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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enza Mar 23. 2021

혼자 있는 시간

아티스트 헤진(hezin)


홀로 있음에 대한 낯섦은 두렴으로 다가오곤 한다.

그 두렴은 공허함을 기반으로 자기 내부를 외부의 것들로 채우기 시작한다.

외부의 것들이 자신을 정의하기 시작하면,

어느 순간 나 외의 다른 것들이 없으면 홀로 있기 힘들다.


혼자 있는 시간은 홀로 있기에 외롭고 고독하지만,

혼자 있기에 더욱 견고하게 있을 수 있다.


아티스트 헤진의 이야기 <혼자 있는 시간>은

따스하면서 고요한 시간이 담긴 공간이 주는 차분함과

고독이 주는 평안을 느끼게 한다.



-아트프로젝트 다락-






전시 소개




작은방 안에 앉아, 혼자 있는 시간의 의미를 생각하며 그림을 그렸다.
그 시간 속에서 발견한 조금 다른 행복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너무 작고 평범해서 잘 보이지 않지만, 가만히 멈추어 오래도록 바라보면 느낄 수 있는 것.
혼자인 순간에만 존재하는 그 고요와 평안에 대하여.




작가노트




행복이란 무엇이기에 이토록 지속되기 어려울까.


아름다운 것을 가지면 행복하겠지.


언제 사라질지 몰 라 불안하기도 하겠지.


가졌다고 생각했던 것이 사라지는 건 너무 슬픈데, 그게 무엇이든 결국 사라지지 않을까.


하지만 모든 것이 사라져도 내가 살아있는 한 ‘나’는 사라지지 않는다.


그러니 불변의 행복이란, 어쩌면 혼자 있는 시간 속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


불안과 슬픔이 먹구름처럼 밀려올 때마다 나는 아무도 없는 집,


그저 벽과 바닥으로 이루어진 작은방에 머무는 상상을 한다.


함께할 이도, 해야 할 일도 없이, 오롯이 나만 있는 곳.


그곳에서 홀로 만들어낸 행복 은 그 어떤 것보다도 안전하고 온전할 테니까.








고요한 시간 I, 18x26cm, 종이에 아크릴 과슈, 2019 copyright. hezin



할 일을 잠시 미뤄두고 멍하니 앉아 집 안의 한구석을 바라본다.
그저 바라보고 또 바라보다, 어느새 단잠을 잔 것처럼 개운하고 차분해진다.




고요한 시간 II, 18x18cm, 종이에 아크릴 과슈, 2019


하루가 저물어가는 어느 오후. 한숨 돌리려 소파에 앉으니 벽에 드리워진 햇살의 조각들이 보인다.
왠지 모르게 좋아 한참을 바라본다. 행복 참 별거 없다.



나 그대의 여름이 되어, 18x18cm, 종이에 아크릴 과슈, 2019





바람이 없는 곳, 26x34cm, 종이에 아크릴 과슈와 색연필, 2021




아미디 홈페이지
http://amidi.kr

아트프로젝트다락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darak_amidi/

아티스트 헤진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hezzzin/


아트프로젝트다락 유튜브채널

https://www.youtube.com/channel/UCIV3EbjQkUpxm9ZnOzoVoUQ/ab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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