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ck with Classic (1)
불협화음, 아날로그의 순수한 클래식 음악과 전기 악기 위주의 락 음악이 함께하면 마치 물과 기름과 같은 화학적 표현을 두고 하는 말일 수 있다. 1960년대 말 본격적으로 락음악이 태동하던 시기에 그런 불협화음에 대한 실험이 락음악의 본고장인 런던에서 진행됐다.
그 주인공은 딥퍼블(Deep Purple)로 전설적인 5인조 락그룹(Rock Group)이다. 그들은 로얄필오케스트라와 'Concerto for Group and Orchestra' 를 협연한다. 최초의 락 음악을 위한 협주곡이다. 단순히 딥퍼블의 히트 곡에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덧붙여 편곡한 음악이 아니다.
바이올린이나 피아노 협주곡처럼 팝과 심포니를 위한 음악이다. 실제로 딥퍼블의 하먼드 오르간 연주자인 존 로드가 3악장으로 작곡한 곡이다. 'Concerto for Group and Orchestra'는 존 로드가 밴드 결성 때부터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졌던 클래식과 락의 음악적 결합에 대한 실험의 결과물인 셈이다.
초연은 1969년 9월 24일에 런던의 로열 앨버트 홀에서 열렸다. 1부는 말콤 아놀드 지휘의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아놀드의 자작곡인 교향곡 제6번을 런던 초연했다. 2부는 딥 퍼플 단독 무대로 Hush와 Wring That Neck, Child in Time 세 곡이을 연주했고, 3부는 존 로드가 작곡한 이 협주곡 연주했다. 그리고 앵콜 곡으로 3악장의 후반부를 연주했다.
공연 직후 협주곡의 실황을 LP 앨범으로 발매했고, 이후 1990년에 CD로 재발매되면서 2부 연주곡 중 Hush를 제외한 두 곡이 같이 수록되었고, 2002년에는 1~3부 전체와 앵콜까지 모두 담은 한정판 라이브 앨범이 DVD-Audio와 SACD로 나왔다.
존 로드의 야심작이었던 협주곡은 연주는 좋았으나 구성이 너무 산만하는 평을 들었지만, 이안 페이스의 드럼 카덴차와 리치 블랙모어의 그 이전이나 이후에나 전혀 들을 수 없는 유일무이한 블루스 필링 가득한 끈적끈적한 기타 연주는 매우 인상적이다.
다행히도 53년전 실황연주 공연을 컬러 영상으로 볼 수 있다. 그 당시 BBC가 촬영한 영상으로 1960년대 딥퍼블의 전성기를 막 시작하는 멤버들의 풋풋한 연주 모습을 생생히 확인 할 수 있다. 요즘 레트로 복구바람이 다시 유행하는 이 시점에서 락음악을 좋아하는 7080세대에게 그 시절의 향수를 불러 일으킨다.
끝으로 클래식을 좋아하는 분들은 처음에는 오케스트라 연주를, 그리고 락 음악을 좋아하는 분들은 딥퍼블의 연주만 듣고난 뒤에 다시 여러번 반복해서 이 곡을 감상하다 보면 클래식과 락 음악이 어우려진 멋진 음악이 들릴 것이다. 그때 까지 인내심을 갖고 감상하시길 바란다. 음악에 대한 고정 관념이 사라지면서 새로운 재미가 생길 것이다.
한편 실황 공연 동영상에서 재밌는 사실은 이날 공연장에는 클래식 음악과 락음악을 좋아하는 청중들의 반응이다. 클래식 청중들은 의자가 있는 객석에서 별다른 얼굴 표정이 없지만 락 팬들은 무대 앞의 스탠딩 객석에서 흥겨운 음악에 따라 몸짓이나 흥겨운 표정을 짓는 장면이 매우 인상적이다.
먼저 각 악장별로 집중해서 몇 번씩 듣고난 뒤에 전체를 들어보면, 이 협주곡의 진정한 매력에 빠질 것이다. 락 음악이 좋다면 처음부터 인내심을 갖고 1악장부터 들을 필요는 없다. 클래식 음악을 듣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3악장부터 듣는다. 가장 락음악에 어울리는 악장이다. 기타와 드럼, 베이스, 오르간 연주의 기법을 생각하면서 오케스트라 악기와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지 곰곰히 생각해 본다. 락 음악의 역사에 영원히 남는 실황공연이다.
클래식 곡을 즐겨들었던 감상자라면, 1악장부터 오케스트라의 연주 위주로 들으면서 락그룹의 4가지 악기별로 연주만에 집중하여 감상한다. 예를들면 드럼, 일렉트릭 기타, 베이스, 오르간의 음색을 찾아 집중적으로 들어본다. 또한 얼마나 오케스트라 연주와 잘 어울리는지 아니면 어색한 불협화음인지 생각하면서 들으면 더 재밌는 음악 감상이 된다.
