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와인, 이렇게 즐겨라
책 속에 담긴 지식을 아는 것은 와인 속에 숨어있는 맛과 향기의 비밀을 찾아내는 것과 같다. 단순하고 분명하다는 것(Simple and Clear)은 복잡하고 심오한 내용이나 사상을 끊임없는 생각을 해내는 과정을 거친 결과물이다. 자연에서 생산되어 인위적인 여러 과정을 거쳐 만들 것은 우리 주변에 많이 있다.
특히 우리가 먹는 음식은 발효 등의 과정을 거치면 처음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전혀 다른 성질의 맛을 전해주기도 한다. 그러한 대표적인 음식 중의 하나가 술이다. 전 세계에는 수많은 종류의 술이 생산되고 즐기고 있다.
그중에서 세계인에게 보편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와인(wine)이다. 포도라는 과실에서 태어나는 와인은 복잡한 과정을 거쳐 생산되는 단순화된 대표적인 자연의 결과물이다. 와인의 붉은 색은 우리에게 식욕뿐만 아니라 의욕을 북돋워 주고 와인의 투명한 황금빛은 소유하고 싶은 신비함을 느끼게 한다. 포도의 단순함은 여러 발효과정을 거치면서 더욱 다양하고 오묘한 맛과 향기를 제공한다.
그러나 누구나 그 맛과 향기를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와인 속에 감추어진 그들은 마시는 이의 지식(知識)과 경험이 있어야 소유할 수 있는 그들만의 특권이다. 와인 고유의 맛과 향기를 알기 위해서 얼마나 알고 마셔야 하는가? 하루에 수백 권씩 쏟아지는 책 중에서 지식서(知識書)를 찾아 진정한 나의 지식(智識, 지혜롭게 생각하고 앎)으로 만들기 위해서 어떻게(How), 무엇을(What) 얼마나 읽어야 할까?
와인의 맛과 향기를 알기 위해서 들이는 노력은 단순히 와인을 즐기는 이상이다. 책도 마찬가지다. 이제는 자신의 삶에 대한 지식(智識)으로 만들기 위한 책 읽기가 필요한 시기이다. 독서는 이제 단순한 취미에서 벗어나 일상생활의 습관이 되어야 한다.
먼저 책 읽기 습관을 위해서 책부터 사야 한다. 와인을 알기 위해서 수백 병을 마셨다는 어느 소믈리에(와인감별사, Sommelier)처럼 지식(智識)이 되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 책을 사서 내용을 펼쳐봐야 한다.
와인을 단순히 술로써 마시는 것보다 그 속에 숨겨진 맛과 향을 제대로 즐기려고 할 때, 우리의 상상력은 향상된다. 책 속에 담긴 지식(知識)을 알려고 할 때, 삶의 지식력(智識力)은 더욱 커질 것이다. 일상생활이 점점 편해지는 만큼 생각하는 능력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 이제 우리는 생각하는 힘을 키워서 삶의 지식력(智識力)을 높여야 한다. 책은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가장 좋은 재료이자 도구다.
누구나 와인에 대한 관심은 있지만 수많은 종류의 다양한 와인이 부담되어 즐기지 못한다. 책에 대한 필요성이나 책 읽기의 당위성을 아는 만큼 자신의 지식(智識)으로 만들지 못하는 것도 책을 대하는 우리의 현실이다.
책과 와인, 그곳에 담긴 맛과 의미를 어떻게 즐길 수 있을까? 와인리딩이 그 두 가지의 지적 호기심을 채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와인, 이렇게 즐겨라
와인은 술이다. 와인은 아는 만큼 즐겁다. 그러나 다른 술보다 많이 마시지 않는다. 그 이유는 너무도 다양해서 그렇다. 한편으로 우리에게 너무 많은 사전 지식을 요구한다. 술 종류가 많아서 마치 공부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런데도 와인은 단순히 마시는 술이 아닌 문화로 즐긴다.
와인은 마실 때 함께 즐길 수 있는 음식 궁합을 생각해야 한다. 다른 술처럼 음식을 준비해서 마실 순 있지만, 와인을 제대로 즐기려면 와인과 음식의 조합을 생각해야 한다. 레드와인은 지방이 많은 고기류, 화이트 와인은 그 외 음식과 함께 마신다. 그런 것을 꼭 지켜야 하는 규칙은 아니지만, 일반인들이 쉽게 즐길 수 있는 와인 상식이다.
와인은 매우 복잡한 과정을 거쳐 탄생한다. 그것의 원료인 포도의 품종은 다양하다. 같은 품종이라고 하더라도 재배되는 토양의 상태나 기후의 상태에 따라 와인의 특성이 달라진다. 수확 후 숙성 과정에서 어떤 과정으로 처리하느냐에 따라 와인의 맛과 색깔이 달라진다. 그렇기 때문에 와인을 알아야 제대로 맛을 즐길 수 있다.
복잡할수록 처음 접하기는 어렵지만 한 번 알아두면 유용한 지식이 된다. 일반인들에게 와인은 다른 술보다 과음하지 않는다. 낮은 알코올 도수가 원인이기도 하지만 발효주라는 특성도 있지만, 그만큼은 우리가 와인을 잘 알지 못한다는 방증이기도 한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잘 모르면 하지 않는다. 익숙할수록 습관적으로 자주 한다. 음식도 마찬가지다. 입맛에 길든 음식만 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래서 어릴 적의 식습관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와인을 즐기기 위한 첫 번째 방법은 시중에 나와 있는 와인 입문서나 인터넷에서 기본적인 와인 상식을 찾아 읽어보는 것이다. 와인에 대한 정보나 지식은 생각보다 쉽게 얻을 수 있다. 지식은 어렵지만 접근하기는 뜻밖에 어렵지 않다.
두 번째는 직접 사서 마셔야 한다. 시중의 대형마트에 가면 다양한 종류의 와인을 얼마든지 구매할 수 있다. 가격도 몇천 원대부터 부담 없이 살 수 있도록 다양하다. 1주일에 한 번 정도 한 병의 와인을 사서 마시는 것부터 시작하면 좋다.
세 번째는 와인을 마실 때, 특성을 살펴본다. 예를 들면 색깔, 맛 그리고 향을 생각해본다. 일반인들에게 색과 맛은 쉽게 구별할 수 있지만, 향은 전문 소믈리에가 아니면 어떤 향을 품고 있는지 구분하기 쉽지 않다. 다양한 향기의 종류는 알 수 없지만, 우리의 후각을 자극하면서 생각할 기회를 갖게 해 준다는 점에서 와인은 좋다.
마지막으로 와인을 마시면서 느낀 점이나 특징을 한 번 적어본다. 와인에 대한 기록을 남기는 것이다. 무엇인가를 적는다는 것은 쉽지 않지만, 메모도 상관없다. 와인의 색, 맛, 향, 그리고 함께 한 음식 종류, 분위기 등 모든 것을 다 기록하면 더욱 좋다. 그러면 한 병의 와인이 나에게 하나의 존재로 만들어진다. 그럴 때 와인을 마시는 것에서 즐기는 대상으로 존재 이유가 바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