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

by 빛날

직업이 없는 사람을 백수라고 한다.

요즘 뭘 하냐고 물어보면 글을 쓰고 있다고 한다. 주변에 나를 아는 사람이 있으면 '작가'라고 대신 말해주는 고마운 일도 간혹 있지만 직업이라는 게 수입을 얻는 일인데 글을 써서 들어오는 수입은 없기에 고로 나는 백수다.


백수가 과로사한다는 말이 있다던데 정말 바쁘다. 직장이 있을 때는 정해진 시간에 근무를 하고 그 외 시간을 글을 쓰고 사람을 만나는데 출근할 직장이 없으니 모든 시간이 다 예전 그 번외의 일을 한다.

시간에 얽매임이 없으니 간혹 자신의 일을 부탁하는 사람도 있고 같이 놀아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휴가를 같이 보내자는 연락도 받는다.


직장 다닌다고 미뤄놓은 일들을 하고 부탁받은 일, 가족을 만나고 같이 휴가를 보내다 보면 시간은 휘리릭 지나가 있다.

'글 쓰기에 몰입해보자!'

작정을 하고 마음도 다지고 준비가 되었다. 요이 땅!


변수. 날씨는 예상하지 못했다. 역사적인 기록을 세우며 폭우가 내렸고 결국 엄마집으로 피신을 했고 집으로 돌아와 정비를 하니 폭발적인 무더위에 해충과 잡초는 풍성해진다. 날뛰는 해충을 잡으니 다시 쏟아지는 비.

집 가구 배치도 다시 하고 만날 사람 다 만나고 여행도 미리 다 다녀왔는데 일상이 변수의 연속이라......


어제는 무성한 잡초를 수레 한가득 뽑았다. 낫과 호미. 훌륭한 도구다. 면티셔츠를 입은 등은 땀으로 흠뻑 젖고 얼굴은 이마에서 눈 코 턱을 거쳐 뚝뚝뚝 떨어진다.

갑자기 '피땀눈물'이라는 노래를 불렀던 BTS가 생각난다. 나는 땀만 흘려서 작가로 성공하지 못하고 있나?

피와 눈물을 어디서 담아야 하나........


그냥 하루를 살기로 한다. 해야 할 일 하고 글 조금 쓰고.

작가라고 매일 글만 쓰는 건 아닐걸....

by 빛날 (땀으로 얻은 수고는 몸이 땅이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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