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1985년 마산 파티마 병원에서 자연분만으로 출생하였다. 마산은 경상남도의 중앙, 남쪽에 위치한 도시로 동쪽으로 부산, 남쪽으로 거제, 서쪽으로는 진주를 인접한, 서울로 치면 일산 정도 느낌의 중소도시다. 남해안이 깊숙이 파고든 지형 특성상 크고 작은 만이 여럿 발달하여 예로부터 합포(=큰 포구)로 불리며 배를 통한 교역과 무역이 발달하며 조선과 제조업이 활발한 곳이기도 하다. 부마항쟁을 포함한 다양한 역사적 사건을 거친 경남의 주요 도시이지만 2010년 진해와 더불어 창원으로 흡수/통합되면서 독립적 시의 위치를 잃었고 경제/산업의 기반이 되던 조선업도 시들해지면서 예전의 명망을 잃은 듯하다. 그곳은 어떤 곳이었나. 희미한 기억을 더듬어 보면 제일 먼저 갈매기 날아다니는 모습, 남해안의 짠기를 품은 바다 냄새, 그리고 나무 둥지를 원형 도마 삼아 칼질을 하시던 어시장 아주머니들의 거침없는 칼질, 생선 토막 내는 소리, 비늘 긁어내는 소리, 굵은 소금 뿌리는 소리 뭐 그런 단편적이지만 선명한 기억들. 어시장에 갈 때 엄마는 유달리 내 손을 꽉 잡았다. 아주머니들의 둔탁한 칼질 소리가 뿌뿌뿌- 하며 큰 진동으로 울리는 뱃고동 소리와 닮았다고 생각했다.
뭍 깊숙이 바다를 끼고 발달한 항구가 대체로 그렇듯이 그곳 사람들은 꽤 거칠다. 정확히 말하자면 본성이 괴팍하다기보다 의사 표현 방식이 매우 직설적이다. 사투리가 얼마나 거센지 마산에서 평생을 살아온 이모들과 그보다는 약간 도시화된(?) 지역에서 살아온 엄마의 통화를 들어보면 어쩐지 엄마가 늘 혼나는 것만 같다. 하지만 실상은 완전 그 반대이고 엄마를 아직 젖먹이 막내로 생각하는 이모들은 하나부터 열까지 엄마의 사소한 일상을 챙긴다. 내가 대학에 붙었을 때 “그 피아노 시키가 음대 들어가는 가시나들은 다 부잣집 딸내미들인데 우리 아-가 스울 가가 그래 가지고 기 안 죽긋나? 입학 전에 꼭 쌍꺼풀 수술시키거래이~” 하면서 이모 두 분이 각각 오백만 원씩을 줬다고 한다ㅋㅋ 나는 그 돈으로 부산의 롯데백화점 뒤에 있는 성형외과에 가서 쌍꺼풀 수술을 하고 서울형 인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그때 의사 선생님이 어 이 친구는 하는 김에 코도 해야겠는데?라고 하셨는데 그때 안 한 걸 지금까지 후회하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