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도 깨비깨 비도비

도깨도 깨비깨 비도비

by 차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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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할 작품은 시리즈로 계속 리뷰해왔던 개똥이네놀이터 공모전 당선작 중에 마지막 작품인

도깨도 깨비깨 비도비다. 이 작품이 4회 당선작이고 현재 5회 당선작인 조조는 특별한 것을 볼 수 있어가

연재 진행중이니 현재 출간된 책으로는 가장 신간인 셈이다.


아마도 올해 11월부터 내 작품인 로봇청소기 친구도 개똥이네 놀이터에서 잡지 연재 후 내년 정도에

출간이 될 듯 한데, 다시 한번 당선에 기쁨을 만끽하고 이렇게 출중한 작품들과 같은 자리에 올라왔다는 점에

과분할 정도의 감동을 느끼며 마지막 작품 리뷰를 해보고자 한다.


작품의 시작은 주인공 달모에게 여동생이 태어나면서 시작된다.

오랫동안 떨어져 있던 엄마를 다시 만나서 좋다는 기분도 잠시, 갑자기 나타난 여동생의 존재는 지금까지

부모님의 사랑을 독차지해온 달모에게 소외감을 느끼게 만든다.


엄마랑 아빠가 여동생에게만 정신이 팔려있고, 심지어는 자기를 가장 예뻐하던 할머니 마저도

이제 자기가 할 일은 알아서 해야 한다는 말을 하는 것에 달모는 큰 실망감을 느낀다.


그리고 학교에서도 자기가 아니꼽다고 생각하는 라이벌 형범이는 사사건건 부딪치기만 하고,

자기가 내심 좋아하던 여자 아이 채름이는 형범이랑 친하게 지내는 것이 못마땅하다.


하지만 그런 불만 속에서도 상황이 달라지는 것은 없고, 할 수 있는 것은 혼자 책을 읽는 것 밖에 없던

달모는 별 생각없이 도깨비가 나오는 동화를 읽다가 우연히 침대 밑에 난 문을 발견하고

거기로 들어가자 동화 속에 나오던 세상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거기 꼬마도깨비가 있었다.


처음에는 놀라면서도 도깨비와 대화하면서 도깨비가 가진 신비한 도깨비방망이에 호기심이 생긴 달모.

그런 달모에게 도깨비는 자신의 기억을 대가로 소원을 들어주는 도깨비방망이를 빌려주겠다고 제안한다.

참고로 작품의 제목이 그 소원을 빌때 외우는 주문이다.


뛸듯이 기뻐하며 제안을 승낙한 달모, 그리고 다음날 그 도깨비방망이는 정말로 자기 앞에 존재한다.

그래서 지금까지 자신을 못살게 군 형범이에게 미술시간에 만든 작품을 망치는 소심한 복수를 한다.


그리고 그 후로도 쓸데없다고 생각한 기억들을 대가로 형범이를 골려주거나, 친구랑 노는 일에

부모님 허락을 받는 등의 용도로 그걸 사용하게 된다. 하지만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문제가 생긴다.

사소하게 생각했던 기억을 대가로 한 소원들이 생각치도 못한 부작용을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부작용은 자신에게 우호적이었던 친구들에게도 민폐로 돌아가기 시작하고.

그러면서 소외되었다고 생각한 자신이 사실은 부모님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도 깨닭는 일을

겪으면서 달모의 생각도 복잡해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결국 사건이 터진다.


더 이상 넘길 기억도 없던 달모가 대신 넘긴 미래의 기억은 어느 순간 자기 자신의 일상마저도

무너뜨리고 모두에게 민폐를 끼치는 악영향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그 사실에 충격을 받은 달모는 더 이상 그것을 악용해서는 안되고 모든 것을 되돌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연 달모는 기억을 대가로 이룬 소원의 부작용을 해결할 수 있을까?

그리고 도깨비는 그런 달모의 뒤늦은 깨닭음에 대해서 어떤 반응을 보일까?

너무나도 한국적인 정서의 왕도에 가까운 도깨비 이야기가 결말을 향해 달려간다.


내용에 대한 소개는 이 정도로 하고, 이 작품을 읽고 총 4회의 당선작들을 마무리하면서 느낀 소감은

확실히 개똥이네놀이터에서 추구하는 동화가 다른 곳들과 차별되는 초심에 닿아있고 가장 왕도에 가까운

아이들을 위한 동화라는 점을 강하게 느꼈다.


