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노벨상

스웨덴에서 발표된 노벨상 수상자들의 무지(無知)를 향한 도전!

by 조수진

세상의 발견을 위해 공헌하고 새로운 인식을 불러일으킨 이들에게 수여되는 2021년 노벨상이 10월 11일자로 아래와 같이 모두 발표됐다.


2021년 노벨상 수상자들의 명단/ 나이/ 국적/ 공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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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자 발표순 ©www.nobelprize.org


과학 분야에서 주목할만한 점만 요약한다면, 우선 생리·의학상은 1990년대 말 고추에 함유된 캡사이신을 활용해 더 많은 온도 수용체가 밝혀졌다. 2000년대 초 먼저 72종의 유전자를 선정, 차례로 실험을 진행해 마지막인 72번째가 촉각 수용체임을 발견하고 PIEZO1으로 명명했다. 수상자들의 귀중한 발견은 이전까지 미지의 영역이었던 주변 환경과 인체 감각 간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이해하는 데 결정적인 공헌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물리학상은 먼저 마나베(Manabe, 일본계 미국인)가 1960년대에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의 증가가 지구 표면 온도의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증명했고 그 후 약 10년 후 하셀만(Hasselmann, 독일)은 자연 현상과 인간의 활동이 기후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며 지구 기후에 관한 지식의 기초를 확립했다. 파시시(Parisi, 이탈리아)는 1980년대 무질서한 복잡 물질(disordered complex materials)에 숨겨진 패턴을 발견해 복잡계(complex systems) 이론의 핵심을 제공하고 이로써 물질·현상의 이해를 높여 물리학은 물론 수학, 생물학, 신경과학, 기계학습 등 다양한 학문 발전에 이바지한 것으로 평가된다.


마지막으로 화학상은 분자 합성의 획기적 도구인 “비대칭성 유기촉매(Asymmetric Organocatalysis)”를 개발한 과학자들이 수상했으며 리스트(List, 독일)와 맥밀란(MacMillan, 미국)은 지난 2000년 각자 진행한 연구에서 작은 크기의 유기 분자를 바탕으로 새로운 세 번째의 촉매인 “비대칭성 유기촉매”를 발명했다. 이들의 발명 이후 유기촉매 관련 연구가 매우 빠른 속도로 늘어남과 동시에 두 연구자는 현재까지 해당 분야를 이끌어 가고 있다.


노벨상 부문별 선정 절차와 선정 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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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nobelpriz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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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nobelprize.org


후보 수상자의 선정과 과정 절차는 www.nobelprize.org 에 공개되지만 상세한 평가 기준 등은 공개하지 않는다. 10월에 발표된 수상자들은 노벨상의 창시자인 알프레드 노벨이 사망한 12월 10일에 스톡홀름 시청에 있는 블루 홀(Blue Hall)에서 시상식이 열리며 이 또한 비대면으로 치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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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0일에 노벨상 수여식이 열리는 곳 ©조수진


2021 노벨 수상자들의 주요 논문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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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clarivate.com


개인차가 다소 있지만 2021년 노벨과학상 수상자들의 논문 중 평균 30편이 4대 저널에 실렸음을 알 수 있다. 노벨과학상 수상자들의 연령대가 50대부터 90대까지 폭넓은 점을 볼 때 그들의 연계적, 지속적인 발견의 행보는 절대 식지 않음을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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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 박물관에 전시된 김대중 전 대통령 자료들 ©김진희


노벨 위원회는 1901년에 설립돼 올해로 120주년을 맞이했다. 그동안 노벨상은 개인 947명과 28개의 기관이 수상했다. 박물관에 수상자들의 관련 업적과 자료가 전시돼 있다.


이러한 영예로운 노벨상의 수상 기록을 살펴보면 미국이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한다. 눈에 띄는 점은 유일하게 아시아에서 일본이 그것도 5위라는 놀라운 기록을 내는 점이다. 그 뒤를 개최국인 스웨덴이 차지하고 있다.


노벨상 수상의 국가별 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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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nobelprize.org


다이너마이트 발명으로 유명한 알프레드 노벨의 나라인 스웨덴이 6위를 차지하며 주체국으로서의 위엄을 지키고 있다. 주체국이자 알프레드 노벨이 태어난 스웨덴에 남다른 학풍이 있을까?


