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사이클링보다 개념순환
“리사이클링이라고?
그건 ‘다운사이클링’이라고 해야 돼.
벽돌을 부수고, 모든 걸 망가뜨리잖아.
우리가 진짜 필요한 건
‘업사이클링’이야.
낡은 것이 더 낮은 가치가 아니라,
더 높은 가치를 가지게 되는 일이지.”
— 라이너 필츠 (Reiner Pilz), 1994,
《SALVO Monthly No. 23》 인터뷰
1994년 영국에서 발행된
SALVO Monthly No. 23
(October Issue)에 실린
라이너 필츠의 인터뷰 기사
〈SALVO IN GERMANY〉를 인용·번역·해석한 글입니다.
저는 마루직기를 이용해
직물을 짜는 섬유 공예가입니다.
종이, 면, 리넨 실로 직조하며
가능한 한 자연에 가까운 소재,
종이, 면, 마, 리넨으로 작업합니다.
아이를 키우며 일상의 물건이 지닌
생태적 무게를 실감했습니다.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생활 소품,
필수품은 어쩔 수 없지만,
선물용이나 작품을 위해
내 손으로 짜는 직물만큼은
‘다르게’ 존재하길 바랐습니다.
2011년, KBS 환경다큐멘터리에서
군터 파울리 교수가 주창한
‘블루 이코노미’를 처음 접했습니다.
‘덜 오염시키는’ 그린 경제를 넘어
폐기물을 자원으로 전환하거나,
자연의 원리를 실생활에 도입하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혁신적 사유였습니다.
그 무렵부터 군터 파울리의
'블루 이코노미'와 라이너 필츠의 '업사이클링’이라는 단어가 가진
모순과 가능성 사이에서
수없이 방황했습니다.
아마도 현장에서 겪는
불편한 진실과의 충돌이
방황의 원인이었을 겁니다.
나는 종종 스스로에게 물었습니다.
“폐기물을 새활용하기 위해
또 다른 에너지를 써야 할까?
폐기물 세척을 위해 더 많은 물을 흘려보내야 할까?”
그 질문이야말로 업사이클링의
본질에 대한 첫 회의였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방황은 결국
‘진정한 업사이클링’의 의미와
조금 더 가치 있는 새활용의 실천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목소리를
듣게 해 주었습니다.
나는 그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참순환’의 의미를 요구하는
시민들과 시대의 흐름 속에서
내가 알고 있는 한계만이라도
기록으로 남겨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라이너 필츠의 사유는
단순한 재활용이 아닌
‘가치의 방향’을 되묻는
철학이었습니다.
그리고 군터 파울리의
블루 이코노미가 말하듯,
진정한 순환은,
물질의 재사용이 아니라
무분별한 상품의 생산과
소비를 중단하는 일입니다.
이 글은 그 깨달음에서 비롯된
기록입니다.
저는 그것을,
‘지속가능한 개념순환’이라
부릅니다.
-김수경-
《이미지 안내》
본문에 사용된 이미지는 원문 기사의 사진이 아닌, 필자가 직접 제작한 양말코밥·자투리 원단· 폐그물·택배
상자 등 실제 작업 이미지로
대체되었습니다.
《출처 (Source)》
•SALVO Monthly No. 23
(October Issue, 1994),
〈SALVO IN GERMANY〉 인터뷰
•공식 링크 https://www.salvoweb.com/files/sn99sm24y94tk181119.pdf
•원문 저작권 (Copyright of Original Text) © SALVO Publications Ltd, UK (1994)
•사진 & 글 © 2025 김수경
•번역& 자문 Chat GPT
본 글은 상업적 목적이 아닌, 환경예술과 순환의 철학을 공유하기 위한 예술적 기록의 형태로 작성되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라이너 필츠가 말한
‘다운사이클링’의 진짜 의미를
따라가 봅니다.
그는 왜?
‘리사이클링’이라는 단어를
거부했을까?
우리가 당연하게 믿어온
재활용의 개념 속에는
이미 ‘가치의 하락’이라는
역설이 숨어 있었습니다.
다음 편에서 ‘순환’이라는 말이 품고 있던 불편한 진실을 함께 살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