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의 다이아몬드
사실 이 책을 보게 된 계기는 정말 우연이었다.
아무 생각없이 도서관에 꽂혀져 있던 신간을 집었고, 빌려온 책을 안보는 아이들과 실랑이를 벌였고
그러다 이런 책도 있었나 싶었고, 그래서 읽어보았다.
음, 동화였다. 뭔 싱거운 소린가 하겠지만, 정말로 저 말이 이 책을 설명하는 모든 것이란 생각이 든다
이 책은 동화다. 정말로 아무 꾸밈없이 아이들을 위한 동화라는 말이다.
솔직히, 고전 동화를 제외하면 새로 나오는 동화는 아무래도 이래저래 변주가 들어갈 수 밖에 없다.
아이들의 눈은 높아졌고. 다양성은 넓어진 상황에서 더 이상 모범적인 형태의 동화는
선호되기도 어렵고, 눈에도 잘 띄지 않는 것이 현실이니깐.
그래서, 이래 저래 다양한 시도가 들어갈 수 밖에 없을텐데, 그것이 가끔은 동화라는 정의,
아이들이 보는 이야기라는 대전제를 넘어서는 수준으로 가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솔직히, 글을 쓰는 내 입장에서도 변명하기 어려운 딜레마이기도 하고.
그런데, 이 작품은 그렇지가 않았다. 정말로, 왕도에 가까운 동화의 구조와 흐름을 잘 지키고 있었다.
지나치게 복잡한 기교나 억지 웃음, 시사적인 메세지는 담지 않았다.
그저, 아이들의 시선으로 아이들의 입장 그대로를 담은 아이들의 이야기였다.
그게 다다. 그리고 우리는 그런 걸 명작이라고 부를 것이다.
그래서 간만에 감탄하며 보게 된 것 같았다. 요즘 A.I와 VR에 익숙해진 아이들에게 이토록 순수한
내용을 담은 이야기를 전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정도였다. 뭐 작중에도 VR은 나오지만.
글을 쓰면서 느끼는 고민 중에 하나는 항상 내가 쓰고 싶은 것과 써야 하는 것의
간극을 좁히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동화를 쓰면서, 서술 트릭이나 언어 유희에만 집중하는 스스로를
보면서 왜 이러나 고민하게 된다. 그런 고민 중에 본 이 책은 정말로 배울 것이 많은 정석이었다.
단순히 시상 경력이나 추천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동화라는 소재에 펜을 든 사람이라면, 이 책은 꼭 한번씩 교과서적인 의미로 보길 권하고 싶다.
여기 우리가 잃어버린 동심이 아직 남아있으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