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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enza Jan 13. 2020

꿈이 없어도 돼

너 커서 뭐가 되려고 그러니?

<한 끼 줍쇼>에서 이경규는 홍대에서 한 청년에게 묻는다. "꿈이 뭐예요?" 그러자 청년은 말한다. 꿈이 있어야 하는지 의문을 갖고 대답한다. 본인의 꿈은 고양이를 키우는 것. 그러자 이경규는 뭔가 깨달은 듯 말한다.


"꼭 꿈이 없어도 돼"


맞다. 우리가 어릴 적 지겹게 들었던 "너 커서 뭐가 되려고 그러니?"라고 들었던 <꿈>은 더 이상 원대하고 대단한 무언가를 좇는 게 아니다. 꿈은 생각보다 평범하고 일상 속에 스며들어 있다. 하루하루 그날 하고 싶었던 일을 해낸다면 그날의 꿈은 이룬 거다.


'꿈'이라는 단어가 주는 과거의 의미는 한 사람이 인생 속에서 이뤄야 하는 목적이나 단어였다. 비트겐슈타인은 단어에 있어서 암묵적인 의미 합의가 있다고 한다. 이를 '가족 유사성'이라고 하는데, 시대가 정의하는 단어의 의미를 말한다. 예를 들면, '사과'라는 단어를 보면 우리는 빨간색이나 초록색 사과를 가장 먼저 떠오르게 된다. 암묵적인 약속이다.


이처럼 '꿈'이나 '성공'이란 단어도 시대적으로 사회적으로 암묵적으로 정해진 이미지가 있다. 무언가 이상적인 직업이나 삶을 살아야 하고, 모두가 우러러볼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이러한 꿈이나 성공은 유행하는 매체를 통해 계속 변화하고 강조된다.


You Only Life Once


그래서 우리는 고정된 꿈이나 성공에 대한 프레임에서 벗어나 'Love myself', 나 자신을 사랑하자는 자존감 높이는 말로 현재의 자신 행복에 집중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YOLO(You Only Life Once)가 유행하기 시작한다. 이 중심의 가치는 자신의 삶을 주변 환경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을 위한 소비를 하는 생활방식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욜로 자체가 목적이 되는 경우가 생긴다. 욜로가 중심 가치가 아닌 타인의 욜로의 삶을 모방하면서 자기 위안하는 경우가 생긴다.


개인 철학과 가치를 중점을 둔 것이 아닌, 남의 삶을 모방하며 욜로라 자칭하는 것이다. 이렇게 성공이나 꿈의 프레임은 욜로라는 프레임으로 변경된다. 마치 기성세대가 사용하는 꿈이라는 단어는 젊은이들에겐 욜로라는 단어로 바뀐 듯하다. 주변 청년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것처럼 보이고 싶어 하는 모습이 발견된다. 행복하지 않은데 행복해 보여야 하고, 쿨하지 않은데 쿨해져야 하는 모습이다. 우리는 모든 것에 완벽할 필요도, 남들보다 행복할 필요도 없다.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 이선균은 이런 말을 한다. "아무것도 아니야. 내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야" 맞다. 아무것도 아니다. 행복하자. 프레임에 갇힌 삶이 싫어서 끄적대다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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