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수 있을까'에서 '그므시라꼬, 해보자'까지
2025년 9월 18일, 한 통의 알림을 받았다.
브런치 스토리에서 온 문자였다.
콩닥콩닥 뛰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설마 하는 기대반 의심반으로 앱을 열었다.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브런치 10주년 팝업 전시에 작가님을 초대합니다.
이게 실화냐?
오늘 10월, 내 글이 전시가 된단다.
브런치 작가가 된 지 며칠 되지 않았다.
나는 '그므시라꼬'라는 필명으로 블로그에서 글을 쓰고 있다.
그므시라꼬는 '그게 뭐 어때서? 하면 되지?'라는 도전과 응원을 가진 경상도 사투리이다.
가족단톡방에 브런치에서 받은 알림을 캡처해서 올렸더니 애들이 난리가 났다
"엄마, 이건 또 뭐야?"
"엄마 브런치 스토리에서 글 전시하는데 합격했대. 너무 신기하지?"
"우와! 우리 엄마 진짜 멋지다."
"언제 또 글을 썼어?"
"엄마 글 잘 쓰나 보다."
"아니... 너희들 어릴 때 편지 쓴 거 말고는 엄마가 쓴 게 있냐."
사실 나는 일기도 꾸준히 쓰지 못하던 사람이었다.
그런 내가 글을 써보겠다고 시작한 것이 블로그였다.
어떻게 시작해야 될지 몰라 일상의 사진 몇 장에 짧은 글을 붙여 올리던 것이 시작이었다.
그러다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전자책을 냈다"라는 글을 보았다.
그들을 응원하며 부러웠다.
'와 멋지다. 나도 해보고 싶다'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일단 해보자, 부딪혀 보자'로 바뀌었고,
정말로 작가가 되었다는 합격 문자를 받았다.
그동안 집에서는 '엄마' '아내' '며느리' '딸'이라는 이름으로만 존재했는데,
이제는 나 역시 한 사람의 '작가'로 불리게 된 것이다.
합격의 기쁨도 잠시 글을 발행해야 하는데 난감했다.
'작가'라는 이름이 주어지다 보니 부담감에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세상에 이렇게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이 많았던가?
내가 쓴 단어하나, 문장 한 줄이 형편없어 보였다.
이것도 글이라고.. 누가 비웃을까 걱정이 한가득이었다.
처음 시작했을 때를 생각했다.
'나도 해보고 싶다'였고 '나도 쓰고 싶고,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였다.
그때 <그리스인 조르바>에서 읽었던 문장이 떠올랐다.
나는 자신에게 묻지요!
"조르바, 지금 이 순간에 자네 뭐 하는가?"
"잠자고 있네"
"그럼 잘 자게."
나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그므시라꼬, 지금 이 순간에 자네 뭐 하는가?”
“지금, 여기, 이 순간을 즐기고 있네.”
“잘해보게.”
'세상에 나 같은 사람도 있어야지, 다 잘 쓰면 뭔 재미야?'라는 마음으로 글을 쓰니
한결 가벼워졌고 이 공간에 들락날락 거리는 재미가 생겼다.
관심 있는 작가님들을 구독하고, 멤버십도 결제하면서 좌절이 아니라 동기 부여를 받았다.
지금 당장 세상밖에 내놓지 못하는 글이지만 이 공간에서는 내 속도대로 구슬을 꿰고 있다.
그 구슬이 끼었다 빠졌다를 반복하긴 하지만 시도하지 않았다면 이런 경험조차 없었을 것이다.
브런치가 아니었다면 나는 여전히 내 안의 목소리를 꺼내지 못했을 것이다.
반백살을 훌쩍 넘긴 나는 혼자 여행을 다니면서 느끼는 풍경과 그 순간을 기록한다.
가슴속에 담아 둔 꿈을 글로 그리며, 그 위에 매일 조금씩 색을 입혀가고 있다.
앞으로의 꿈은
여행을 통해 얻은 경험과 배움을 한 권의 책으로 엮어내는 것.
평범한 주부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나도 그랬듯이 내 글로 누군가의 마음이 흔들리고, 용기를 얻어 도전을 시작할지도 모른다.
작가란 특별한 재능을 지닌 몇 사람만의 이름이 아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믿고, 화려한 글이 아니어도 끝까지 써 내려가는 모든 사람들의 이름이다.
오늘도 나는 글을 쓴다.
팝업 전시에 내 글이 걸리는 기적을 기대하며, 또 다른 꿈을 꾼다.
또 어떻게 알아?
팝업 전시 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