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작가 재수생일 수밖에 없었던 세 가지 이유

저도 해냈으니 여러분도 해낼 수 있습니다

by 남수돌

※ [브런치 교과서]에 실릴 이야기는 강의 내용을 전달하고자 평소 쓰던 말투가 아닌 강의용 구어체로 작성하였습니다.


작가님은 한방에 붙으셨죠?


브런치 작가 되기 코칭 클래스를 운영하는 동안 몇 분에게서 이런 질문을 받았었습니다. 클래스 이름마저도 '브런치 작가 한방에 합격하기'이다 보니 수강생 분들이 제가 한 번에 합격했을 거라 생각하시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 수도 있겠죠. 그런데 저는 사실 브런치 작가를 한 번에 합격하지 않았습니다. 첫 번째 도전 당시 브런치의 열렬한 독자였기 때문에 당연히 제가 한방에 합격할 줄 알았습니다. 게다가 홍보대행사에서 일했던 경험이 있던 터라 글쓰기를 그리 어려워하지 않았던 때였거든요. 그런데도 결국 무참히 패배의 잔을 마실 수밖에 없었습니다.


실패를 경험한 이후 브런치에서 다른 분들의 글을 읽자니, 샘이 나서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한 동안, 그러니깐 사실 6개월 동안 브런치를 아예 끊고 살았습니다. 그러다가 직장생활에 대한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취미활동을 찾다가 다시 브런치 작가의 문을 두드리게 되었습니다.


불합격의 이유


브런치 작가에 처음 도전했을 때 저는 우연히 지하철에서 만난 한 할머니의 이야기를 '시'처럼 써봤습니다. 바로 아래 글인데요. 그때는 왜 불합격했는지 정말 감을 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글의 분량이 중요한가, 아니면 형식이 중요한가, 또 아니면 소재가 중요한가 정말 궁금했지만 아쉽게도 브런치 운영팀에선 어떤 이유로 떨어졌는지 피드백은 주지 않아 실패 원인을 스스로 분석해야 했습니다.

https://brunch.co.kr/@soodolnam/8


브런치 작가에 다시 도전하고자 재수생의 신분으로 다시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 저는 브런치 작가 신청 노하우를 작성하셨던 여러 작가분들의 이야기를 정독한 뒤 첫 번째 도전 당시 제출했던 글로는 더 이상 브런치 작가에 도전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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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01. 할머니의 미소와 휴대폰(브런치 재수생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첫번째 글)

첫째, 브런치는 일기장이 아닙니다.


브런치의 특성을 전혀 알지 못한 상태로 글을 쓴 것이 실패 요인이었습니다. 브런치는 다른 블로그, 글쓰기 플랫폼과는 다르게 폐쇄형 글쓰기 플랫폼입니다. 따라서 '선택'받은 이들만 글을 쓸 수 있죠. 그 말을 다시 해석해보자면 다른 플랫폼에서 쓰던 방식으로 글을 쓰면 브런치 작가에 합격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제 경우엔 메모장에 낙서하듯, 혹은 그날에 있었던 일이나 감정을 단순히 일기 쓰듯 네이버 블로그에 글을 연재하곤 했는데, 브런치에서도 동일한 방법으로 글을 썼던 것이 문제였습니다. 브런치는 메모장도 일기장도 아닙니다. 독자들이 '읽을만한' 글이 연재되어야 하는 곳이 브런치입니다. 따라서 브런치에서 작가가 되기 위해선 그동안 써왔던 대로 일기장에 쓰듯 일상을 써 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브런치라는 플랫폼의 특성에 맞게 독자들이 시간을 소비해서 읽을법한 '이야기'들을 집필해야 합니다. 저는 이를 간과했고 그랬기에 떨어질 수밖에 없었던 거죠.


둘째, 문학 작품을 쓰는 공간이 아닙니다.


브런치 작가에 처음 도전하고자 위에 보여드렸던 '01. 할머니의 미소와 휴대폰'을 쓸 때만 해도 브런치에서 문학작품을 쓰는 것이 좋은 선택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지 못했습니다. 돌이켜보면 그 이유는 당연합니다. 브런치는 기성작가가 아닌 일반인들 중에서 브런치 작가 심사팀의 선택을 받은 일부가 글을 통해 독자들과 소통하는 공간인데, 문학작품의 경우 작가와 독자 간의 상호 커뮤니케이션이 일어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특히 브런치는 웹소설이나 장르 문학을 연재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저처럼 시를 쓰듯 샘플 원고를 작성해 브런치 작가 신청 시 제출하면 합격할 확률이 현저하게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브런치 작가를 신청하시는 분이시라면, 브런치 작가가 되고 나서 써도 되니 브런치 작가에 첫 도전할 때만큼은 장르로 비문학을 쓰시는 것을 추천해드립니다.


3. 기획의도가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이건 사실 브런치 작가에 두 번째 도전할 때도, 작가가 되고 나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났을 때도 깨닫지 못한 부분인데요. 브런치 작가가 되기 위해선 가급적이면 '기획의도'가 있는 글을 쓰시는 것이 합격을 부를 수 있습니다. 이건 제가 브런치 작가 합격하기 코칭을 진행하면서 수상생 분들의 사레를 통해 체득한 합격 팁인데요.


우리가 일반적으로 책이나 잡지를 볼 때 글을 읽습니다. 이러한 매체에는 작성자 혹은 기획자의 '의도'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한 방향 혹은 주제로 책을 써야지'라는 생각 혹은 '~한 내용으로 글을 구성해봐야지' 결정하는 것이 바로 이에 해당하죠. 따라서 만약 브런치 작가에 여러 번 도전하는 데도 계속 떨어진다면, 자신의 글에 기획의도가 담겨 있는지 한 번쯤 고민해보세요.


기획의도란 별 게 아닙니다. 내가 쓴 글을 읽게 될 독자들은 대체로 어떤 사람들 일지 고민해보고, 독자들이 좋아할 만한 소재 중에서도 지금까지 내가 경험한 것들과 접점이 있는지 생각해보는 것입니다. 그런 다음 접점에서 출발해 이 글을 읽게 될 독자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해주고 싶은지 또는 어떤 교훈을 일깨워 주고 싶은지 그것도 아니면 어떤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싶은지 여러 방향으로 고민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들을 한 데 모아 글을 쓰는 것이죠. 이것이 바로 기획의도입니다. 그리고 이 기획의도가 들어가 있을 때, 아무리 글 솜씨가 없는 분이라도 글이 '글'로서 태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이만 마치며


오늘은 저의 브런치 작가 실패 기를 들려드리며 브런치 작가 한 번에 합격할 수 있는 팁을 간단히 알려드렸는데요. 다음에는 코칭 경험, 자료 조사를 토대로 브런치 작가 불합격 사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tienne-girardet-EP6_VZhzXM8-unsplash.jpg 출처: Unsplash(하루 빨리 브런치 작가가 되셔서 여러분만의 스토리를 들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