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 좋은 아이 키우는 법
-전학-
큰딸이 초등학교 5학년 둘째 아들이 4학년 때 이사를 하게 되어 집 근처 학교로 전학을 했다.
처음 이사한 후 너무 고학년에 전학을 해 '혹시 친구들과 잘 지내지 못하면 어쩌나' 하고 걱정을 많이 했었다.
그런데 다행히 학교 갔다 집에 돌아온 아이들에게 물어보면 항상 친구들과 잘 지낸다고 말을 했다.
난 아이들의 말을 그대로 믿었다.
하지만 아이들이 학교 생활에 어느 정도 적응을 해나가고 있을 무렵 노파심에 자꾸 학교 생활을 물었다. 어쩔 수 없이 엄마에게 그때 있었던 일들을 조심스럽게 말해 주었다.
알고보니 그동안 새로 전학을 간 학교에서 아이들이 왕따를 당했다고 했다. 나는 아이들의 말에 너무 놀라고 말았다. 딸도 그런 짧은 경험을 하기는 했지만 나름의 방법을 찾아 잘 적응했다고 한다. 딸은 먼저 말을 잘 걸지 못하는 수줍음 많은 내성적인 성격이었지만 상황에 따라 자신의 성격도 바꿀 수 있는 아이라는 걸 그때 처음 알았다. 아직 어린데 어떻게 적응했는지 너무 궁금하고 걱정스러운 마음에 물어보았다.
대부분 아이들은 학교성적이 좋은 모범생 아이들은 절대 건드리지 않는다는 걸 알았고 공부를 좀 했던 딸이 성적 상위권의 아이들에게 먼저 다가가 친절하게 대해 친하게 되자 그때부터는 오히려 친구들이 보디가드가 되어 주었다고 했다.
아들 역시 나름의 고충을 겪었고 혼자서 해결해 보려는 마음에 엄마에게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어느날 부턴가 학교 갔다 돌아온 아들의 얼굴이 그리 밝지 않아 분명 무슨 일이 있는 것 같은 미심쩍은 생각이 들긴했지만 친구들 간의 사소한 다툼은 스스로 해결할 줄도 알아야 한다는 마음도 있었기에 도저히 감당이 되지 않으면 말하겠지 하고 일단 아들 말을 믿어보기로 했던 시간들이 있었다.
그 시기에 한 반에 있는 덩치 큰 친구가 전학을 왔다고 텃세를 부린 모양이었다.
몸도 왜소하고 작은 체구의 아들 뒤를 하굣길마다 집 앞까지 따라오면서 괴롭혔단다.
그 얘기를 듣는데 너무 속이 상했다. "이 눔의 시끼, 누구야? 엄마가 혼을 내야겠다. 전학 온 친구를 도와주어야지 괴롭히면 써나?" 하면서 아들 앞에서 당장 달려가 족칠 것처럼 말을 해도 발걸음은 떨어지지 않았다.
부모가 달려가 뭐라 하기에는 좀 지나친 감이 들었다. 아이들이고 나쁜 마음으로 그렇게 하는 행동도 아니었기에 상황을 더 들어보기로 했다.
아들의 생각이 이러했다. 전학을 와서 잘 모르기 때문에 저러나 보다 하고 참을 만큼 참아줄 생각으로 있었는데 참아주니까 점점 더 행동이 심해져서 도저히 참아 주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결국 덩치 큰친구가 데리고 다니는 친구들 앞에서 한판 붙었단다.
그래도 예의는 있었다. 태권도를 배웠기 때문에 주먹다짐을 하지 않으려고 나름 참고 있었지만 계속 괴롭힘을 당하면서 지낼 수는 없는 노릇이라 한판 붙자고 먼저 제의를 했단다.
그리고는 강한 펀치한방을 날려 버렸단다. 아들말이 더 웃긴다. 그 기세등등하던 친구는 생각보다 힘이 없어서 당황을 한건 아들쪽이었다. 한판 붙자고 말해놓고도 사실 겁이 조금 나기는 했다고 고백한다.
그 일 이후 억울한 마음에 더 심하게 굴면 어쩌나 하고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 그 다음부터는 괴롭히지 않고 오히려 잘 대해 주더란다. 그 이후로는 친구들과 잘 어울려 지내며 학교를 다녔다고 무용담을 담담히 얘기하는 것이었다.
"왜 엄마에게 말하지 않았느냐" 고 했더니 걱정할까 봐 못하겠더란다.
그리고 본인이 알아서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하는 아들의 얼굴을 보면서 다시 한번 반성을 했다.
앞으로는 무조건 엄마에게 말해야 한다고 일러주었다. 그러면서 아들의 머리를 조용히 쓰다듬어 주었다.
엄마걱정을 먼저 해준 아들이 기특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