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사

2018.02

by 종이소리

우리 동네 골목,

그리고 세탁소.

톡톡 튀는 레코드 소리 같은

동감의 추억.


"저.. 깜빡 잊고 옷을 못 찾아갔는데

일 년 넘었을 거예요.. 있을까요?"


"○○○님이시죠?

저도 그때 뭐에 정신이 팔렸는지,

연락처를 안 받았더라고요.

아니 받았는데 어디 써 놨는지,

도통 가물가물해서.. 이거 원,

제가 이런 실수 잘 안 하는데..

너무 죄송합니다.

옷, 잘 모셔두고 있었어요.

행여 골목을 지나가실까 하고

매일 틈만 나면 나가있어도 봤는데,

혹시, 이사 가셨어요?"


"예.. 2년 됐어요. 이사 가면서

저도 정신이 없었어요.

사장님 잘못이 아니라,

제가 잘못한 거죠.

챙겨 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옷이 꽤 값나가는 것 같아서..

명품 같은데.. 브랜드 라벨은 없고..

얼마나 걱정이 되든지요..

잘못하면 피해 보상도 해드려야 하고..

어찌나 진땀이 났었는지.."


고등학교 졸업할 때 엄마가 맞춰주신

정장용 쟈켓이었다.

솜씨 좋기로 이름난 동네 의상실에서

몸 치수를 재어가며 내 몸에 맞게 맞춘

내게는 유일한 '작품'이었다.


잃어버린 줄 알고 속상했는데

세탁소에 맡긴 것이 생각나서

후다닥 달려온 '우리 동네 세탁소'


그런 세탁소의 정겨운 이야기가

서대신동 그 골목에도 살았을 텐데..


대신사.

수고 많으셨어요.

간판도, 새시문도 모두

고마웠어요.

어디에 계시더라도

행복하시면 좋겠어요.




토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