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력(履歷) 2015.06.29
이력(履歷)
몇 가지 사전적 의미 중에서
'많이 겪어서 얻게 된 슬기'
라는 뜻이 와닿는다.
삶 속에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고
난관을 오르며 벗어나다 보면
'다시는 안 해야지'라는 각오를 하지만
거부할 수 없는 타고난 성품과
인연의 직조에 걸려있는 '시절'동안은
실천이 안 되는 다짐이다.
한 공간에서
위치만 바뀌어도
시선이 받아들이는
빛의 폭이 달라지듯
'한 뼘밖에 안 되는 좁은 땅 ¹'
에서 일어나는
타인에 대한 이해의 폭은
도무지 가늠할 수 없고
틀린 수치를 나열해도
내 휘어진 잣대는
마냥 구차하다.
나이라는 여과기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으니
다만 이력(履歷)에 의지 할 뿐인데
이력이 낳은 슬기조차 없으니
그저 인연이 여기까진가 보다..로
맺는다.
( 한 뼘밖에 안 되는 붉은 땅 ¹/
'공명의 선택'에서 작가 유재주가
심장을 표현한 구절인데
이 단순한 형용이 그저 탐난다.
붉은 땅을 좁은 땅으로 바꿔야 할 만큼 지금이 옹색해서)
거듭 다짐을 하고 결심을 해도
사람 쉽게 바뀌지 않는 법.
이해하고 인내하는데도
한계가 있음을.
촬영지 : 남양성모성지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