한국과 스웨덴의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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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D(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 OECD, Main Science and Technology Indicators 2021


인구 대비 1인당 국민소득은 스웨덴이 한국보다 높으며 국가 경쟁력도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국내총생산 대비 연구개발비는 과거 스웨덴이 한국보다 높게 차지했지만 현재는 한국이 스웨덴보다 높은 것을 볼 수 있다.


인구는 한국이 스웨덴보다 5배 정도 많으며 반대로 면적은 스웨덴이 한국보다 4배 정도 넓다.


스웨덴을 다니다 보면 다이너마이트가 있어야 도로가 만들어졌겠구나 싶을 정도로 여기저기 바위들이 상당히 많다. 발명품의 창조성은 본인이 처한 환경을 인지하는 데서부터 시작되는 점을 알 수 있다.


스웨덴과 한국의 사교육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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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oecd.org


위의 그래프를 통해 한국의 사교육은 스웨덴보다 상당히 높음을 알 수 있다. 한국 학생들은 방과 후 학원에서 학업을 이어 가지만 스웨덴 학생들은 보통 오후 3시 30분이면 일과가 모두 끝난다. 방과 후 독서, 사색, 취미 활동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스웨덴의 대학 진학률은 40%에 불과할 정도로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학생들은 자신이 하고자 하는 직업을 갖는 경우가 흔하다. 무료인 대학 과정을 고려해 볼 때 학업을 이어 가고자 하는 의욕이 남다른 고등학생이 대학에 진학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스웨덴의 학풍


스웨덴은 볼보 자동차(Volvo), 에릭슨 통신(Ericsson), 일렉트로룩스 가전(Electrolux), 이케아 가구(IKEA)와 같은 세계적인 기업들뿐만 아니라 노벨의 다이너마이트, 린네의 식물 분류, 셀시우스의 온도계, 에릭슨의 전화기, 폴햄의 공학용 알파벳, 호칸 라스의 컴퓨터 마우스, 지퍼, 로봇청소기, 심장 박동 조절기, 복막 투석기, 초음파, 뇌를 절개하지 않고 수술을 가능케 하는 감마나이프, 철도 신호등, 자동차의 DOHC 등 수 많은 특허품과 발명품을 자랑한다.


북유럽인 스웨덴은 11월부터 대략 4월까지 눈을 볼 수 있다. 게다가 동절기에는 해가 오후 3시부터 지기 시작해 해가 없이 지내는 시간이 많다. 이러한 환경 때문인지 독서하고 사색하는 학풍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 스웨덴에 발명가와 발명품이 많은 데에는 사색하는 학풍이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생각된다.


발견의 시작은 무지에서부터


로버트 루트번스타인(Robert Root-Bernstein)에 따르면, 무지(無知)의 영역을 다음과 같이 4개로 분류한다.


① 명백한 무지: 모른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경우

② 가려진 무지: 모른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경우

③ 잘못 알려진 무지: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모르는 경우

④ 알려지지 않은 지식: 이미 밝혀졌지만, 모른다고 알려진 사실

(Robert Root-Bernstein, “Problem Generation and Innovation”)


노벨상 탄생의 기반이 된 스웨덴에는 남다른 학풍이 느껴지긴 하지만 노벨상 배출을 위한 정부의 특별한 정책이나 노벨상 수상을 위한 특별한 제도는 사실상 찾기 힘들다. 한국은 여러 가지 방면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유독 노벨상에는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올림픽은 4년을 준비하며 기록이 가장 좋은 선수가 금메달을 따고 주로 은퇴를 하지만, 노벨상은 선정부터 심사까지의 절차는 있지만 사실상 그간의 연구 실적이 수상을 예상한다. 수상자들은 60대에 정년을 다 했다고 올림픽 선수처럼 은퇴하지 않고 모르는 사실을 찾기 위해 일생을 연구에 몰두한다.


문제를 찾아내기 위해서는 우선 무엇을 모르는가를 알고 있어야 한다. 노벨상은 멈추지 않는 열정과 끈기로 전 생애에 걸쳐 네 가지의 무지와 싸우고 있는 그들에게 "그간 참 고생 많았습니다"라고 깨닫게 해주는 선물과 같은 것이다.


스웨덴 스톡홀름 = 조수진 글로벌 리포터 soojinc106@gmail.com


■ 필자 소개

The University of Pennsylvania 교육학 석사

조수진영어연구소 소장 www.u-toeic.com

‘비즈니스리포트’ 국제부장

‘조이뉴스24’ ‘패션잉글리쉬’ 연재

Stockholm International School 한국어 교사

전) 중국국제학교 영어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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