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은 힘이 세다.
감기에 걸렸다.
그 녀석의 존재를 내 몸 세포가 기억하지 못할 만큼
오래전 이별을 했기에
대처 방안이 부실했다.
조금 괜찮으면 움직이고 움직였다.
하루 지나고 감기와 거의 안녕이라 여겼다.
이틀 지나고 역시 건강한 내 몸에 자부심을 느꼈다.
완전 일상으로 돌아온 듯 몸을 마구 휘둘렀다.
삼일째
온종일 침대에 누워있다.
등은 지진으로 갈라지듯 몸이 쪼개지고
머리 왼쪽 앞, 뒤통수는 혹부리 영감의 혹처럼 두통을 달았다.
몸에서 한기가 빠졌다가
나중에는 땀이 났다가
몸은 자웅동체처럼 냉. 온탕이 존재한다.
얼굴 반이상을 가린 KF94가 찍힌 하얀 가림막 안으로 주르륵
콧물이 흘러 입안으로 들어왔는데
앗, 짜다.
콧물이 짜단 이야기는 처음 들어본 것 같은데.
내 콧물은 짤순이인가....
인중에 자리 잡았던 땀과 합체된 맛이던가.
거울을 보고 있지는 않지만 충분히 내 몰골이 상상이 간다.
누비로 된 조끼. 누비 상의를 입고
오랜 시간 누워 눌린 뒷머리와
두통으로 앞과 옆머리를 쥐어짠 머리카락을 하고
풀린 두 눈동자와
삐딱한 고개로
자판을 두드리는 내 모습은
내 인생 그림책에서 보기 드문 그림이다.
감가 따위에 죽지 않는다며
이 통증, 온전히 느껴야 지나간다고 하다가
힘들고 지쳐서
차디찬 바람에 오랫동안 방치해서
내 몸에게 미안하다고 미안하다고 빌다가
한 번의 기침에
침대에 대자로 누워있던 육중한 몸이
공중에 튀어 올랐다.
아.
기침은 힘이세구나.
기침 한 방에 몸이 공중으로 뜬다는 것을 알고 기록을 위해 냉큼 책상 앞에 앉은
나는 작가다. 흐흐흐. 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