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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스웨덴에 미친 영향은?
스웨덴 약품 관리청(Läkemedelsverket, LV)은 아스트라제네카 (AstraZeneca) 백신 접종으로 인한 부작용 증상과의 상관관계를 충분히 찾을 수 없기에 접종을 계속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사회 장관인 레나 할렌그렌 (Lena Hallengren)은 약품 관리청의 판단에 따라 백신을 신뢰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출퇴근 시간에 대중교통을 사용할 시에만 마스크 착용이 의무이며 기타 모든 장소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아직도 권고 상태이다. 하지만 거리 두기를 위해, 상점, 식당 등은 수용 인원을 제한하고 있기에 상점 앞에 줄을 서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또한 부활절 휴가 기간인 4월 1일~5일까지를 앞두고 이동 수요가 증가할 것에 대비해 국내 모든 장거리 버스나 열차에 대해 정원의 50%까지만 예약을 통해 이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 조치는 150km 이상 장거리 이동의 경우에만 해당하며 감염 확산 방지 관련 시행령의 변경을 통해 신속하게 법제화하여 5월 31일까지 적용할 예정이다.
다른 국가들에 비해 비교적 통제가 약함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19 팬데믹 기간인 2020년 3월에서 12월 사이 항우울제 판매량이 2019년 같은 기간에 비해 현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경향은 전 연령층에서 관찰되었으며 특히 40세에서 49세 사이에서 가장 높은 8%의 사용량 증가율을 기록하였다.
스웨덴은 이웃 국가인 덴마크, 노르웨이에 비해 높은 확진자 및 사망률 (3월 23일 기준 확진자 758,335명, 사망률 1.8%)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확진자가 수가 줄어드는 안정세를 보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국가는 마스크 의무 착용, 학교 폐쇄, 국가 봉쇄 같은 조치를 시행하지 않고 있다.
◆스톡홀름 식당 내 사진 (2021년 3월) ©조수진
사진에서 보듯 1, 2차 유행을 겪었음에도 작년과 올해 모두 시민들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자유, 평등사상이 지배적인 스웨덴의 국민성을 존중하여 기업, 기관, 박물관, 학교 등의 자율적인 규제 및 개인의 선택에 방역을 맡긴다는 취지로 보인다.
물론 부분적인 온라인 수업을 시행하는 학교가 있으며, 재택근무를 하는 기업들도 많다. 하지만 유치원과 초등학생은 대면 수업을 시행하고 있는데 이는 많은 워킹맘을 위해 아이들을 집에 있게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한국은 입시를 앞둔 고등학교 3학년부터 등교를 시작한 반면, 스웨덴은 고등학생부터 비대면 수업을 시행하였다. 현재 학교마다 고등학생 등교 여부는 학교 자체 결정에 맡기고 있다. 스톡홀름 국제학교(Stockholm International School)의 경우 중고등 학생들은 대면과 비대면 수업을 병행하고 있으며 초등학생은 전원 대면 수업을 하고 있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코로나 19 팬데믹의 전후 상황이 매우 달라질 것으로 예상되나 스웨덴은 기업은 방약 체계가 느슨하고 경제, 학습 및 사회 활동에 많은 제한을 두지 않았기 때문에 기업 영업 손실, 자영업의 수익, 학교 학습의 결손 등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반면, 늘어나는 확진자와 중증 환자를 돌볼 의료진과 수용할 병상이 심각하게 부족하여 국가가 상황에 맞게 방역 대책을 빈번하게 변경하는 상황이다. 현재 식당에서 모이는 인원을 5인 이하로 제한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시민들은 이를 잘 지키고 있다.
과거 유행병에 대한 연구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흑사병 (Black Death), 스페인 독감 (Spain Flue)와 같은 전 세계적 유행병인 펜데믹 (pandemic) 뿐만 아니라 홍콩 독감 (Hong Kong Flue), 사스 (SARS), 에볼라 바이러스 (Ebola Virus) 같은 국지성 유행병인 에피데믹 (epidemic)이 수 없이 회자되고 있다.
