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의 집

2018.01.12

by 종이소리
예쁜 뾰족 지붕이 죽었다.

"죽었다"

"죽어 버렸다"

누가 그랬을까.

그 누구도 아니란 것을 잘 알면서 기어이 질문을 던지며 '고가'의 명복을 빌었다. 그리움을 남기고 '미스터리의 집'은 그렇게 떠났다. 그 길에 살았던, 그리고 살아갈 사람들은 흔적과 추억으로 자신의 이야기가 살아가고 있을 거라는 것도 모르는 체.

이렇게 누군가가 자신의 모습을 기록하고 있었다는 것도 모르는 체로.

2015년 8월 22일.

창신동 미스터리의 집 지붕이 사라졌다. 작업실 오르는 출근길에 무릎 상태가 좋은 날엔 일부러 이 집이 있는 제3코스로 오르고는 했다.


뾰족 지붕이 너무너무 탐이 났다. 마녀의 뾰족 모자를 걸어두고 마녀성을 꾸미고 싶을 만큼 욕심이 난 집.


그러나.

결국...

어제로 떠났다.

다시는 돌아오지 '못 할'

멸실의 한계 속으로.

그런 내 절망이 가여워 신께서 잠깐 베풀어 주신 은혜였을까.. 아니면 이 집터의 혼이 불러 준 기회였을까..


생각해 보면 행운이 담긴 조우였다. 사진을 찍다가 인기척을 듣자마자 다짜고짜 쳐들어 갔다. 용기가 나설 틈도 주지 않고 앞서야 할 체면에게 경황도 주지 않고 막무가내 돌발이었다.


꿈과 현실의 경계에서 찍어 둔 기록이다. 이상의 미련과 후회가 없어야 한다는 심장이 시킨 일이었다.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저 100살 된 집을 나머지라도 보존케 한 것이. 여전히 나는 사진을 보며 주문을 건다.


'살아 있으라.. 살아 있으라.. 그 가치를 알아줄 때를 위해 살아 있어라.. 있어 주세요'라고.


2018.01.12

#마녀의골목욕심 마을자산기록을 위한.

#창신동미스터리의집 #골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