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태니컬아트 수채화로 그린 개양귀비(꽃양귀비)
양귀비(Poppy)와 개양귀비(Flanders Poppy)는 서로 다른 식물이다. 양귀비는 마약법에 의한 규제로 허가 없이 키울 수 없기 때문에 우리가 흔하게 보는 꽃은 보통 '꽃양귀비'로 불리는 개양귀비이다.
개양귀비는 유럽이 원산지인 귀화식물로, 관상용으로 많이 심지만 씨가 날려 스스로도 잘 번식한다고 한다. 동네에 잘 가꿔진 꽃밭에 하늘하늘 곱게 피어 있던 개양귀비 꽃은 6월 중순에서 말까지 잠깐 활짝 피었다가 씨방만 남긴 채 모두 사라져 버렸다. (정말 잠깐만 볼 수 있는 꽃이다.)
보통 축제나 행사장에서 보는 개양귀비 꽃은 대부분 붉은색인데, 우리 동네 꽃밭의 개양귀비 꽃들은 빛깔도 모양도 다양해서 더 예뻐 보였다.
꽃잎이 하나 둘 떨어진 개양귀비 꽃의 모습은 마치 춤을 추는 듯한 역동적인 느낌이어서 특이하면서도 아름다웠다.
그리고 흔한 붉은색이 아닌 분홍색, 흰색 개양귀비 꽃들은 아름다움에 우아함까지 뽐내고 있었다.
사실, 이번 '개양귀비' 그림 작업은 이 꽃들의 사진을 찍고 나서 바로 시작되었는데, 지금에서야 그림을 완성하는 바람에 이렇게 글이 늦어지게 되었다.
빛깔이 조금씩 다른 활짝 핀 세 송이의 꽃, 봉오리 한 줄기, 씨방만 남은 꽃줄기 이렇게 구성(composition)을 하여 작은 종이에 먼저 대강의 스케치를 해보았고, 다시 컴퓨터를 이용하여 꽃 사진을 배치해보는 방법으로 좀 더 쉽게 스케치 작업을 완성할 수 있었다.
보통 때보다 이번 그림은 사이즈가 크다. 그림 상의 꽃의 크기는 실제 크기보다 1.5배 정도 큰데, 꽃잎의 표현을 좀 더 세밀하게 하려는 의도였다.
이렇게 크게, 세밀하게 그리려다 보니 작업이 오래 걸리기도 했고, 뜨거운 여름과 추석을 지나면서 그림에 시간을 잘 할애하지 못한 점도 작업이 늦어진 이유이다.
여름꽃을 여름에 완성하지 못하고 가을에 완성하게 되어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완성의 기쁨은 언제나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