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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실 Sep 27. 2019

동네꽃#21 개양귀비(꽃양귀비).. 여름을 기억하며

보태니컬아트 수채화로 그린 개양귀비(꽃양귀비)

양귀비(Poppy)와 개양귀비(Flanders Poppy)는 서로 다른 식물이다. 양귀비는 마약법에 의한 규제로 허가 없이 키울 수 없기 때문에 우리가 흔하게 보는 꽃은 보통 '꽃양귀비'로 불리는 개양귀비이다.


개양귀비는 유럽이 원산지인 귀화식물로, 관상용으로 많이 심지만 씨가 날려 스스로도 잘 번식한다고 한다. 동네에 잘 가꿔진 꽃밭에 하늘하늘 곱게 피어 있던 개양귀비 꽃은 6월 중순에서 말까지 잠깐 활짝 피었다가 씨방만 남긴 채 모두 사라져 버렸다. (정말 잠깐만 볼 수 있는 꽃이다.)

개양귀비. 2019.6.27. 동네 꽃밭에서

보통 축제나 행사장에서 보는 개양귀비 꽃은 대부분 붉은색인데, 우리 동네 꽃밭의 개양귀비 꽃들은 빛깔도 모양도 다양해서 더 예뻐 보였다.

2018.5.19. 제주 렛츠런팜 개양귀비 밭에서

꽃잎이 하나 둘 떨어진 개양귀비 꽃의 모습은 마치 춤을 추는 듯한 역동적인 느낌이어서 특이하면서도 아름다웠다.

꽃잎이 한, 두 장씩 떨어져 나간 개양귀비 꽃들. 2019.6.27. 동네에서 촬영

그리고 흔한 붉은색이 아닌 분홍색, 흰색 개양귀비 꽃들은 아름다움에 우아함까지 뽐내고 있었다.

분홍색과 흰색의 개양귀비 꽃들. 2019.6.27. 동네에서 촬영

사실, 이번 '개양귀비' 그림 작업은 이 꽃들의 사진을 찍고 나서 바로 시작되었는데, 지금에서야 그림을 완성하는 바람에 이렇게 글이 늦어지게 되었다.


빛깔이 조금씩 다른 활짝 핀 세 송이의 꽃, 봉오리 한 줄기, 씨방만 남은 꽃줄기 이렇게 구성(composition)을 하여 작은 종이에 먼저 대강의 스케치를 해보았고, 다시 컴퓨터를 이용하여 꽃 사진을 배치해보는 방법으로 좀 더 쉽게 스케치 작업을 완성할 수 있었다.

구성(대강 스케치) -> 컴퓨터로 사진을 배치하여 구성(Lim 선생님 도움) -> 연필 스케치(아웃라인 작업)

보통 때보다 이번 그림은 사이즈가 크다. 그림 상의 꽃의 크기는 실제 크기보다 1.5배 정도 큰데, 꽃잎의 표현을 좀 더 세밀하게 하려는 의도였다.

주로 태블릿PC를 보고 그렸지만 세밀한 묘사를 위해 PC 모니터를 보면서 그리기도 했다.
개양귀비 그림 작업 모습

이렇게 크게, 세밀하게 그리려다 보니 작업이 오래 걸리기도 했고, 뜨거운 여름과 추석을 지나면서 그림에 시간을 잘 할애하지 못한 점도 작업이 늦어진 이유이다.


여름꽃을 여름에 완성하지 못하고 가을에 완성하게 되어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완성의 기쁨은 언제나 크다.

개양귀비. 2019. 9. 27. by 까실. (370 X 520mm, 종이에 수채물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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