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초월하는 삶의 지침서
한 번 쭉 읽어본 느낌은 마음에 와 닿는 것이 곳곳에 있지만 쉽게 읽히는 내용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 책은 자신의 삶을 빗대어 생각해야 한다. 아직도 고전 명저에 대한 번역본이 출간되는 일은 독자 한 사람으로 반가운 일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그리스 원전을 그대로 번역했다는 점에서 호기심과 흥미가 생겼다.
독서 후 이 책에 대한 느낌은 한마디로 ‘시대초월 인간의 삶의 지침서’다. 지금까지 출간된 인생론에 대한 작품들은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예를 들면 논어나 맹자도 그런 부류의 책들이다. 이제는 건강을 위한 다양한 음식을 섭취하듯 정신 건강을 위해서 도움이 된다. 세상을 바라보는 나의 시각을 폭넓게 만드는 것은 중요하다. 책 또는 사람들과 대화 등 방법은 다양하다. 가장 쉬운 방법은 독서다. 이런 의미에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명상록’은 로마의 위대한 권력자 중 한 사람을 직접 만나 그 분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제는 책을 살펴보자. 독서가 소중한 이유는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독자가 처한 시공간에 따라 그때그때 의미가 다르게 다가온다. 그것이 바로 독서의 가장 큰 매력이다. 이 책은 그런 점에서 50대 중년인 나에게 의미가 있다. 달리 말하면 평범한 한 50대 중년이 느낀 ‘명상록’의 주제가 될 수 있다.
독자의 나이 또는 세대별로 이 책에 펼쳐진 기록은 다르게 다가온다. 나는 50대 중년이다. 이제는 인생 후반기를 출발점에 서 있는 준비생이다. 20~30대와 사뭇 다른 입장이다. 그렇기 때문에 첫 장을 펼친 순간부터 “삶을 전체적으로 바라보는 관점”이나 “어떻게 그 자신에 정리하고 우리에게 조언할까?”라는 질문을 마음속에 담아둔 채 책을 읽기 시작했다.
우선, 통독으로 정리한 인상에 남는 구절을 살펴보자. 노년에 대한 조언이다. 제3권에서 “사람은 노년이 되면 신체 기능보다 상황을 판단하는 추론 능력이 일찍 퇴화되기 때문에 긴장해야 한다(3-1)”고 말한다. 정신 기능 감소에 대한 일종의 경고다. 주변에서 흔히 노년기에 신체 능력 뿐만 아니라 치매등 정신 질환이 크게 문제되는 현재 상황에서 어쩌면 나이가 들면서 주의해야할 사항이다. 특히 “사물을 올바르게 판단하고 이해하는 능력은 죽음보다 더 일찍 사라진다”는 지적은 다시한번 노년기의 건강에 대해 되새길 만하다.
삶의 전환기에 대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이렇게 말한다. “이 세상에서의 삶으로부터 퇴각하라는 신호가 나면 아주 기꺼이 물러나라. 늘 쾌활함을 잃지 말고 외부의 도움 없이 네 자신의 힘으로 해나가며, 다른 사람이 주는 편안함을 물리치고 스스로 서라. 네가 스스로 바르게 서야하고, 남의 도움을 받아 서거나, 남이 너를 바르게 세우게 해서는 안 된다(3-5)”
저자는 로마의 5현제의 마지막 황제이며 로마 태평성대의 최고 권력자로서 삶에 대한 회한을 표현하는 내용이다. 특히 정년을 맞이하는 직장인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이 문장에서 눈에 띄는 내용은 ‘신호’, ‘쾌활함’, ‘스스로’이다. 내가 물러날 때를 알고 그렇지만 스트레스 받지 않고 오히려 긍정적으로 스스로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다(은퇴를 앞둔 이들에게).
제5권에서 날이 밝은 아침 잠자리에서 일어나기 싫을 때는 다음과 같이 생각하라 말한다. “나는 인간으로서 해야 할 일을 하기 일어나는 것이다. 나는 그 일로 태어났고 그 일을 위해 세상에 왔는데 여전히 불평하고 못마땅해 하는 것인가. 나는 침상에서 이불을 덮어쓰고서 따뜻한 온기를 즐기려고 태어난 것이 아니지 않느냐. 하지만 침상에서 이렇게 빈둥거리는 것이 좋은데 어찌하란 말인가(5-1)”
매일 아침 잠자리에서 몸부림치는 일상에서 한 인간으로서 고뇌를 엿 볼 수 있다. 특히 마지막 문장은 자신의 소명을 이루기 위해서 일어나야 하지만 따뜻한 이불 속이 얼마나 좋은지 밝힌 내용에서 저자도 우리와 같은 인간이구나 하는 연민의 정도 느낄 수 있다.
행운에 대한 저자는 언급도 눈에 띈다. “내가 무엇을 해도 행운이 따르는 때가 내게 있었다. 하지만 진정한 행운은 네 자신이 정하는 것이다. 진정한 행운은 혼의 선한 성향, 선한 충동들, 선한 행동들에 있기 때문이다(5-36)” 바로 진정성에 대한 강조다. 최근에 ‘이타주의’에 대한 관심이 높다. 본인에게 더 나아가 타인에게 행해지는 진정성 있는 행동은 결국 자신에게 행운으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통찰력을 강조하는 부분도 있다. “어떤 것이든 그 속을 꿰뚫어보라. 어떤 것이든 그것이 지닌 특별한 속성이나 가치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6-3)”
“너의 마음을 즐겁고 기쁘게 하고자 한다면, 네가 함께 어울리는 사람들의 좋은 점들을 떠올려보라.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성품 속에서 여러 가지 다양한 미덕들이 여기저기에서 많이 나타나는 것을 생각해 볼 때만큼 즐겁고 기쁜 때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런 것들을 늘 너의 머릿속에 간직해두라. 다른 사람이 하는 말을 귀 기울여 듣고 가능한 그 사람의 입장이 되는 보는 것이 너의 몸에 배게 만들어라.” 이와 같이 주변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며 즐기는 삶의 조언도 되새길 만한 하다.
“사람들은 어떤 다른 사람들을 기쁘게 해 주려고 하고, 어떤 수단들을 사용해서 어떤 목적들을 이루고자한다. 하지만 그들이 마음에 둔 사람들과 수단들과 목적들이 얼마나 허망한 것들인지 생각해라. 시간은 아주 신속하게 그 모든 것들을 흔적도 없이 휩쓸어 버릴 것이고 이미 무수히 많은 것들을 휩쓸어가 버렸다(6-59)”
<2편에서 계속>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