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Gallery AMIDI

피어나다, 삶

삶이 나로 피어나다, 작가 윤다은

by Wenza

윤다은 작가를 알게 된 건 작년 말이었다. 그녀의 그림은 감성적이고, 섬세했다. 개인적으로 수작업의 그림을 선호하지만, 윤다은 작가의 작품에서는 수작업 그림에서 느낄 수 있는 감성이 느껴졌다. 그녀는 나의 지금까지의 디지털 아트웍에 대한 편견을 깨버렸다.


현시대는 인터넷만 연결하면, 어디든 존재할 수 있고 무엇이든 소유할 수 있는 세상이다. 유럽을 가지 않아도 아름다운 그림과 전통 있는 장소를 체험할 수 있다. 최근 [VR휴먼다큐멘터리 -너를 만났다]에서 세상을 먼저 떠난 딸을 VR 기술로 가상 세계에서 재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렇듯 직접 가지 않아도, 경험할 수 있고 소유할 수 있는 시대다.


시뮬라시옹, 쟝 보드리야르의 이 표현은 현시대를 적합하게 설명하고 있다. 원본과 사본을 구분할 수 없는 상태, 즉 원본과 사본의 의미가 무색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디지털 아크웍은 원본이라 하는 것은 작가의 '구상'에 있다. 디지털 데이터로 재현하여 '원본의 사본화'를 이루어, 오롯이 작가 그 자체가 '원본'이 되는 것이다. 즉, 그 원본에서 파생되어 작품 하나하나가 원본이면서, 사본이 된다.


<피어나다, 삶>은 윤다은 작가의 첫 전시로 디지털이 주는 차가운 이미지가 아닌, 수작업이 주는 포근한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림이 주는 질감 표현이 마치 수작업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거칠면서 디지털만의 정제되어있는 느낌도 준다.




평화의 소녀상


일본 국제 예술제에 전시되었던 김서경 김운성 작가의 작품이 전시 중단되는 사건이 있었다. 이는 예술적 의의와 자율성을 잃어버리는 것은 그 사회의 모든 자유를 억압하고, 위축시키는 일이었다. 당시 그 사건에 대한 저항적 퍼포먼스로 많은 아티스트들이 참여했다. 윤다은 작가도 그 퍼포먼스를 지지하고, 참여하여 평화의 소녀상을 리디자인한 작품이다.




What is Life

"꽃 길만 걷자" 라며 서로를 위로하거나 응원하는 말이었다. '꽃길"이라는 이미지는 우리가 꿈꾸는 삶을 살아가는 과정을 말한다. 소녀가 꿈꾸는 삶은 무엇일까?




꽃밭에서

강세화 시인의 <꽃 밭에서> 중..

아득히 꽃잎 지고 저승 같은 구름 한 장
떨리던 마음도 눈감으면 놓여나고
이윽고 번쩍 눈뜨면
문득 환한 세상을 보네.




피어나다, 삶

삶이 나로 피어나다. 알 수 없는 삶이지만 살아내고, 살아내야만 하는 것처럼

언제 져버릴지 모를 꽃이지만 피어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담겨 있다.

소녀의 가늠할 수 없는 표정과 분위기 조차 향기를 남긴다.




무제

외롭고 막연하지만, 구름처럼 정처 없이 떠도는 삶이 좋다.

가만히 꽃 향기를 맡노라면 나 또한 만개하는 꽃잎에 일렁이는 향기가 된 것만 같았다.





이번 전시는 공통적으로 꽃이 나타난다. 꽃은 한철의 짧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청춘이라는 이미지도 떠오르게 한다. 한 치 앞도 모르는 삶을 꽃이 피길 바라는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다면, 윤다은 작가의 그림 속으로 빠져들 수 있다. 우리의 꽃은 어느 시간대에 한정되어 있지 않다. 이번 전시를 통해 윤다은 작가의 향기와 진심이 전해져 누군가의 삶이 피어나고, 마음의 꽃봉오리가 활짝 피길 바라본다.


윤다은 작가의 <피어나다, 삶>은 북아현동 카페드아미디에서 3~4월간 전시될 예정이다.



대지 1-100.jpg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