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고솜에게 반하면
아이들을 위한 책을 보다보면, 종종 어린이 용으로 나왔지만 생각보다 깊은 주제와 내용에
이 정도면 청소년들이 봐야하지 싶은 것이 있고.
반대로 청소년 용으로 나왔지만 너무 순수하고 밝은 이야기에 어린이들이 봐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 있다.
오늘 소개하는 '독고솜에게 반하면'은 후자에 속하는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사실, 처음 책을 집어들었을 때는 긴장감이 있었다. 문학동네 청소년 부문 수상작이라는
타이틀을 보면서, 생각보다 깊은 주제 의식과 방황하는 청소년들의 고민과 갈등을 다루는
그런 내용이 아닐까 생각했었다.
실제로 내용이 크게 다르지는 않다. 고민이 있고, 갈등이 있고, 주제 의식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이 아이들이 봐도 무리없이 수용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 이유는
이 작품의 구성이 너무나도 흥미롭기 때문이다.
자칭 명탐정을 말하는 화자 서율무와 신비에 쌓인 주인공 독고솜,
그리고 독고솜과 대치하는 어른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아이를 형상화 한 듯한 단태희
이 세사람의 이야기가 의외로 심각하면서도 동시에 아기자기하다.
표면적인 이야기는 집단에 소속되지 않는 마이너리티에 대한 차별과 따돌림이지만,
그에 상관하지 않는 마이페이스 독고솜과 가해자의 입장이지만 입체적인 내면을 가진 단태희의 대립을
서율무가 관조하는 과정에서 생각보다 심각함은 완화되고, 서사의 흥미는 높아진다.
그리고, 작중에 등장하는 독고솜이 보여주는 기이한 능력과 일상을 보면서
어쩌면 각박한 현실을 살고, 그게 너무 힘들어서 다른 부류에 대한 가해를 하게 되는 우리들의 모습을 돌이켜 보고
뭔가 힐링과 일탈을 맛보는 환상의 세계에 잠시 위로받게 된다.
고양이가 날아다니는 이야기가 어떻게 수상작이 되었는지 의문이었는데
내용을 찬찬히 읽어보면서, 자연스럽게 공감이 되는 것을 느꼈다.
아마, 지금도 어느 학교나 동네에서 벌어지고 있을,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해서
갈등하고 따돌리고 몰아가는 사람들에게 한번 권해주고 싶은 이야기였다.
마지막으로 여담이지만, 표지를 보고선 처음에 캐릭터의 인상을 되게 오해한 작품이기도 했었다.
표지의 서율무가 보고 있는 독고솜의 이미지가
너무 도도한 공주님처럼 보여서, 나는 되게 차갑지만 내 사람에게는 다정한 얼음공주님을 독고솜으로 생각했다.
얘가 고양이랑 같이 둥둥 떠다니기 전까지는 말이다.
#독고솜에게반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