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와 나(-2)

by 복사꽃향기

<<받은 시>>


-들길-


대문을 열고 집을 나선다

들로 향하는 내 발걸음이 참 가볍다

그 길목엔 예쁜 잡초들이 아름아름 피어있다

한 번이라도 좋으니 좀 봐 달라는 애절함인지

나를 향해 한없이 잎사귀를 나풀나풀거린다


민들레, 토끼풀, 씀바귀, 이름 모를 애기풀도 고개 들어 나를 본다

민들레는 온 마음을 다해 키운 살갗이 홀씨를 훠이~훠이 날린다

다음 해 새로운 아기 민들레로 만나기 위해

바람에 몸을 맡긴 채 실려 날아가는 홀씨를

사뿐사뿐이 따라간다

잡힐 듯 잡힐 듯하다 포기하고 돌아선다


호기심 많은 내 눈은 토끼풀 위에 머물고

행운을 찾아 헤맨다


'오늘은 다 숨어 버렸나 보다'

나는 다시 천천히 들길을 걸어간다





<<답시>>


-장미꽃길-


사람들이 장미꽃길 위에서 부지런히 추억을 담는다


"여기도 찍어봐라"

"저기도 찍어봐라"


누르는 손길이 숨차다


몸은 마음을 따라 아홉 갈래길


얼굴은 햇살을 가득 담았다


눈길 머문 곳엔 천사들의 얼굴


선글라스, 양산으로 아무리 가려도

고집스러운 햇살은 모든 이의 얼굴에 묵언수행하듯 앉았다


그리곤 언젠가 기억될 누군가의 추억에 함께 담긴다


그 속에 엄마의 얼굴이 빛나고 있다.


시간이 지나 다시금 엄마의 얼굴을 찾아 함께 여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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