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모범생
먹먹함이라는 것은 창작물에 있어서 어쩌면 금기에 가까운 감정일지도 모르겠다.
창작이라는 남들이 접하지 못한 흥미를 돋구는 이야기에서 먹먹함이라는 기분이 든다는 것은,
어지간한 필력으로는 쉽게 풀어나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먹먹함이라는 감정을 작품의 핵심으로 다룬 작품이 오늘 소개하고 싶은 가짜 모범생이다.
표제에서 언급하고 있는 진짜가 아닌 가짜로 흉내내는 모범생이라는 반어법적인 주제는
사실 이 작품에서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아닐 것이다.
이 작품에서 가장 핵심적으로 다루는 소재는 바로 엄마에 의해서 강요되는 모습,
그리고 그 모습에 맞춰갈수 없기에 서서히 망가져가는 아이의 모습이 가장 핵심이다.
어쩌면, 이 작품은 한 소년이 서서히 파괴되어가고, 그래서 완전히 파괴되기 전에 데우스 엑스 마키나적인 상황으로 멈춘다는 내용이 전부일지 모른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작품이 절대 폄하할 수 없는 것은, 그 지독하게 절망적인 자신을 옥죄는 틀 속에서
몸부림치며 괴로워하는 한 소년의 마음을 심도있고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혹자는 그것을 희망으로 보고, 혹자는 그것을 비극으로 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그것을 그저
있는 그대로의 조금 먹먹한 현실로 보고 싶다.
마지막에 몸을 던지지 못한 소년이 수레바퀴 아래서 벗어났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그건 잠시간의 회피일뿐 나는 소년에게 주어진 상황은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그 먹먹한 현실 속에서 그래도 소년은 살아갈 것이라 생각된다. 적어도 그것이 진짜가 아닌 가짜이고
최소한 그것을 정지할 종료 버튼은 가졌으니깐.
이 역시 희망은 아니지만, 어쩌면 우리 모두의 삶 그 자체라고 생각된다.
여담이지만, 초등학생 아이들과 같이 보기는 조금 무거웠다. 그게 거짓일지라도 나는 꿈과 희망을
논하는 이야기를 읽고 대화하는 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하니깐.
하지만, 아이를 키우는 부모 중에, 혹시 내가라고 생각되는 분은 안봐도 되지만, 난 아닐꺼야 라고 생각하는 분들은반드시 한번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가짜모범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