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 '내'가 짜는 무늬

2026.01.25의 꿈.

by 종이소리

​'오늘'이라는 날실 사이를

''라는 씨실이 부지런히 오갑니다.

​되돌릴 수 없어 더 애틋한 한 줄,

서툴러도 결국 나다운 무늬가 됩니다.

아픈 실수는 새 가지로 뻗는

아름다운 옹이가 될 거예요.

그렇게 옹이가 많을 수록 풍성한 그림이 될 거예요.


오늘은 그런 날이었습니다.

오늘은 그런 날이었습니다. 수술을 위해 입원한 남편, 어머니를 여읜 차장님, 그리고 연차를 떠난 디자이너님까지. 여섯 명의 팀원 중 셋만 남은 사무실은 유독 넓고 차가웠습니다.


‘사람이 난 자리’가 이토록 시리고 허탈한 것임을 몸으로 오롯이 체감한 그런 날.

​오늘은 그런 무늬를 짰습니다.


갑작스레 찾아온 공허와 상실, 그리고 한 구석의 두려움. 그 어두운 색조들 사이로 그리움과 기다림이라는 실을 더 진하고 탄탄하게 감아 잉아에 끼우고,남은 이들의 온기로 더 간절한 빛깔로 짜 올라갑니다.


​어쩌면 나의 뚱뚱한 꿈은 이 모든 상실을 자양분 삼아 수많은 가지를 뻗는 아름드리나무가 되려는 모양입니다.


​삶이란 결국 그런 것이겠지요. 일렁이는 오후 햇살 아래서 다채로운 빛깔을 머금으며, 천천히, 그러나 깊게 뿌리 내리는 나무가 되어가는 과정 말입니다.


그래서 이 차분해진 기분을 북실에 정성껏 감아, 오늘의 무늬를 짭니다. 그렇게 나의 뚱뚱한 꿈에 다시 한번 귀한 살이 붙습니다.


​훗날 누군가 '오늘은 그런 날'이라며 혼란스러워할 때, 조용히 다가가 "이런 무늬는 어때요?"라고 다정히 물어봐 줄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이 되자는 꿈 하나를 예쁘게 걸어 놓으며.2026.0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