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빛날 Apr 01. 2024

쓸모없는 게 없다.

글을 쓰다가 막히면

써 놓은 글을 편집하다가 덮었습니다.

아무것도 없으면 그냥 써 내려가면 되는데 이미 써 놓은 글을 편집한다는 건 에너지가 2배 이상 들어갑니다. 정리가 되지 않습니다. 편집장님들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 페이지도 되지 않은 글을 이틀째 붙잡고 있다가 다시 멈추었습니다.

이 상황을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새로운 글쓰기로 머릿속을 정리합니다. 열을 식힙니다.


건축 인테리어도 그럴까요?

재건축이 더 힘들겠지요. 그럴 것 같습니다. 건축, 인테리어 전문가도 아니지만요.

바닷가 모래로 두꺼비 집을 지을 때의 기억이 떠오르네요.

처음 모래로 집을 지을 때 신이 나잖아요. 이런저런 모양에 바닷물을 적당한 비율로 섞어 요리조리 만들면 재미있습니다.

모래로 지은 집은 파도가 치면 무너집니다.

바닷물을 과하게 섞어 비율이 적당하지 않아 무너집니다.

속상함에 울어버리지 않았나요?

저는 그랬습니다. 소꿉놀이 한창이었던 어린 시절에요.

성인이 되어서는 모래로 찜질해 보겠다고 몸을 덮었습니다. 무너지면 울지는 않았습니다.

성질을 내지요.


백지가 차라리 낫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닌 경우도 있지만 글쓰기는 그렇네요.

잠시 눈을 감고

잠시 눈을 뜨고

멍하니 있습니다.


컴퓨터 모니터 앞에 앉아 화면을 봅니다.

커서가 깜빡깜빡하네요.

같은 속도로 깜빡입니다.

주인의 손가락이 언제 움직이더라도 기다려주는군요.

고맙습니다. 깜빡임을 멈추지 않아서요.


때가 되면 편집하다 만 글을 열어보겠지요.

고맙게도 그 글은 주인을 기다려 줄 겁니다.

새로운 글로 탄생되는 순간을요.

너무 늦지 않게 맑은 머리로 다시 접근해 보렵니다.

덕분에 소재 하나 얻어 글을 씁니다.

어느 것 하나 쓸모없는 게 없습니다.



                     

by 빛날 ( 프렌치프라이가 되기까지 결코 쉽지 않음을... )
매거진의 이전글 서로 뜻이 맞아 사이가 좋은가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