 없고 운이다. just 운.


기사 하나 덕분이다. 우연이고, 운이다. 어떤 이는 준비가 되어있고 능력이 있으니까 운을 탔다고도 이야기한다. 맞긴 하다. 에어컨송이 없었으면 신문기사도 안 났을 거니까. 그런데 에어컨송 같은 노래 많다. 실력 있는 뮤지션, 선생님들 많다. 준비되어있고 능력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전국구 밴드로 행운을 누릴 수 있는 이유는 운이 좋아서다. 아무리 생각해도 운뿐이다.


어느 강의에서 신해철은 나와 같이 성공의 비밀은 운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운이 올 때와 오지 않았을 때를 모두 준비하라고 한다. 그리고 아름다운 도자기를 예로 들며 운을 담는 그릇(당신)을 잘 만든다면 운이 오든 오지 않든 멋진 예술품이 될 거라고 한다.(신해철 유튜브 링크)


나는 세상사 운이지만 그래도 가만있을 수 없으니 운을 잡을 확률을 높이라고 이야기 하고 싶다.

나는 인생에서 성공이 낚시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인생과 낚시의 공통점

1. 고수는 초보보다 큰 물고기를 낚을 확률이 좀 더 높다.

2. 고수의 노하우와 장비빨은 무시 못 한다.

3. 초보는 멋모르고 설치다가 물고기를 잡을 확률이 낮다.

4. 그렇다고 고수가 꼭 큰 물고기를 낚는 건 아니다.

5. 그런데 모두 낚시 고수라면? 물고기 잡고 못 잡고는 운이 9할 10할이다.

6. 그런데 또 진짜 고수는 물고기 잡히고 안 잡히고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낚시 자체를 즐긴다.

7. 똑같은 물고기를 잡아도 초보보다 고수가 더 맛있게 요리한다.


기회가 생겼을 때 찬스라고 생각하고(응?) 마음껏 일을 저지르고, 경험하라고 권하고 싶다. 그런 경험이 낚시 장비, 낚시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같은 장소에서 낚시할 때, 낚싯대가 1개일 때보다 2개일 때 물고기를 낚을 확률이 좀 더 높지 않은가?


사람마다 뭘 해? 말아? 하는 고민이 있을 것이다. 기회비용도 물론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런데 저지를 수 있을 때 저질러야 한다. 왜? 기회는 찬스기 때문에 ㅋㅋㅋ. 타자가 타석에 많이 서면 안타를 칠 확률이 높아지는 것처럼, 솔로가 소개팅을 많이 해야 애인이 생길 확률이 높아지는 것처럼.


기회는 찬스다. 도전하고, 저지르고, 투자하자.

몇천 몇억 드는게 아니라면 고민하지 말자.


a-hand-holding-a-dart-getting-ready-to-aim-at-the-dartboard-shallow-depth-of-field_SFzyd0Ho.jpg 다트를 많이 던져야 잘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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