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에게서 배운 행복(1-8)

인성 좋은 아이 키우는 법

by 복사꽃향기

-첫 통장 만들기-


우리 아이들이 어엿한 초등학생이 되어 용돈이 필요한 시기가 되었다.

용돈으로 저축하는 법과 제대로 쓰는 법 그리고 그에 따른 경제관념을 심어주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아이들을 불러 설명을 했다. 용돈이 필요한 시기가 되었으니 원하는 용돈의 금액을 말해 보라고 했다. 같은 돈인데 용도와 의미가 완전히 바뀌어 버린 것이다.

지금껏 군것질용으로 받던 돈을 용돈이라는 개념으로 말을 하니 이해를 잘 못하는 것 같았고 그러다 보니 어떻게 정해야 할지 몰라서 망설이고 있었다.


먼저 친구들 중에 용돈을 받는 친구들이 있는지를 물어보았다. 몇 명이 받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원하는 금액을 잘 모르겠다면 친구들이 받는 가장 높은 금액과 가장 적게 받는 금액을 물었다.

그리고 난 뒤 우리 아이들에게는 그 중간 정도의 금액을 제시했다.

적은 것 같으면 좀 더 조율해 볼 테니 자기 생각을 말해 보라고 했다.

아직 잘 몰라서 그런지 엄마가 선택해 주는 데로 받겠다고 했다.

일단 정한 금액대로 사용해 보고 좀 적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언제든 의논해서 더 올릴 수도 있다고 했다.

그 말에 아이들이 안심을 하는 것 같았다.

혹시나 부족하지 않을까 조금은 염려했던 것 같다.


그다음엔 받고 싶은 기간을 선택해 보라고 했다. 일주일치, 이주일치, 아니면 한 달치 중에.

큰 딸은 한 달치 용돈을 달라고 해서 그렇게 해주었다. 딸아이는 어리긴 하지만 신중한 성격이라 계획 없이 돈을 막 쓰지 않는다는 걸 알기 때문에 믿었다. 사실 믿기도 했지만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한 궁금증이 더 크기도 했다.


둘째 아이는 돈이 있으면 있는 대로 쓰는 성격이라 받는 즉시 다 써버릴까 봐 스스로도 못 믿겠는지 일주일치만 달라고 해서 또 그렇게 주었다. 일단 스스로의 결정에 맡겨 보았다. 처음 주는 용돈이라 아이들이 원하는 대로 해 주기로 했다. 시행착오가 생기면 그때 다시 조정하면 될 일이었다.

그리고는 한 가지 조건을 달았다.

다음 용돈을 받을 때까지 남아있는 용돈만큼의 돈을 더 보태 주겠다고 했다.

용돈이 천 원이 남아 있으면 천 원을 보태주었다.

그리고 그 돈을 본인 이름으로 통장을 만들어 주겠노라 약속을 했다.


그러다 보니 생각지도 못한 변수가 생겼다.

아이들끼리 서로의 용돈 지출액을 수시로 점검하며 경쟁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누가 용돈을 적게 쓰는지에 대한 저축심리가 작용을 했다.

의도한 건 아니지만 아이들 간의 경쟁으로 저축할 수 있는 상황이 저절로 만들어졌다.

첫 용돈을 남겨 2배가 된 금액에 신나 하는 아이와 손을 잡고 처음 약속대로 근처 은행으로 데려갔다.

모인 첫 용돈으로 통장을 만들게 해 아이손에 쥐어 주었다

그때부터 아이는 저축하는 즐거움에 푹 빠졌다. 금액에 상관없이 돈만 모이면 은행으로 달려갔다.

그리고는 어떻게든 용돈을 적게 사용하려고 노력을 했다.


그 이후에도 각종 명절, 친지들의 방문, 시시때때로 가족들에게 소소히 받았던 용돈의 전부를 통장에 차곡차곡 넣어 주었다. 머지않은 미래에 자발적으로 모은 돈으로 본인에게 필요한 곳에 사용할 수 있는 종잣돈을 만들도록 유도를 한 것이었다.

고맙게도 아이들은 엄마의 뜻을 알았는지 한 번의 지출도 없어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꽤 많은 돈을 모을 수 있었다. 딸은 대학을 가면서 아들은 군대를 가면서 알뜰히 모았던 그 통장을 엄마의 손에 쥐어 주었다.


항상 어깃장 없이 그리고 자라준 우리 아이들에게 늘 감사한 마음 뿐이다ㆍ




작가의 이전글언니와 나(-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