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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수호 Apr 23. 2018

10 책과 와인, 함께하면 더욱 즐겁다

"와인은 마음을 열고 책은 그 속에 채운다"

술을 마시면 책 읽기가 좋아진다. 술은 상대방과의 대화를 하기 위해서 마시는 경우가 많다. 직장에서 업무를 마치고 모임에서 분위기를 돋구기 위해서 우리는 술을 마신다. 과거 우리 사회는 술이 대인 관계를 결정하는 중요하는 요소였다. 지금도 그러한 우리 문화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술을 잘 마시지 못해서 소주는 몇 잔만 마시면 얼굴이 붉어지고 몸도 힘들어진다. 가볍게 마시는 맥주 조차도 그런 증상이 나타난다. 술을 마시면 좋은 이유는 기분이 풀린다. 물론 스트레스 해소 목적으로 마시는 것은 감정을 격하게 만들기 때문에 좋지 않다. 필자는 그런 경험 때문에 그런 상황에서 절대 마시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술은 기분 좋은 때 그런 감정을 느끼기 위해서 함께 즐기면서 마신다.     


술은 적당히 마시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낸다. 특히 우리의 감성을 풍부하게 만든다. 평소에 억눌렸던 감정을 해소하는데 긍정적이다. 술과 성에 대해서 고대 그리스의 아테네의 대표적 희극작가인 아리스토파네스는 ‘술은 사랑을 싹 틔우는 우유’, 그리스 비극 시인인 ‘에우리피데스’은 ’술이 없는 곳에는 사랑도 없다’고 했다. 


이처럼 술은 우리의 가장 말초적인 성을 자극하고 흥분시킨다. 생리학적으로 중추 신경을 자극하여 이성의 감정보다는 본능적인 감성을 촉진시킨다. 지나치면 성적 쾌락으로 빠질 수 있기 때문에 과음을 주의해야한다. 이것이 일반적인 술에 대한 우리의 생각이다. 


필자는 술에 대한 부정적인 효과보다는 긍정적인 측면에서 볼 때 삶의 윤활유라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심리적으로 긴장을 해소시켜주고 사회적인 관계를 부드럽게 만들기 때문이다. 


어떤 환경에서 책을 읽는가? 독서와 어울리는 물건은? 커피, 카페, 조용한 분위기 등이 연상된다. 일반적인 독자들에게 술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술을 한 잔하면서 책을 읽을 수 있을까? 필자는 맥주나 와인 같은 낮은 도수에 술은 책읽기에 전혀 방해가 되는 않는다는 것을 경험했다(과음은 아닌 개인마다 적당하게 마신다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 


특히 맥주보다는 와인이 독서와 잘 어울린다. 그 이유는 와인이 양보다 질을 우선하는 술이기 때문이다. 맥주는 질보다 양으로 마신다. 가격이나 알콜 도수는 음주가에게 전혀 부담이 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와인이 맥주보다 가격이 비싸지만 혼자서 서너 잔 이상(또는한 병) 마시지 않는다. 처음부터 음주의 양이 정해져있는 셈이다.  


와인은 우리가 흔히 접하는 술 중에서 독서를 위해 즐길 수 있는 가장 좋 술이다. 가장 큰 이유는 많이 마실 필요가 없는 한 두 잔이면 족하다. 글래스에 담긴은 와인은 한 번 다 마시지 않는다. 처음에 한 모금 마시고 맛과 향을 음미하면서 책을 읽어간다. 와인과 잘 어울리는 책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의 생각을 많이 이끌어내는 인문 서적이 좋다. 그 이유는 고전 문학이나 철학 등 의식적인 사고나 긴장감이 필요한데 한 모금의 와인은 그런 마음의 족쇄를 풀어주기 때문이다.      

함께 책 읽기에도 와인은 분위기 메이커다. 와인을 마시며 독서 모임을 진행한 적이 있다. 생활 위주의 주제를 이야기하는 모임과 달리 참가자들은 주로 책 내용 중심으로 서로 의견을 나눈다. 그렇지만 술을 많이 마셔 전혀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모임이 진행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한 두 잔의 와인만 마시기 때문이다. 


와인은 술이다. 하지만 다른 술처럼 마셔야 한다는 강박 관념이 없다. 와인은 마시기 전부터 참석자의 마음을 정서적으로 흥분시킨다. 독서 모임은 책 내용을 서로 나누는 대화 시간이고 와인은 감정을 풀어주고 가볍게 만들어 모임 분위기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만들어준다.     


혼자 책 읽는 시간도 전혀 외롭지 않다. 와인 한 잔이 책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주고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내 마음을 열어주기 때문이다. 결국 와인이 마음을 열고 그 속에 책으로 마음을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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