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가리고 아웅 : 립반윙클의 신부

담을 것은 많고, 그릇은 작다.

by Wenza

소셜 네트워크, SNS는 이제 전 세계 어디에 있든지 무엇을 하든지 실시간으로 중계할 수 있고, 공유할 수 있다. 과거 언론이 수정 및 첨가한 가공된 내용이 아닌 실제 그 상황이 주는 분위기와 메시지를 공유한다. 물론, 언제나 우리의 상상력을 넘어서는 프로파간다가 존재한다. 영화 포스터만 봐도 서정적이다. 감독은 영화 《러브레터》의 이와지 슌지, 필연적인 로맨스 느낌이다. 하지만 영화가 끝이 나면, 결코 평범한 로맨스 영화가 아님을 누구나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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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미(쿠로키 하루)는 SNS 플레닛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다 털어놓는, 어쩌면 플레닛이 전부인 사람이다. 그녀가 결혼하게 되는 남자도 SNS를 통해 만난 사람이었다. 서로 만난 적 없는 둘은 한 우체통 앞에서 만나게 된다. 그렇게 둘의 관계는 깊어지고 결혼까지 이어지게 된다. 우리들이 자주 말하듯, 결혼은 개인과 개인의 만남이 아니다. 가족과 가족의 만남이고, 냉정하게 말하면 자본과 자본과의 만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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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진심이 너무 또렷이 보이게 되면... 사람들은 너무 고맙고, 다들 깨져버릴 거야. 그래서 다들 돈을 지불하며 그런 걸 안 보려 하는 거야. 말하자면 친절하다는 거야."


나나미는 너무나도 쉽게 남자를 만나게 되는 상황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 SNS를 통해 다양한 만남 주선 어플 홍보가 대중화되고 있다. 어플 상에서 점수에 따라 사람을 규정짓고, 자판기에서 고르듯이 고르게 된다. 물론, 상대가 마음에 들 경우에만 만남이 성사되겠다. 나나미 또한 이런 고민을 한다. 이게 잘하고 있는 건가? 하지만 옳고 그름은 사실 그녀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명분, 볼품이 더 중요했기에. 거짓된 자신의 솔직한 모습은 숨겨야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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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부름센터를 하는, 럼버렐의 친구 아무로(아야노 고)는 이 영화 내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하고 있다. 영화 내내 그의 모든 행동은 자본에 바탕이 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영화의 전체적인 기둥을 맡고 있는 아무로는 우리가 흔히 나누는 착한/나쁜 이라는 기준으로 나눌 수 없다. 그는 필요에 의해 움직이며, 필요의 시발점은 돈이다. 그의 모든 호응은 맡겨진 책임에 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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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내내 일본 사회 속의 편견과 사회적인 문제들을 은근하게 그려낸다. 어느 순간 사람들은 가슴속의 공허함을 채우기 위해 다양한 방법들을 강구해왔다. 하지만 이상과 현실이라는 경계는 가볍지 않고, 결국엔 이상을 현실적 방법으로 채운다. 우리는 잘 알듯이 무엇을 구하거나 기도하는 것 그 자체는 나의 부재를 반증한다.


무한한 공허함의 울타리 속에서 수없이 많은 불안함들이 반복되는 이 세상을 이와이 슌지는 이야기 속에 잘 스며들게 했다. 2시간의 러닝타임은 짧지 않은 시간이지만, 1시간이나 쳐냈다고 한다. 언제나 담고 싶은 건은 많고, 그릇을 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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