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7.13
'예'로서 나라를 다스려야 한다는
공자의 말씀에 노자께선
'도'가 없는 세상에 '예'를 세워서
무슨 소용이냐 하셨다.
오랜만에 근처 단골 카페에 들렀더니
주인장 안색에 고단함이 잔뜩이다.
자주 오던 고객이, 바로 옆 매장에
카페를 오픈했다고 한다.
그것도 제법 큰 매장으로.
차분하고 늘 웃는 얼굴에 친절함이
이 카페를 찾는 이유인데 오늘은
그늘진 표정에 카랑카랑하던
목소리에도 기운이 빠졌다.
"어쩌겠어요... 제과제빵 레시피를
다 알려 준 제 탓이죠."
고객이 하루 종일 업무로 머물러도
(가끔, 제자와 급한 작업으로
한 자리 가득 차지하는 나 같은 사람)
커피 리필까지 신경 쓰며 관심을 보이거나
방금 새로 구워 낸 쿠키인데
맛 좀 보시겠냐며
고소한 향기까지 건네 오는 마음이
많은 고객들의 마음을 단골로 만든
정성을 보았었던 나로선
이웃의 이런 고통은 남의 일 같지 않다.
그녀도 그렇게 말했다.
"매출하락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아요.
레시피는 계속 개발하면 되니까.
문제는 상처예요. 배신이라는.
사람 믿는 것이 참 힘드네요"
그러나 사람 쉽게 변할까..
수더분하고 정 많은 그녀.
또 다 퍼 줄 걸 알고도 남는다.
그래서 세상엔 아름다운 사람이
더 많다고 여기게 해 줄 그녀니까.
상도라는 것이
제대로 자리 잡는 일이
요원한 것인가... 이 나라에선.
2016.07.13.face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