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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enza Jul 16. 2021

빛 그림자

정혜성 개인전

*이번 전시를 통한 작가의 개인 수익은 백혈병 아동들의 수술비로 전액 기부합니다


기독교 성서에서는 신이 빛을 창조할 때, 칠흑같은 어둠에서 빛을 끌어내는 것처럼 묘사합니다. 마치 아무 것도 없다고 생각되는 물체에 생명을 불어넣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예술가처럼 말이죠. 이번 작가 정혜성의 <빛그림자>도 빛과 물체가 만날 때 발생하는 그림자의 다변성에 주목하여, 다시 없는 일상의 순간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다시 없을 순간들은 사람의 인생과 같습니다. 인생에 있어서 순간의 시간들은 매번 반복되고 당연한 듯 여겨지지만, 다시 돌아오지 않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본 전시를 통해 단순히 캔버스 위에 그려진 색감들의 향연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정혜성이 담아 놓은 찰나의 아름다움을 포착하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갤러리 아미디-




전시정보


전시 제목 : 빛그림자
전시 작가 : 정혜성
전시 기간 : 2021. 08. 09(월) - 08. 15(일)
전시 장소 :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신촌로 29길 26 갤러리 아미디 아현  

운영 시간 : 
월 12:00 ~ 18:00
화-토 12:00 ~ 19:00
일 13:00 ~ 18:00


전시 노트


겨울, 캔버스에 아크릴 ,원형캔버스 40cm,2021


예술 작품에 고정된 설명, 언어는 없다. 어떤 소리도, 말-소리도 없는 예술에는 부유하는 말들이 떠다닌다. 말 없는 침묵이 오히려 더 많은 이야기들을 함축할 때가 있다. 조용한 정열, 무성영화 속 대화, 제목 없는 조각품, 파장 없이 숨어있는 언어들을 작가는 붓으로 남겼다.


만약 침묵만 존재하는 세상이 있다면 그 속에서 법률을 깨고 말을 반드시 해야 하는 때가 온다면, 종국에는 여과된 몇 마디의 말들만이 단일한 파장과 빛을 내뿜으며 남아 있을것이다.


정면이 아니라 뒤에서 빛나는 것들은 작가의 캔버스 위에서 빛그림자로 머무른다. 빛은 빛을 관통하고 물리적으로 물체가 없는 전제에서 그림자란 허상에 불과하다. 그러나 빛은 물체와 마주할 때 그림자로서 흔적을 남긴다. 그림자는 매번 바뀌고 빛은 자신의 그림자를 소유할 수 없다. 이렇듯 일상 속 순간마다 변주하는 빛 그림자를 고정시킨 나의 작품들은 설명을 생략한 채 예술로 고정되었다. 어떤 날의 편린, 잔상들이 저마다의 빛깔, 색, 말, 말-소리로 변주되어 고유한 색면 위로 떠올라 부유하며 흐름을 만든다.




작가의 말


인간 감정의 면면을 예술로 나타내기를 희망했다. 수많은 사연들이 넘실거리는 이 세상에서… 각양각색의 온상들에서 느껴지는 편린을 캔버스에 온전히 표현하기란 과연 가능한 영역일까?.. 솔직히 모르겠다. 


사진과 같이 완벽하며 정확한 그림은 내 영역이 아니다. 나는 가장 평범한 하루의 특별함을 사랑하며, 일상의 조각들의 여파를 캔버스에 담았다. 이를테면 오래된 친구, 오늘의 일기, 인상적인 영화 속 몇 장의 스틸컷, 전시회 후의 편린과 잔상, 책을 읽으며 느껴지는 감정들 후의 여운을 남겼다. 내 그림은 정서의 파도를 휘저으며 물결 위로 넘실거린다.

愛, 캔버스에 아크릴과 혼합재료, 타원형캔버스, 30x40cm, 2021


목적 없이 붓질을 시작했다. 오로지 경험과 직관에 의존하여 물감을 선택하고 섞이며 어느 시점부터는 물감의 비율이 매번 일정해지는 것을 손끝으로 느꼈다. 멈추고 또 멈추었다. 


어떤 날은 그림을 완성한 후에 한참을 들여다보았다. 어느 화가의 초상화가 떠올랐다. 사색하고 멈추고 붓질을 하고 다시 바라보고 한참 멍 때리는 날이 많다. 드라이브를 하며 음악을 듣다가 다시 캔버스 앞에 앉는다. 그렇게 그림을 그린다.











전시 문의 : https://linktr.ee/galleryami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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