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눈이 멀까? YES or NO

[연애 실험: 블라인드 러브(Love is Blind)]

by 남수돌

과연 사랑에 눈이 멀 수 있을까

사랑을 하면 눈이 먼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 되어버린 까닭에 누구도 증명하지 않았던 이 질문에 넷플릭스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바로 '연애 실험: 블라인드 러브(Love is Blind)'라는 리얼리티쇼로 말이다.

11.PNG 출처 : https://www.netflix.com/kr

결혼을 원하는 30명의 남녀가 실험 참가자로 등장한다.

열흘 동안 피실험자들은 인터넷이 되지 않는 공간에서 합숙하며 외부와 단절된 채 자신의 짝을 찾아야 한다. 상대방의 가정환경, 직업, 나이, 인종, 외모 등이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Pods]라는 개인 공간에 들어가 이성과 대화만으로 데이트를 할 수 있다. 대화를 통해 가장 잘 맞는 이성을 찾은 후, 남성과 여성 중 한 명이 청혼하게 되면 그제야 약혼을 통해 직접 만날 수 있다.

2.PNG 포드(pods)의 모습/ 출처 : https://www.washingtonpost.com/

포드 안에서 그들은 서로의 감정을 공유한다.

지난 연애들이 어떻게 끝났고 이제는 어떤 사람을 만나고 싶은지 소개팅 단골 소재부터, 이혼 가정에서 자라 힘들었던 어린 시절과 연인에게 상처 받았던 지난 과거까지 포드 안에서 참가자들은 모든 것을 공유한다. 그들의 말을 빌리자면, '영혼의 짝'을 찾기 위해 노트 한 권과 연필 한 자루, 이따금씩 술 한잔을 들고 모두와 한 번씩 대화를 이어나간다. 그러면서 교감할 수 있는 상대방을 찾아내어 그들과 더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며 울고 웃는다. 2018년 10월 애틀랜타에서 첫 촬영을 시작한 이후로 38일 동안 총 여섯 커플이 탄생하고 약혼하였으며, 멕시코 칸쿤으로 여행을 떠났다가 돌아와 결혼식을 올리며 마무리를 했다.


[연애 실험 : 블라인드 러브]의 관전 포인트

1. 참가자들 모두 개성 강하지만, 사랑 앞에서 서로 맞춰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3.PNG 출처 : https://www.washingtonpost.com/

Cameron Hanilton(28)&Lauren Speed(32)

인종도, 가정환경도, 사는 곳도, 성격도 다르지만 이들은 정말 천생연분 같았다. Lauren은 독립적이고 활동적이지만 부모님의 이혼으로 상처를 갖고 있는 반면에, Cameron은 소방관 출신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과학자로 지적이지만 감성적이며 열정적으로 사랑한다. 그래서 Lauren이 가지고 있는 상처를 보듬어 줄줄 알고 동거 경험이 없는 그녀를 위해 결혼식 전까지 함께 사는 내내 그녀의 생활방식에 최대한 맞추려고 노력한다. Lauren이 결혼에 자신 없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Cameron이 그녀를 이해하면서도 결혼을 갈망하며 초조해하는 모습을 보며 그가 얼마나 그녀를 사랑하는지 느낄 수 있었다.


2. 대본 없는 극적인 전개 덕분에 지루할 틈이 없었다.

Love-Is-Blind-Diamond-Carlton.jpg 출처 : https://www.thecinemaholic.com/diamond-jack-carlton-morton/

Carlton Morton(34)&Diamond Jack(28)

이 둘의 만남과 헤어짐을 보며, '아 이 프로그램에는 진짜 대본이 없겠구나' 싶었다. 처음 Carlton이 등장했을 때 예사롭지 않은 패션 스타일과 말투, 행동들 때문에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는데 그는 양성애자였다. 프로그램 극초반일 때부터 인터뷰에선 본인이 양성애자이기 때문에 상대방이 그로 인해 상처 받을까 걱정된다는 말을 했지만, 결국 Diamond 에게는 약혼 후에 진실을 밝혔다. 둘 사이에서 이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없을 텐데, 이제야 얘기한 주제에 Diamond가 화를 내니 너도 똑같은 사람이었다며 욕을 해대는 Carlton의 모습에 실망이 컸다. 이렇게 싸우고 헤어지는 건가 싶었는데, 칸쿤에서 이들은 이별을 택했다. 프로그램 전반적으로 큰 반전은 없었지만 결혼식 끝까지 모든 커플이 결혼할지 말지 알 수 없는 전개를 이어나간 덕분에, 한 화도 빼놓지 않고 정주행 할 수 있었다.


3. '결혼'에 대한 미국인들의 사고방식이나 문화를 엿볼 수 있었던 기회였다.

3333.jpg 출처 : https://www.digitalspy.com/

Giannina Gibelli(25)&Damian Powers(27)

참가자들 모두 결혼을 원하기엔 나이가 어리다고 생각했다. 특히 여성 참가자들 중에서 나이가 가장 어린 편에 속한 Giannina가 왜 결혼을 갈망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는데, 프로그램을 다 보고 난 후 조심스레 추측을 해봤다. 미국인들도 [결혼=안정적인 삶]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닐까. 게다가 Giannina는 감정 기복도 심하고 이민자 출신이기 때문에 미국인과의 결혼을 통해 안정적인 삶을 간절히 바라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333333.PNG 출처 : https://www.buzzfeed.com/

Jessica Batten(34)&Mark Cuevas(24)

Love is Blind 공식 계정에 가면, 댓글의 2/3가 Jessica에 대한 욕+사랑에 눈먼 사람은 바로 Mark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서로에게 이 둘은 인연이 아닌 악연이었던 것 같다. 10살이란 나이 차이뿐 아니라, 직업, 사회적 지위 모두 다른 이 둘은 시청자인 나도 인연을 이어가는 게 어려울 거라 예상할 수밖에 없었다. Jessica가 여러 가지 문제로 Mark에 대해서 고민하는 모습을 보며 어느 정도 이해는 됐지만, 그럴 거면 Mark를 선택하지 말지 라는 아쉬움도 컸다. 걸국 결혼은 개인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진리라는 것을 깨닫게 해준 커플이었다.


소개한 커플 외에도 두 커플이 더 있다.

pjimage-2020-02-28t133638.708.jpg 출처 : https://heavy.com/entertainment

Kelly Chase(33)&Kenny Barne(27)

eeeee.jpg 출처 : https://globalnews.ca

Amber Pike(26)&Matt Barnett(27)


위 커플은 프로그램 말미 무렵, 아래 커플은 프로그램 내내 긴장을 놓을 수 없게 만들었다. 특히 Matt는 할 말이 없다..... Matt 우유부단한 성격의 끝판왕. 그런 점에서 Amber와 찰떡궁합인 것 같다.

결혼을 하면 모든 게 바뀌는 것 같다. 새로운 인생 뒤엔 뭐가 있을까?

프로그램에서 Rauren이 한 말이다. 그녀의 말처럼 결혼이란 인생의 제2 막장 뒤엔 뭐가 있을지 아무도 모른다.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수 있는 게 결혼이라 생각한다. 사랑에 눈이 멀 수 있을까 라는 실험을 통해 결혼식을 치르게 된(실제 결혼했는지 여부와는 관계없이) 여섯 커플 중 한 명 빼고는 사랑에 눈이 멀 수 있다고 대답했다. 분명 이 실험 3년 안에 우리나라에서도 똑같은 포맷으로 프로그램을 할 것 같다. 그때가 되면, 미국판이랑 한국판이 비교해가면서 보는 재미가 쏠쏠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