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송도역

2022.05.10

by 종이소리

수인선 협궤열차의 종착역이었던

인천 (구) 송도역의

2022년 5월 10일의 풍경.


현재는 폐역이라는

역사의 한쪽에 기록되어

어쩔 수 없이 철거의 운명을

기다리고 있는 삶.


애처로운 운명을

기어이 담고야 말았다.


그냥 지나가도 될 것을

나는 왜 이다지도

미련덩어리에 집착하는 것일까.


"할매! 손 너무 꽉 잡지 마! 손 아프잖아!"


"가이단(계단)이

마카(전부)

허럭(흙)이라

그카재(그러지).

단디(제대로)

올케(똑바로)

천처이(천천히)

디디그라.(디뎌야지)

어푸라지마(엎어지면)

우얄라꼬(어쩌려고)

그케샀노!(그러냐)"


난생처음 기차를 탔던

단발머리 아홉 살 짜리는

모든 것이 다 신기했다.


그해 그 조막손을 꼭 쥔 늙은 손이,

48년이 지난 오늘도

허름한 저 흙계단을 내려오시는데

나는 어떤 모습으로 마중을 해야 할까.


별수 없이 눈물이

대신 마중을 나선

내 어린 날을 닮은 기차역.


그날 그 기차역은 아니지만

난생처음 만난 이름이지만

풋풋하고 나지막한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친근하다.


그래서 서럽다.

이 예쁜 풍경의 내일을 생각하니.


흙계단에 잠시 눈이 앉았다가

이제야 외할머니의 마음을 알아듣겠다고 고개를 끄덕인다.


"근데 할머니. 기차역은 꼭 여름방학 같아. 그치?"


협궤기차 수인선 폐역 (구) 송도역,

□첫 운행 1937.08.05

폐역 1994.09.01

2022.05.10 현재 사진 뒷 배경을

그림으로 지우고 추억이 아련하게

그림으로 그려 보았다.


그 시간에

저 역 앞에 서 있고 싶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