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에게서 배운 행복(1-7)

인성 좋은 아이 키우는 법

by 복사꽃향기

-급식-


아이들이 초등학교 2~3학년쯤 되었을 때다.

학교에서 돌아오는 우리 아이들에게 급식으로 뭘 먹었는지 궁금해서 또 매일 물어댔다.

아이들도 엄마의 물음이 지겨울만한데도 어떤 식으로든 항상 대답을 잘해주었다.

우리 아이가 편식하지 않고 학교에서 나오는 급식을 맛있게 잘 먹고는 있는지 알아보기 위함이기도 했다.

아이들은 그런 엄마의 마음을 모르지만 물으니 그저 순순히 답해 줄 뿐이었다.


그러다 하루는 급식으로 좋아하는 튀김닭이 나와서 맛있게 먹었다고 자랑을 했다.

그래서 또 호기심이 발동해서 아이들의 반응을 보려고

"너무 맛있었겠다. 엄마도 먹고 싶네" 하면서 진심으로 먹고 싶다는 간절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 순간 나를 바라보는 두 아이의 눈에 미안함이 스쳐가는 걸 보았다.


며칠 뒤 학교에 갔다 온 딸아이가 손에 무언가를 꼭 쥐고는 고사리 같은 손으로 나에게 살포시 내밀었다.

그러면서 "오늘 점심급식에 엄마가 먹고 싶다던 튀김닭이 나왔어~그래서 엄마 줄려고 가지고 왔어" 하는 것이다.

그냥 해본 엄마의 말을 잊지 않고 튀김닭이 2개가 나오자 한 개만 먹고 나머지 한 개를 챙겨 들고 온 것이었다.

"엄마 줄려고 친구들과 놀지도 않고 곧장 집으로 왔어, 너무 맛있으니까 엄마도 먹어봐! 한다.

와~~ 그 순간 감동이 뇌에서부터 전신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렇게 따스한 딸의 온기로 채워진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튀김닭을 황홀한 기분으로 맛을 보았다.



어린 나이에 아이를 낳아 서투른 엄마가 되다 보니 자꾸만 아이들 마음을 확인하고 싶었다.

우리 아이가 먹고 싶은 것을 참을 수 있는 인내심이 있는지, 말로만 했던 엄마에 대한 애정이 얼마만큼이며 그 애정에 진심이 담겨 있는지, 그러면서도 아직 아이이기에 기대하지 말아야 하는 마음까지.

그 마음을 진심으로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참을성이란 걸 견뎌 내기엔 아직 어려운 아이들임을 생각하니 감사하면서도 안쓰런 마음도 들었다.

'엄마에게 주려고 참고 오는 그 길이 작은 설렘이었을까? 아님 악마의 휴혹과 한판 싸웠야 했을까?'


그 이후 급식으로 튀김닭이 나오는 날엔 항상 잊지 않고 챙겨다 주었다. 착한 딸 덕분에 부지런히 얻어먹었다.

그 마음이 어찌나 고맙던지.....

나이가 들어 기억이 희미해져도 잊지 못할 추억의 한 조각이 되어 있지 않을까 싶다.


누나의 그 모습을 보고는 먹부심에 찐인 아들이 튀김닭이 나오자 엄마에게 주겠다고 부지런히 챙겨 오다가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 중간에서 그만 해치워 버렸다고 미안해하며 말을 한다.

아들의 그 말에 나는 웃음이 터졌다. 참고 가져오기엔 그만한 인내심이 없다는 걸 잘 알기에.

엄마를 생각하는 마음이 누나보다 부족하다는 걸 미안해하면서 말하는 아들이 너무 귀엽기만 하다.

그래서 깊은 나름의 위로를 해주었다.

"반이라도 참고 들고 온 게 어디야? 엄마는 안 먹어도 가져다주려고 했던 그 마음이 너무 고맙기만 하네. 먹은 것보다 더 행복하다"라고 말했더니 그제서야 안심을 한다.

그 말을 제대로 믿었는지 그 이후로는 아들이 가져다주는 튀김닭을 한 번도 먹어 보지는 못했다.

아마도 엄마의 그 한마디는 참을 수 없는 자신에 대한 면제부를 받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 자체가 좋았다. 아이들의 마음을 알고자 했던 나에게는 그저 그런 과정들이 의미였기에.


그 이후로도 나는 커가는 아이들이 신기해 짓궂은 장난을 많이 걸었다.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상황에 따라 어떤 마음으로 행동하는지, 뜬금없는 엄마의 행동에 질문을 하는지, 등

대화의 시작은 이런 엉뚱한 행동을 만들어 부딪히면서 해결해 나가기 위한 사소한 고민에서부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가랑비에 옷이 젖는다'는 속담이 있듯이 그렇게 엉뚱한 시간을 자주 만들다 보면 분명 마음도 따뜻하고 배려심도 조금씩 생기고 얕지만 대화도 많이 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바람으로 나만의 방법으로 열심히 열정적으로(?) 찾아간 것 같다.


철없는 엄마의 엉뚱한 행동에도 늘 맞장구쳐 주었던 우리 아그들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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