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의 한여름
여름의 막바지라고 하기에는 여전히 덥다.
하지만 아이들은 이미 개학해서 더운 여름 속으로 학교에 가는 걸 보니 참 딱한 기분이 든다.
뭐, 어른들도 직장에 가야 한다는 점에서는 다르지 않겠지만.
이래저래 더위먹은 기분으로 넋두리만 늘어가는 요즘, 여름의 끝자락을 장식하는
파릇파릇한 청춘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집어들었다는 것을 행운으로 생각하며
씁쓸하면서도 흐믓한 여름의 이야기를 한번 리뷰해 보도록 하자.
방학이 시작되고 유미는 떨어진 성적에 머리가 아파진다. 틀림없이 엄마가 난리를 칠테니깐.
하지만 고민거리는 그것만이 아니다. 최근들어 주변에서 벌어지는 인간 관계의 트러블이 더 만만치 않다.
공부로 라이벌이자 우정으로 베프였던 혜리는 부모님의 이혼 이후 뭔가 나사가 빠진 것처럼 군다.
그리고 이번 여름에 생각치도 못한 선언을 한다. 그건 바로 양양에 사는 이모네 가서 알바를 하며 보낸다는 것.
어이없는 말에 정신차릴 새도 없이, 혜리의 전남친이자 전교 1등 학생회장인 우수도
황당한 짓을 하기 시작한다. 갑작스럽게 실업계 학교로 진학을 하겠다는 상담을 받더니,
뜬금없이 유미의 단골 가게인 편의점에서 방학부터 알바를 시작한 것이다.
대체 주변의 애들이 왜 이러지? 유미의 의문과 무관하게 방학은 시작되고 당연스럽게도 떨어진 등수에
엄마는 특강 뺑뺑이에 난리를 친다. 크레이지! 하지만 딱히 반박할 명분도 없는 유미는
마지못한 기분으로 학원을 다니기 시작하는데 거기서 생각지도 못한 소문들을 접하게 된다.
우수와 혜리가 말로 언급하기 힘든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는 것.
그리고 그걸 확인하려는 시점에 마치 그걸 입증이라도 하듯이 혜리의 연락이 끊어진다.
대체 혜리와 우수에게는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그리고 유미는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팍팍한 일상의 시간 속에서 진실에 도달할 수 있을까?
제목 그대로 한여름의 열기 속에 아이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허허허... 참 풋풋하고 신선하다는 느낌이 오랫동안 남는 작품이었다.
사실 이 작품을 쓰신 최은영 작가님은 전부터 좋아하는 작가님이고 최근작인 해동인간을
블로그에서 리뷰했던 적도 있었다.
뭐랄까나, 약간 불안하고 위태로운 상황에 처한 아이들이 흐트러지지 않고 올곧게 이겨나가는
이야기에 있어서는 가히 탁월하다는 느낌을 주는 글이 인상적이신 분이시다.
전작에서도 그랬고, 이번에도 그런 느낌은 확연하게 느껴졌다.
아주 특이한 사건은 아니다. 어쩌면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일들이니깐.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결코 가볍지 않은 상황에 직면하면서 때로는 두려움을 느끼고, 때로는 허세를 부리고
상황에 따라서는 회피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래도 외면하지는 않고 나아간다.
그런 일상 속에 벌어지는 작지만 흐트러지지 않고 올곧게 나아가는 이야기를 다시 한번
이 작품에서 만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작품을 볼 가치는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확실히 여름이라는 계절이 가장 잘 어울리는 것은 청소년이라는 건 불변의 진실이겠지?
그래서 그 계절에 달려가는 아이들의 모습은 그 어떤 형태로도 보는 이로 하여금 미소짓게 하기 충분했다.
그런 의미에서 여름의 막바지를 달려가는 시간 속에 읽기에 최고의 선택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조금은 아쉬움도 남는다. 작품에 문제가 있거나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야기의 구성이 너무 평이하다는 점에서 그런 기분을 느꼈달까?
이해는 한다. 말도 안되는 판타지스러운 모험을 쓰면 그건 더이상 청소년소설이 아닌 오락소설이 되고,
그렇다고 지나치게 무거워 버리면 여름이라는 의미가 퇴색되어 버리니깐.
그래서 작품의 서사가 이런 형태가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이해하면서도...
여전히 남는 아쉬움은 역시나 필력과 서사에 탁월하신 작가님에게 조금만 더 페이지가 할애되었다면
좀더 몰입되고 심도있는 여름 이야기가 더 펼쳐지지 않았을까 하는 그런 마음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세 아이의 여행의 결말이 너무 착실하다는 점도 안타깝고. 일탈을 조장하는 것은 안되겠지만
그래도 일생에 단 한번인 그 나이에 친구와 보내는 여름이지 않나?
조금은 부모님들이 식겁할 액션을 한번 취해보는 것도 흥미로운 전개였을 것 같은데...
뭔가 표지에서 보여지는 지하철로 내려가는 우수와 유나의 모습을 보면서 작품의 절반 정도는
좌충우돌 가출담이 펼쳐지지 않을까 막역하게 김치국을 마셔서 그런지 그런 아쉬움이 오래 가더라.
하지만 다시 한번 이야기 하지만, 이 작품은 결코 아쉬움으로 단서를 붙일 작품은 아니다.
그건 그저 나 개인의 주관적인 열망일 뿐이고, 이 작품은 여름을 보내는 학부모와 아이들에게
살짝 뒷통수를 갈겨주는 나름 킥이 있는 추천할만한 이야기라는 건 절대 보장하는 바이다.
그래서 여름의 추억을 후덥지근한 불쾌함이 아닌 신맛이 나는 상큼함으로 마무리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절대 추천하고 싶은 바이다. 한번 페이지를 펼쳐보기를 권한다.
이 사랑스러운 아이들과 떠나는 여름 여행이 절대 후회할 경험이 아니라는 것을 보장하며 리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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