지난번 꿀꺽 쓰레기통에서도 썼지만 근래의 동화들이 다양한 장르의 믹스를 통해 여러 형태의

변주를 만들어내는 것이 트렌드인데, 여기서 당선된 작품들은 그런 변주보다는 가장 초심에 가깝고 근본적인

아이들이 읽을 동화 그 자체에 초점을 맞췄다는 생각이 강하게 드는 것이다.


이 작품도 그렇다. 전형적이지만 그래서 더 나오기 어렵고 오랫동안 되새겨져도 결이 흐트러지지 않는 이야기다.

어린이 주인공이 마주하는 환경의 변화나 성장통, 그 과정에서 고민과 갈등을 하다가 마주하는

초자연적인 존재, 그를 통해 당장은 행복하지만 점점 그게 무작정 좋지 않다는 것을 인지하는 깨닭음.

그리고 어렵지만 그것을 돌려놓고 고쳐나가는 성장의 과정.


이런 우리 아이들의 정서에서 가장 보편적이면서도 공감되고 어른과 아이 누구나가 사랑스럽게

읽어볼 수 밖에 없는 공식을 따라 이 작품도 고고하게 서사를 이어나가고 있다.


그래서 작품을 보면서 한번도 불안한 마음없이 가장 편하고 유쾌한 감정으로 독서를 이어갈 수 있었다.

사실 그렇게 간단한 이야기는 아니다. 작품에 필연적으로 요구되는 주인공의 트라우마 요소가

이 작품에서는 동생의 등장으로 인한 소외감인데, 이 부분은 아이를 키워본 부모라면 누구나가 다 공감할

간단히 해결하기 어려운 갈등요소일 것이다.


갓난쟁이를 챙겨야 하는 우선 순위 앞에서 아직 애기같은 먼저 낳은 아이의 정서는 아무래도

소외되기 마련이고 부모도 두 아이를 키워보는 건 처음이라 그런 감정의 배려보다는 나 힘들어 죽겠다고

짜증이 쌓이는 것이 어쩔 수 없는 사람이니깐.


그래서 그런 소외된다는 감정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등장하는 초자연적인 포인트가 도깨비 방망이고

그 대가가 기억이라는 점이 은근히 작품을 콴통하는 작살같은 느낌이다.


소외되었기에 추억은 더이상 필요치 않다. 동화에 나와서 무난한 느낌이지 어른들 이야기에서는 이거...

대환장 스토리 몇권은 뽑을 전제 아니던가?


그래서 은근히 어른들의 입장에서 깜놀할 달모의 선택은 동시에 그것이 현명하지 않다는 것을

스스로 깨닭고 해결방법을 찾아가는 달모의 또다른 선택을 통해 많은 감동을 느끼게 만든다.


결국 그런 과정을 거친 달모는 한걸음 더 성숙한 아이로 성장하게 되고, 그 과정을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이 바로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동화의 요소가 아닌가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그리고 달모만큼 사랑스러운 도깨비의 묘사도 제법 감탄스러웠다.

처음 생각은 은근 개입을 많이 하는 중심인물이 아닌가 싶었는데, 의외로 그 정도로 많이 나오진 않았다.

하지만 장난을 좋아하면서도 결국 악하진 않은 우리 정서에 익숙한 도깨비이자

달모의 성장을 도와주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로서 꼬마도깨비는 그 역할을 충실히 해낸 느낌이었다.


그래서 결국 그 누구도 악하거나 나쁜 존재는 나오지 않는, 더 없이 아이들을 위한 동화는

훈훈한 여운을 남기고 깔끔하게 마무리 된다. 그리고 그 여운의 감미는 아마 오랫동안 남을 것 같다.

결론적으로 참 좋은 이야기였다. 더 없이 동화적인 동화라는 생각이 들었고.


다만... 한가지 사족으로 안타까운 점이 있다면 그건 바로, 작품의 제목...

아마도 비주얼로는 시선을 확 끌어당기는 요소임에 틀림없는데, 이게 기억이 잘 안나더라는 문제가 있었다.

누군가 책 제목을 물어본다면 즐겁게 읽어놓고도 아마 제대로 말할 수 있을까 싶은...


뭐, 내 기억력의 문제가 더 크겠고 내용을 생각해보면 상당히 적절한 제목이라는 것은 인정하지만,

좀만 외우기 쉽게 주문을 지어주셨으면 좋았으련만... 애먼 안타까움을 남기며 리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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