딥퍼블은 두 번의 그들만의 하드락 연주를 한다. 이언 페이스의 둔탁하면서 스피디한 드럼 연주, 그리고 리치 블랙모어의 자신만의 연주 스타일 뽐낸다. 로저글로버의 묵직한 베이스와 존 로드의 독특하면서 중독성의 하먼드 오르간 연주는 락 팬을 흥분시키시 충분하다. 이런 딥 퍼플 연주를 전후에서 받쳐주는 로얄 필 오케스트라의 중후하면서 강렬한 선율은 클래식 음악과 락음악의 경연처럼 느껴진다.
도입부에는 금관악기와 현악기의 빠른 전개, 딥 퍼플의 악기 연주가 이어지면서 본격적인 합주 연주를 한다. 리치 블랙모어의 일렉트릭 기타와 이안페이스의 드럼 연주는 합주곡 형태로 이 악장의 백미다. 특히 이 악장에서 딥퍼블은 70년대의 표준적인 락 음악의 전형적인 연주를 선보인다. 후반부에 목관악기인 클라리넷의 카덴자, 그리고 딥퍼플의 연주로 1악장을 마친다.
오케스트라와 팝그룹의 전형적인 연주 스타일로 먼저 오케스트라의 조용하면서 차분한 연주로 시작하고 보컬인 이언 길런의 노래와 딥 퍼플의 연주가 이어진다. 락 발라드에 오케스트라 연주가 덧입혀진 느낌이 강한 악장이다.
도입부는 금관악기와 현악기의 서정적인 선율이 펼쳐진다. 그리고 이어지는 플롯과 오보에의 영롱한 멜로디 그리고 첼로와 콘트라베이스의 묵직한 베이스 리듬이 이어지고 딥퍼블의 연주에 맞춰 부르는 이언 길런의 노래는 마치 발라드 곡을 연상시킨다. 후반부 존 로드는 멋진 하먼드 오르간 독주에 이어 오케스트라의 서정적인 현악기와 플롯 연주로 2악장을 끝마친다.
1악장이 락과 클래식 음악의 대비였다면, 3악장은 서로의 연주가 멋진 조화를 이룬다. 한마디로 이 협주곡의 백미다. 전형적인 교향곡 4악장과 같은 오케스트라의 활발하면서 빠른 음악에 하드락 연주가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 마치 증명하는 것 같다. 그래서 누구 들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는 색다른 음악을 선사한다.
도입부는 타악기와 금관악기 긴박한 리듬에 맞춰 현악기가 흥겹게 연주한다. 여기에 이어지는 딥퍼블의 연주는 락 음악의 본래 모습을 보여준다. 존 로드의 하먼드 오르간과 이언 페이스의 드럼 연주는 돋보인다. 이 악장의 연주는 빠르게 진행될 뿐 만 아니라 딥퍼플과 오케스트라의 멋진 환상적인 협주가 돋보인다. 특히 후반부 이안 페이스의 신들린듯한 드럼 독주는 앵콜곡으로 다시 연주될 정도로 이 악장에서 단연 압권이다.
딥 퍼플(Deep Purple), 그들은 하드록의 교과서이며 헤비메탈의 개척자로 락음악 역사에 길이 남을 위대한 밴드다. 마치 클래식계의 '바흐'와 같은 존재다. 1968년 영국 허트포드에서 결성했고 1976년 해산 후 1984년에 재결합해서 현재까지 활동하고 있는 영국의 전설적인 락 밴드다.
딥 퍼플은 하드록의 교과서, 헤비메탈의 개척자이자 록음악 역사에 길이 남을 위대한 밴드다. 1968년 영국 허트포드에서 결성하고 1976년 해산. 1984년에 재결합해서 현재도 활동하고 있는 영국의 전설적인 록밴드다. 1967년 제1기 딥 퍼플은 리치 블랙모어(기타), 존 로드(키보드), 닉 심퍼(베이스). 이안 페이스(드럼), 로드 에반스(보컬)가 참여한다.
한편 결성 당시부터 끝까지 멤버가 유지된 레드 제플린과 달리 딥 퍼플은 끊임없이 밴드 멤버가 바뀌었다. 이는 멤버들 사이의 음악적 역량과 합주를 중시했던 밴드의 운영 방식 때문인데 그들의 음악을 더욱 더 다채로워졌다.
1969년 강렬한 보컬을 원했던 딥 퍼플은 이안 길런을 영입한다. 그는 기본적인 성량 및 음역대가 탁월한 보컬리스트였다. 그는 특유의 미칠 듯한 고음의 샤우팅과 강혁한 파워를 가진 스크리밍 창법으로 헤비메탈 보컬리스트들의 창법에 큰 영향을 끼쳤다. 작곡과 프로듀서 능력을 겸비한 베이시스트인 로저 글로버는 이안 길런의 추천으로 합류한다.
이와 같이 딥 퍼플 2기는 1기와 달리 철저히 헤비한 하드락을 추구하면서 활동했다. 딥 퍼플 멤버들은 제대로 된 정규 음악 교육을 받거나 당시 다양한 녹음실에서 세션 녹음 및 공연 경험이 많았다. 이런 이유로 그들의 음악은 기존과 다른 엄청난 결과를 나타냈다. 이 때가 바로 딥 퍼플의 최고 전성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