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 명아루 : 폐가 괴물 사건
문득 요즘 읽은 책들의 경향 때문인지, 어린이 대상 추리소설들을 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볼만한 것들을 찾아보았는데, 제 1회 비룡소 셜록 홈즈 공모 수상작이 책으로 출간되었다.
그래서 같이 나온 시리즈들을 한번 같이 읽어본 후에 리뷰하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한다.
한국의 미래의 셜록 홈즈를 꿈꾸는 아이들에게 시발점이 될지도 모를 이 작품에 대해 즐겨보도록 하자.
이야기는 작품의 화자인 하준이가 오컬트를 좋아하는 서하가 전해주는 괴담을 들으며 시작한다.
학교 뒷산에 위치한 의문의 폐가, 그곳에 괴이한 생물체가 들어가지만, 나오지는 않더라는
괴담을 들려주는 서하의 이야기에 하준은 두려움을 느낀다.
그리고 그 이야기가 실제 목격담이고 그런 일이 있고 나서, 학교에서 연못에 물고기가 떼죽음 당하는
의문의 사건까지 터졌다는 점에서 저주가 돈다는 소문도 듣게 되고.
그런데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이야기를 들려준 서하가 만든 저주를 피하는 인형이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한다. 실제 주변에서 사건이 벌어지자 두려움에 떠는 서하에게 하준은
작년에 같은 반이었던 명아루에게 물어보자는 제안을 한다.
투명한 물빛 머리를 한 명석한 아이인 명아루는 명탐정으로 유명했다.
말투는 느릿느릿하고 멍한 느낌이지만, 의문의 사건이 벌어지면 놀라울 정도로 정확하게
그 사건을 해결해 버리는 것을 하준은 본 것이다.
그래서 하준의 요청으로 나서게 된 명아루는 사건이 벌어진 정황을 통해 금새
인형을 가져간 범인과 경위를 알아내어 서하의 인형을 돌려준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연못의 물고기 떼죽음 사건과 뒷산에서 목격된 괴물의 정체에 대해
흥미를 느끼게 된 명아루는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하고, 그런 명아루를 돕고 싶어진
하준은 그의 조수가 되어 두 사람은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 헤매게 된다.
과연 목격된 괴물의 정체는 무엇일까? 그리고 접점이 없어 보이던 사건들은
대체 무슨 인과 관계로 연결된 것이었을까?
초등학생 명탐정 명아루의 흥미롭고도 기발한 사건 조사가 시작된다.
으흠... 책의 내용은 이 정도로 소개하고, 일단은 생각보다 금방 읽어버렸다.
독서 소요시간 20분 남짓? 의외로 추리소설이 사건을 앞에 두고 독자와 작가가 벌이는
두뇌싸움이라는 점에서 정독에 시간을 많이 요한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빠른 시간이다.
그건 이야기가 흥미롭고 재미있다는 점도 있었지만, 묘하게 내용이 짧다는 부분도 있었다.
이 정도 글씨체로 120페이지라. 생각보다는 정말 단편에 가까운 이야기였다.
근데 이렇게 서두를 꺼내면 조금 짐작했을 수도 있겠지만, 묘하게 이 작품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많은 여운을 느껴버렸다. 기대치가 너무 컸던 걸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된 이유를 3가지로 정리해서 적어보려고 한다.
첫째, 생각보다 사건의 구조가 너무 허술하다.
작품 소개에서 보면 서로 다른 소문과 현상이 엇갈리는 중에 기묘한 접점을 찾아나서는
이야기라고 소개되어 있었는데... 막상 읽어보면 사실 연관 관계가 너무 약하다.
연못의 오염이나 아이들이 느낀 시선의 정체는 너무 과한 설정이 아닐까?
동시에 사건에 큰 연관성도 없어서 영화에서 많이 쓰이는 맥거핀 같은 느낌이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사건의 구조 자체가, 아이들 대상이라고 하기에도 너무 허술한 느낌이었다.
좀더 명료하면서 독자로 하여금 납득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지 못할 것도 아니었을텐데...
둘째, 아이들 작품인데 의외로 사건은 심각하다.
묘하게 초등학생 탐정에게 파훼되는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사건 자체는 너무 심각하다.
왜냐하면 살인사건이니 말이다.
하아... 이게 참 딜레마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추리소설은 그 표현의 영역에 지독한
잔인함이나 심각성을 배제하여야 할 수 밖에 없기에... 그래서 더 쓰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사건이 너무 심각해져 버리면 이건 아이들의 영역이 아니고, 그렇다고 흔하게 나오는
가출한 고양이 찾기 정도는 너무 유치하고.
그 중간의 영역에서 추리와 개연성을 잘 조합한 작품만이 비로소 어린이 추리물의 네임을 달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진짜로 살인 사건이 등장하고 시체 유기에 대한 요소가 나올줄은 몰랐다.
음... 작가님의 고민이 컸다는 부분은 이해하지만, 좀더 다른 요소로 치환할 방법이 있었을텐데
그게 배려되지 않은 점에 안타까움을 느낀다.
셋째, 사건의 동기나 사연이 소개되지 않았다.
모든 사건에는 이유가 있다. 그래서 그것이 아무리 기상천외한 것이라고 해도,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왜 그래야 했는지에 대한 출발점이 있어야 한다. 근데 여긴 그게 없다.
발생된 사건에 대해서, 추리하고 조사하여 범인을 밝혀내는 것에는 주력하지만,
묘하게도 왜 그런 일을 벌였는지에 대한 범인의 동기는 흐릿하게 넘어가 결말지어진다.
물론 이 작품의 주인공이 명아루와 하준이니 그 포커스에서 사건에 대한 조사만
맞춰서 쓸수 밖에 없다는 점은 이해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사건이라는 것에 가장 기초적인,
그것이 왜 발생하였는지에 대한 제시가 없는 마무리에서 독자는 허무함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이상 세가지 이유 때문에 뭐랄까나... 작품 자체가 재밌고, 캐릭터들이 귀엽고 생동감있고
매력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묘하게 아쉬움을 남긴다는 것을 부정하기 어려웠다.
나름 시리즈의 여지를 남겨놓은 작품이라 생각되고, 항상 추리소설의 인기 스타가 될 수 밖에 없는
탐정역의 주인공도 매력적이기에 차기작도 기대하게 되지만,
그때는 좀더 치밀하고 독자들로 하여금 깔끔한 마무리를 맛볼 수 있는 이야기로 다시 만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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