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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enza Sep 28. 2017

반복되는 것들

반복되는 것들은, 어느새 삶의 리듬을 생성한다. 이어 새로운 것을 떠올리기보다 익숙한 것들에 더욱 익숙해지려 하는 시도들이 잦아진다. 이렇듯 반복이 주는 의미는 변화보다 주어진 상황에 대한 선택으로 제한되어, '주어진'이라는 단어를 벗어나지 못한다. 필자는 오랜 시간 글을 쓰지 못하고, 영화나 예술에 대한 사색이나 글을 쓰지 못했다. 


'귀찮음' 어쩌면 귀찮다는 말로 귀결될 수 있으나, 다른 이유가 있다고 생각이 든다. 삶에 반복되는 행동 패턴들이 '의미'와 '감성'의 퇴색을 낳게 한다. 계속해서 그려왔던 그림은 군생활 중에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주변의 모든 보이는 것들을 바라볼 때 느꼈던 경의로움과 감정들은 반복된 생활과 부대 안에 제한된 삶에 지쳐 밤하늘의 별도 아무런 의미가 없어지게 됐다. 


전역 이후 매번 반복되는 업무 속에서 지루함과 익숙함에 적응하게 된다. 이전에 갖고 있었던 감성은 마음속에 자리를 잃고 서서히 사라져 간다. 몇 년 간 미디어에서 유행했던 '힐링'이라는 주제는 여행과 우리네 익숙한 삶의 터전보다, 국내외 여행프로만 가득할 뿐이다. 반복된 삶을 벗어나고 싶은 우리 네 마음을 이해한 콘텐츠가 가득하다. 


모든 힐링의 중심은 '잠시 멈춤'에 맞춰져 있다. 바쁜 출근길에 있는 잔디밭에 피어있는 작은 꽃이나, 이쁘게 떠있는 구름 한 조각을 보는 작은 여유를 부려보자. 공원에도 나가보고, 반복되는 것들은 멈춰보자. 그렇게 멈출 때, 우리는 반복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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