하지만 100년 전 세계가 이미 경험한 팬데믹은 현재 코로나 19를 대응하기 별로 좋은 정보를 제공해 주고 있지 않아 보인다. 그간 이룬 의학의 발전, 변화된 의료 체계, 수많은 인구 등과 같은 다양한 변수들이 1세기 만에 찾아온 팬데믹의 대응에 있어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하는데 그중 하나가 실패로 돌아간 스웨덴의 집단면역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의 코로나 19가 앞으로 교육과 경제 분야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지 예측하기 위해서도 이미 경험한 스페인 독감의 사례를 인용하며 미래를 예측하는 기사와 논문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마찬가지로 20세기에서 21세기를 넘어오면서 의학의 발달, 국가 정책의 변화, 국민의 다양한 정서, 민족성을 반영한 다른 공동체 의식, 자율 기업 운영방식, 시장 경제 체제 등 여러 가지 분야에서 다양한 변화가 있었기 때문에 예전에 경험한 팬데믹의 대처 관련 사례들은 코로나 19를 현명하게 대처하기 위한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가 어렵다.
전 세계 인구의 1%를 사망하게 만든 1918년 스페인 독감의 연구 결과를 살펴보고자 한다. 팬데믹을 겪은 산모가 출산한 1919년 태생의 아이가 성장기를 통해 보였던 건강 상태, 사회성, 경제활동, 학습 능력에 대한 연구 결과가 눈길을 끈다.
이는 같은 팬데믹 상황이라는 점을 볼 때 현재 COVID-19를 겪고 있는 산모에서 태어나는 2022년 태생의 아이가 성장기를 거치며 보이는 건강 상태, 사회성, 경제활동 등과 비교될 것이다.
태아 성장과 성인의 건강은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산모의 정신적 건강은 태아의 정신 병리학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태아 성장과 신경 발달은 산모의 정신 건강에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는 것이다.
영국의 의사이자 전염병학자인 데이비드 바커 (David Barker)는 1990년대에 태아기의 부정적인 경험이 중년 이후 심장질환을 비롯한 각종 성인병의 위험을 높인다는 가설을 제기하고 이에 관한 연구를 확산시켰다. 태아 기원설(Fetal-origins hypothesis)로 알려진 이 가설은 이후 의사들과 역학자들에 의해 널리 받아들여져 유명한 의학 교과서에도 소개된 바 있다.
건강과 질병의 발달 기원 (The Developmental Origins of Health and Disease Hypothesis)을 통해 1919년 태생이 성인이 된 후 통계에 따르면 독감 유행 시에 태아기를 보낸 코호트 (cohort:통계적으로 동일한 특색이나 행동 양식을 공유하는 집단)는 그 직전이나 직후의 코호트에 비해 교육 수준과 소득이 낮았고 신체장애의 비율이 높았다.
여성의 임신 중 스트레스도 자녀의 출생 결과와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가 제시되고 있다. 스트레스가 다음 세대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경로는 호르몬(hormone) 변화이며 동물과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여러 연구는 임신 중에 받은 스트레스가 CRH(corticotrophin releasing hormone)이나 코르티솔(cortisol)과 같은 호르몬 수치를 높이고 이것은 자녀의 조산, 발달 부진, 행동 장애 등의 원인이 된다는 사실을 보여 주었다.
1960년대 미국에서 시작된 페리 프리스쿨 프로젝트 (Perry Preschool Project)는 인지적 교육과 비인지적 교육 중 유아기에 어떠한 교육이 중요한 지를 보여 준다. 두 그룹으로 아이를 나눈 후 그룹 1은 성실성, 집중력, 사교성 등 자율성과 자기 조절 능력을 향상시키는 비인지적 교육에 중점을 두었으며, 그룹 2는 독서와 같은 인지적 교육에 중점을 두었다. 이 두 그룹의 아이가 40년간 어떻게 성장하는지를 관찰한 결과 그룹 1은 그룹 2보다 도덕성이 30% 높았으며 범죄율은 36% 낮은 것으로 집계되었다. 또한, 두 그룹의 소득 격차는 최대 60% 정도까지 나타나 유아기에 비인지적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 준다.
◆나이별 교육 투자의 수익률을 보여 주는 그래프다. 세로는 교육 투자의 수익률을 나타내며 가로는 연령대다. 등교하기 전 연령대에 투자하는 것이 투자 대비 수익률이 가장 높은 것을 나타내고 있다.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제임스 헤크먼 (James Heckman) 교수는 “Make greater investments in young children to see greater returns in education, health and productivity”(교육, 건강 및 생산성에서 더 큰 이익을 얻으려면 어린아이들에게 더 많은 투자 하세요)라고 언급하면서 만 0세~6세까지의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여러 가지 연구 결과를 종합해 볼 때, 태아의 정신, 신체 건강이 성인 건강과 직결되며, 영유아기의 비인지적 교육은 바람직한 사회성, 도덕성, 인성, 창의성 형성에 도움이 되며 이는 성인이 된 후 바람직한 경제 활동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코로나에 대응하는 스웨덴의 미래는?
2019년 12월 발생한 코로나 19에 대한 각국의 대처는 다양했다. 방역, 역학 조사, 봉쇄, 학교와 식당 폐쇄, 재택근무 등을 실시한 한국과는 대조적으로 스웨덴의 방역 대책은 다소 느슨하다고 평가된다. 특히 영유아 교육과 초등학생 대면 교육만큼은 코로나 19의 펜데믹 상황 속에서도 굳건히 지켜지고 있다.
스웨덴 작가 ‘니마 사 난다 지’(Nima Sanandaji)는 본인의 여러 저서를 통해 스웨덴을 포함한 스칸디나비아 국가의 번영 비결은 이들의 문화에 있다고 밝힌다. 1800년대 후부터 1930년대까지 스웨덴이 이룬 경제 성장을 산업 국가 중에 1~2위를 차지하였는데 복지정책에 많은 예산과 투자를 하면서부터 오히려 경제 성장률이 둔화했다는 분석이다. (출처: Scandinavian Unexceptionalism 2015년)
태아기의 유전적 영향, 영유아기의 교육 투자에 대한 중요성, 인지적 교육보다 중요시되는 비인지적 교육에 관한 내용을 살펴보면서 이를 반대로 한번 생각을 해 보았다. 부정적인 산모의 유전적 영향을 받고 태어난 아이가 이상적인 인지적 교육을 통해 좋은 인적 자원으로 거듭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본다. 이는 주변의 친구, 선배, 상사와 같은 주변인들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어느 쪽의 방역이 올바른 선택이었는지는 아마도 2022년생이 성장기를 보내며 성인이 된 후 신체적 정신적 건강 상태, 사회성, 도덕성, 경제적 능력, 이뤄낸 인적 자원 등을 살펴보며 2041년까지는 기다려야 진정한 평가가 이루어질 듯하다.
스웨덴 민족은 바이킹족들의 후손이다. 21세기에는 있을 수 없는 일이나 그 당시 바이킹 족은 은 무려 8세기에 걸쳐 유럽 국가들을 침략하여 노략질하는 것이 그들의 유일한 산업이었으나 가정과 자손을 위하는 마음이 각별했던 것으로 많은 글이나 영화에서 묘사되고 있다.
수많은 유럽 국가 중 최초로 룬(Lune) 문자를 만들게 된 계기 또한 후손들에게 본인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기록으로 남기려는 노력에서 시작되었다. 이는 조상들이 겪고 경험한 것을 교훈 삼아 잘 살라는 다음 세대에 대한 배려였다.
21세기의 세계 최고의 복지 국가라는 타이틀을 가진 스웨덴을 일궈낸 장본인들은 현재 대략 70세 ~80세 정도로 코로나에 가장 취약한 노령 층이다. 1930년대 전후에 일궈낸 경제 강국의 혜택을 후손들에게 전하며 코로나에 취약한 본인의 희생을 감수하면서라도 다음 세대에게 교육과 경제에 타격이 없도록 묵묵히 힘든 상황을 견디는 것처럼 보여 마음이 숙연해진다.
백 년 만에 찾아온 팬데믹에 대응하는 방역을 보면, 공리주의냐 개인주의냐 찬반 여론이 뜨거운 가운데 한국과 스웨덴의 가치관과 문화는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어느 것이 옳다고 단정 내리기는 어렵지만, 좋은 환경과 경제 성장을 이뤄낸 조부모님, 부모님들의 건강부터 챙기는 정책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스웨덴 스톡홀름 = 조수진 글로벌 리포터 soojinc106@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